해외학외 초청 쇄도...언론 '엠바고' 파기 말썽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 세계를 놀라게 한 황우석 교수의 후폭풍이 국내외에 거세다. 세계 저명인사가 된 황교수를 모시기 위한 러브콜이 세계 각지에서 쇄도하고 있고 정부도 황교수 지원에 팔을 걷었다. 그러나 국내 일부 언론의 조급증 탓에 황교수가 불이익을 받는 불상사도 생겼다.

◇황교수 구애 열풍=황교수는 “런던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돌아와 e메일을 열어보니 20일 하루에만 해외 학회로부터 20여건의 초청 메일이 들어왔다”면서 “모든 학회로부터 기조 발제자(Keynote Speaker)로 초청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받은 학회에 모두 참석하면 연구를 못 할 정도”라며 “연구에 도움될 수 있는 학회만 골라 참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교수는 또 “이제부터는 연구실에서 다음 연구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주요 문제가 상당수 해결된 만큼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상용화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 걷고 나선 정부=황교수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황교수팀 복제배아 줄기세포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국제공동연구그룹을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기세포 분화기술 연구는 황교수팀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그룹은 복제 양 ‘둘리’를 탄생시킨 영국 이언 월머트 박사와 하버드 의대 연구팀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연구그룹 안에 당뇨병, 척수마비, 루게릭병, 심근경색, 에이즈, 백혈병 등 난치병별로 전담팀을 둘 예정이다.

황교수팀을 지원하는 정부 예산도 지난해 65억원에서 올해는 2백65억원으로 늘었다. 정부 관계자는 “황교수가 연구상황에 따라 추가 연구비를 요청하면 적극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언론의 ‘조급증’=황교수는 “이번 논문을 싣기로 한 사이언스에서 국내 언론 2곳이 자신들이 정한 엠바고(보도시점 제한) 원칙을 지키지 않은 만큼 논문 게재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연락해왔다”고 밝혔다. 이들 언론은 사이언스지가 보도가능 시점으로 정한 20일 오전 3시보다 앞서 인터넷에 영문과 국문으로 기사를 실었다.

황교수는 “사이언스는 불이익 내용에 대해서는 조만간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고 전해왔다”면서 “과학자들이 연구성과를 전문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저명 과학저널에 논문을 싣는 게 필수적인 만큼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엠바고 파기는 고의가 아닌 실수로 어느 정도 양해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서 “그러나 국내 언론의 엠바고 파기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여서 사이언스측이 제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