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 고등학교 학생들 항의 시위...졸업식 따로 치뤄

미시간주의 호웰 고등학교가 샤리나 카밀라라는 한 졸업반 학생이 “신은 동성애자를 증오한다”는 낙서를 친구 세명과 함께 18캔의 스프레이 페인트로 뒤덮고 대신 LOVE라는 글자를 썼다는 이유로 정학은 물론 지난 11일 열린 졸업식에 조차 참가하지 못하도록 한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의 징계소식이 전해진 후 200여명의 학생들은 학교측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학부형들은 별도로 세학생의 졸업식을 준비하는 등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지지자가 늘어나자 학교측은 결국 풋볼경기장에서 별도의 졸업식을 치루도록 했다.

이들은 교사로부터 졸업장을 받고 졸업생 대표는 이들을 위해 다시 연설했으며 학교 사진 기사는 무료로 행사를 촬영해 줬다. 심지어는 지방교육위원회 교육감도 전화를 걸어 이들이 졸업모와 의상, 졸업앨범을 받았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인공 학생 "나는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 한 일을 했다"

이번 일의 주인공인 카밀라는 “나는 많은 것을 바꾸고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일을 했다”며 “나는 호웰에 아주 작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만한 무엇인가를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번 일의 발단은 어떻게 된 것일까.

지난 12일 밤 학교 극장에서 진행되는 ‘핀핀’의 홍보물에 누군가가 페인트로 반동성애자 글을 적었다는 사실을 들은 샤리나 카밀라는 곧장 세명의 친구들과 함께 성경에 자주나오는 ‘LOVE’라는 단어를 적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우선 학교앞 바위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 LOVE’ 라고 적은 그들은 학교 주차장과 보도에 다시 페인트칠을 시작했다. 그들은 이전에도 다른 사람들이 주차장에 페인트칠을 했지만 처벌받은 적이 없어 자신들의 행동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찰은 페인트 칠을 하고 있던 그들을 발견 학교당국에 통보했으며 네명의 학생들은 다음날 교장실에 불려가 자신들의 페인트칠에 대한 청소와 $1,329의 청소 장비 관련 비용을 지불할 것을 약속했다. 학교측은 이들에게 주차장의 낙서에 대해 기물파손죄로 10일간 정학처분 했으며 학교앞 바위에 적힌 낙서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다음날 200여명의 학생들은 카밀라와 마스코라, 데릭 웨버 및 다른 10학년 생의 정학처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지역 교육 위원회는 이들의 처벌수위를 고수했다.

교육감, 학생 처벌 불구 졸업행사 격려 메시지

척 브레니어 교육감은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메세지를 지운 학생들의 선행을 칭찬한다”며 “그러나 학교 경계를 넘어 학교 주차장에 페인트칠을 한 행동은 기물파손이다”며 학교측 결정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그러나 그는 “잘못된 행동을 처벌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교사를 비롯한 학교 고용인들이 이 학생들의 졸업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격려한다”고 발표했다.

미시간의 호웰시 지역은 오랫동안 동성애자에 대한 지지를 거부해왔던 곳으로 젊은층과의 문화적 충돌로 진통을 겪고 있는 곳이다. 2003년도에 호웰시 교육청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사항을 진전시켰으나 학생 그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에 동성애자를 지지한다는 의미의 무지개 깃발 설치를 강행한 적이 있다.

현재 미국 정치계에서 동성애자 결혼에 대한 반대의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인근의 고등학교에서는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로이시에서도 학무보들이 “동성애자들은 보통사람들이다”라고 쓰여져 있는 포스터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다섯명의 10대들이 군인, 부모, 교사, 우편배달부 등의 사진에 둘러 싸여 있는 사진이 실려 있는 이 포스터는 2002년 미시건주의 각 학교와 대학에 배포된 것이다.

학부모들은 도덕 및 종교적인 이유로 포스터 부착을 반대했으며 또한 포스터가 동성애를 잘못 알려 학생들이 HIV같은 성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어교사인 산드라 알터맨은 포스터가 그대로 부착될 것이라고 명확히 전했다. 알터맨은 사람들이 함부로 포스터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더 높은곳에 붙였다. 그는 "트로이에 있는 동성애자들은 조용히 지낸다"며 “그 포스터가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하라고 부추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시건 주 펀데일시에 있는 동성애자 지지단체인 어퍼메이션의 레슬리 톰슨 회장은 “젊은 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은 매우 고무되는 것”이라며 “상황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 김명곤-편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