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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기고
 
억척정신으로 '한살림운동' 시작한 무위당
[무위당 장일순평전 45회] 박정희가 정치적으로 추진한 새마을운동과는 격과 결이 달라


▲ 무위당 장일순 선생 기념관 생명농업을 주창한 무위당 선생 ⓒ 김수종

(서울=오마이뉴스) 김삼웅 기자 = 어떤 폭압이나 금제에도 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장일순의 억척 정신이다.

그 시대에 자신만이 해야할 합당한 사명을 찾고 실천하고자 한다. 그는 1983년 10월 29일 도농직거래 조직인 '한살림'을 창립하고 생명운동을 계속한다. 한살림이란 '하나, 전체ㆍ함께'라는 뜻인 '한', '살려낸다', '산다'라는 뜻인 '살림'을 합쳐 만든 뜻이다. 모든 생명을 함께 살려내고, 생명이 가치관ㆍ세계관으로 온 생명이 한집 살림을 살 듯 더불어 살자는 의미다. (이용표)

1985년 6월 24일 장일순과 조합원 36명이 낸 출자금 36만 원으로 전국 최초의 한살림인 원주소비자협동조합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한살림운동을 전개하였다. 도농직거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유기농으로 우리 땅을 살리자는 운동이었다.

여러 차례의 정변과 권력자 교체에도 도시 영세민과 농어민들의 삶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권력자들의 화려한 공약과 언변은 수사에 그치거나 속임수일 뿐이었다.

장일순은 구체적 실천방안을 찾았다. 그것이 '생명'이라는 시대정신과 '협동'이라는 전통적이고 구체적인 가치의 결합인 한살림운동이었다. 이웃과 사회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활철학이었기에 '쓸모 있는' 일을 다시 구상한 것이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꾸지람 중에 '상하소반(上下所反)',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장일순은 쓸모 있는 사람, 쓸모 있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살아왔다. 한살림운동도 이런 생각의 연장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장일순은 강의ㆍ대담ㆍ연설을 많이 한 편이지만, 직접 글을 쓴 것은 별로 없다. 몇 권의 책이 나왔으나 모두 강연ㆍ대담의 모음집이다. 예외가 있었다. 한살림운동을 시작하면서 「공동체적 삶에 대하여」는 직접 쓴 글이다. 한살림운동의 철학적 의미가 담긴다.

옛 말씀에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이요, 만물여아일체(萬物與我一體)이니라고 한 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늘과 땅은 나와 한 뿌리요, 세상 만물은 나와 한 몸이나 다를 바 없다는 얘기입니다.

일체의 현상을 유기적 관계에서 보면,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은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 만민은 다 예수님 말씀대로 한 형제요, 온 우주 자연은 나의 몸과 한 몸이나 다를 바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적 삶은 이 바탕 위에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인간이 사물에 대해서 선악과 애증을 갖게 되면, 취사선택이 있게 마련이고, 좋은 것을 선택하는 선호(選好)의 관념은 이(利)를 찾게 되고, 이것은 자연히 현실에서 이웃과 경쟁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많은 이들은 선의의 경쟁을 말하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 악의의 경쟁도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은 인간이 자기 분열을 한없이 전개함으로써 자멸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영성적인 절대만을 유일한 진리라고 생각하여 상대적인 현상을 무시하는 삶도 아니고, 상대적인 다양한 현실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삶도 아닌 바탕에 공동체적 삶은 있는 것입니다.

아낌없이 나누기 위하여 부지런히 일하고 겸손하며 사양하며 검소한 삶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또한 인간과 자연과의 사이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삶에는 꾸밈이 없을 것입니다.
(주석 1)

장일순은 뒷날 한 인터뷰에서 한살림운동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한살림운동은 몇 십년 동안 생각해왔던 것이고, 또 하나는 70년대 소비자협동조합운동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또 반독재운동을 계속하다보니까 종전의 맑스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 가지고는 문제의 해결은 물론이고 악순환이 계속되겠더란 말입니다.

