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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김종인 "대북전단 금지, 북한에 저자세"... 민주당 "박근혜 때도 중단"
통합당 일제히 공세... 김태년 "정쟁 소재 아니야" 일축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오마이뉴스) 이경태-곽우신-김성욱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북한 요청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여당에 각을 세웠고 같은 당 의원들도 일제히 '대북전단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전단 살포를 중지시킨 바 있다"고 맞받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여정 담화 관련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왜 우리 정부가 떳떳하지 못하게 북한에 대해서 아무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문 직후 정부·여당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에게 뭐라고 얘기하는 것에 마치 순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엄청난 자존심을 건드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을) 압도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고 국방 능력도 북한보다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북한이 동족이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교류하고 화해하는 것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방적으로 북한의 요청에 끌려 다니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핵과 화학무기가 두려워서 북한에게 저자세를 보이는 건지, 그렇지 않으면 어떤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정부는 대북관계에서 분명한 태도로 국민들 자존심에 상처 나지 않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해진 "북한이 원하는 걸, 우리 정부가 정책으로 만들어"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난 몇년 동안 남북관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한 것만큼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당당할 땐 좀 당당해야 하는데 북한에서 위협적인 말이 한 번 나오면 거기에 순응하는 모습을 자꾸 보여주기 때문에 북한이 지속적으로 남한을 향해 절제 없는 발언을 하지 않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관련해선 "정부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서 북한에 (대북전단)풍선을 띄우는 건 안 된다고 조치를 취하는 것까진 좋은데 북한이 (대북전단살포를) 공격했다고 즉시 거기에 답하는 건 제가 보기에 현명치 못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추진을 '북한 눈치보기'로 보는 통합당 인사는 김 위원장만이 아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그나마 민간 차원에서라도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중단시키려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우리의 굴종과 예속, 노예화 상태로 가는 조짐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이 원하는 걸 우리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국회를 통해서 법을 만들고, 예산을 실어서 집행하고, 그럼 우리 사회가 북한 정권의 간접 통치, 대리 통치를 당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란 주장도 펼쳤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지난 5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김여정이 화내는 것 보면 삐라(대북전단)는 백해무익하지 않고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추진) 발상은 1970~1980년대 삐라 뿌리던 대학생들을 두고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탄압하던 군사독재시절 논리와 같다"고 비판한 바있다.

김태년 "박근혜도 중단시켰던 대북전단 살포... 통합당 그때와 다른 소리"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 ⓒ 남소연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전반기) 원구성이 완료되면 대북전단살포금지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가 전단살포 금지 건의문을 통일부 장관에 제출한 바 있다. 한반도 평화에 백해무익한 대북전단 살포는 금지돼야 한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북미·남북관계 교착 상태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몇 가지 사태가 전개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련 허위정보와 가짜뉴스가 국내외 광범위하게 유포됐는데 북한이 체질적으로 민감한 '김정은 유고설'과 연관된다"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북 모두 코로나19로 어려운데 이럴수록 역지사지 자세로 상대를 존중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어렵게 쌓은 신뢰를 허물고 긴장을 고조하는 감정적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북전단살포 문제는 정쟁의 소재가 아니다. 통합당도 박근혜 정부 시절 직접 겪은 문제"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3월 무력충돌 우려 등으로 전단 살포를 중지시킨 바 있다. 통합당은 야당이 됐다고 그때와 다른 소리를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김홍걸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이미 박근혜 정권 때 통일부 장관이 '대북전단이 대북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했다"면서 통합당을 비판했다.

그는 또 "(대북전단살포금지는) 9.19 군사합의 때도 우리가 약속했던 사안"이라며 "대북전단살포를 명분으로 후원금을 걷는 단체들도 있어서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한다는 명분) 그런 순수성도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6월 13일, 토 10:4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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