농약ㆍ비료를 마구 뿌리고 도시 산업화를 꾀하는 걸 보니 이 강토 전체가 황폐화되겠더라구요. 환경도 살고, 우리도 살자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되겠더군요. 6ㆍ3사태 이후에 원주에서 농촌운동을 하려고 한 박재일 씨와 매년부터 "기본적으로 살아가는데 공동체 내지는 농토를 살리고 먹거리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겠는가"하고 이야기 했어요.
(주석 2)

장일순이 생각한 한살림운동은 박정희가 5ㆍ16쿠데타 후 정치적으로 추진한 새마을운동 등 각종 관변운동과는 격과 결이 달랐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 관변운동으로 해친 농촌과 도시의 생태환경을 바로잡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무엇보다 초기에는 정신분야에 역점을 두었다.

사람과 자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울타리에서 공생하자는 것이다. 공(共)자만 들어가도 '공산주의'를 떠올리는 저급성이 아니라, 공생ㆍ공존ㆍ공공ㆍ공경ㆍ공론ㆍ공영ㆍ공양ㆍ공용ㆍ공화의 정신으로 더불어 함께 살자는 정신이고 실천운동이다.

그래서 공생하자는 것인데 이제 시대는 공생의 시대에요. 자연과도 공생해야 되지만 제대로 사는 것을 모르는 사람하고도 공생해야 된다 이거예요. 그런데 그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가서 만나고 안아주고 그렇게 하고 그 사람네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렇게 하는 속에서 연대가 되는 거다 이 말이에요.

다시 얘기하면 우리끼리만 맛있는 것 먹고 우리끼리만 몸에 해롭지 않은 거 먹고 뭐 이런 식으로만 운동이 된다고 할 것 같으면 언제 우리의 이 일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어요?
(주석 3)

장일순이 한살림운동을 시작할 때는 사업가 아닌 철학자 또는 구도자의 모습이었다. 낮은 데를 찾고 민초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의 오래된 생활패턴이지만, 이즈음에는 더욱 그러하고, 자신 뿐만 아니라 회원들에게도 그리하도록 당부하였다. '무위당만인회' 고문 김영주 씨의 증언.

장일순 선생의 생명사상을 나름 키워드로 정리해보면 "기어라, 모셔라, 함께하라"로 요약해볼 수 있다. '기어라'는 물이 개문류하(開門流下) 하듯 아래로 아래도 흘러 밑으로 기어 민중과 함께하라는 것이다.

해월 선생이 37년을 보따리 하나로 전국을 돌며 민중 속으로 기어서 스며드셨듯이 늘 머리 숙여 겸손하라고 당부하셨다. 변방에 있는 민중 속에서 지역운동, 협동운동을 지속적으로 잘 유지하려면 주도하는 사람들이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강조하셨다.

또한 '모셔라'는 생명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장일순 선생은 늘 말씀하시며 해월 선생의 모심의 사상을 잊지 않기를 당부하셨다. 해월의 경인, 경천, 경물(敬人, 敬天, 敬物) 사상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이 온 우주의 선물인 것을 깨달아 잘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나락도 연약한 한포기 잡초도 모두 우주의 조화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모두 잘 모셔야 한다는 것이고, 이런 때 나와 자연이 하나이어서 우리의 환경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은 말년에 자호를 "일속자(一粟子), 일초(一艸 하나의 풀)"로 고쳐 쓰셨고, 이렇게 밑으로 기고, 모시는 마음으로 서로 잘 연대하여 함께 잘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평생 삶으로 실천하신 분이시다. (주석 4)

주석
1>가톨릭 농민회 회보『공동체』, 1983년 4월호.
2> 장일순,『나락 한 알 속의 우주』, 123쪽.
3> 앞의 책, 75쪽.
4> 김영주,「지학순 주교와 무위당 장일순의 사회개혁운동」, '무위당사람들', 제공.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5월 08일, 금 2:4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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