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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이낙연 정치 언어의 특징 두 가지
[서평] 이제이 작가의 '어록으로 본 이낙연'

(서울=오마이뉴스) 김철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낙연, 진정 그는 어떤 사람일까. 총리 시절 지근거리에서 일했던 연설비서관이 쓴 책을 통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지난 8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정기대의원대회 당대표선거 3명의 후보 중 최고의 득표율 60.77%로 당 대표에 당선된 이낙연. 그는 지난 1월 14일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최장수(958일) 총리로 기록됐다.

그뿐 아니다. 지난 2014년 지자체선거에서 전국 최고의 득표율(77.96%)로 전남도지사에 당선됐다. 특히 한국 역사상 최초의 정계 5선 대변인을 역임했고, 현재 5선 의원이다.


▲ 이제이 작가의 <어록으로본 이낙연> 표지 ⓒ 김철관

이낙연을 옆에서 보좌하고 관찰한 한 보좌관의 탐구기록서가 눈길을 끈다. 총리 시절 연설비서관으로 활동했던 이제이 작가가 펴낸 <어록으로 본 이낙연>(삼인출판)이다. 현재 4쇄에 들어갔다.

이낙연의 언어, 이낙연의 인생

책은 제목 그대로 '어록으로 본 이낙연'의 정치 언어의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낙연의 정치 언어의 특징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구어체' 언어와 '품격' 언어이다.

"거칠게 표현하는 게 꼭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방식은 제가 오랫동안 그려왔던 '정치언어'의 한 부분입니다."

이낙연은 우리말을 제대로 쓰기위해 오래 전부터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코드, 로드맵, 워크숍 등 흔히 쓰이는 영어도 쓰지 않고, 우리 말 발음도 정확히 해 왔다. 전남 영광이 고향이고 부인도 전주 출신인데도 사투리 억양의 흔적이 없다. 연애하던 시절 부인 김숙희 여사가 그에게 물었다.

"제가 신기해서 어떻게 사투리를 전혀 안 쓰냐고 물었더니 '책을 많이 읽어서 그렇다'고 해요. 자신이 쓰는 말은 서울말이 아니라 표준어라면서 책에서 본 대로 표준어를 쓰고 있다고 하는 겁니다. 결혼해서 살아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고요. 책을 많이 읽고, 책에 쓰는 표준어로 말한다는 말이 정말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이낙연은 책벌레였다. 가능하면 단숨에 읽으려 노력하는 '폭독' 스타일이다. 총리시절 주말이나, 명절연휴, 국가기념일 등 휴일에 밀린 독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낙연 부부는 1980년 8월에 결혼을 해, 올해로 결혼 40주년을 맞았다.

"아내는 매사 긍정적입니다. 살다보면 걱정거리도 있고 견디기 힘든 시기도 있는데 그때마다 이 사람이 위로를 해 준답시고 옆에서 몇 마디를 하면 정말 신기하게도 버티게 돼요." - 이낙연

"남편은 걱정을 앞당겨서 하는 사람입니다. 그만큼 세심하고 안정적이죠. 둘이 성격이 정말 달라요. 우리부부는 그렇게 달라서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 부인 김숙희

이낙연 당대표는 서울대 법대, 김숙희 여사는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했다. 법대와 미대의 차이였을까. 결혼 3년차까지 사소한 말다툼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부부싸움 한번 없이 지내왔다고.

이낙연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 '직진'

지난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맞붙었던 16대 대선에서 이낙연 대변인의 논평 중 국민들의 마음속에 가장 깊게 자리한 어록이 있다.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 길로 가라. 큰길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보라."

당시 지지율이 떨어진 노무현 대선 후보 교체를 요구하면서 잇따라 탈당하는 소속의원들을 겨냥한 말이었다.

대변인을 하면서 줄곧 '저급한 말, 저주의 말을 입에 올리지 않겠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말수를 줄이며, 절제와 품격을 잃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당시 노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이 7명이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돌아가면서 취임사를 쓰게 했다. 하지만 다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마지막에 결국 이낙연 의원이 펜을 들었는데, 바로 한 자도 안 고치고 오케이를 했다." - 본문 중에서 '강원국 참여정부 연설비서관'의 발언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이낙연을 신뢰했다. 청와대로 들어가자고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몇 차례 사람을 보내 열린우리당 합류를 권했다. 신당행을 만류하는 모친의 뜻과 소신에서 꼬마 민주당을 지켰다. 새천년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주도한 탄핵에 동조했다. 노 대통령이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라는 발언을 두고 공무원 중립 의무 위반이라며 탄핵 절차에 들어갔다. 재적의원 271명 중 195명의 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93명 반대 2명이 나왔다. 반대한 두 명의 의원은 자민련의 김종호 의원과 이낙연 의원이었다." - 분문 중에서

그는 분당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지만, 분당 직후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다, 신당 가지마라 잉!" 하고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어머니를 뵙고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를 여쭈었다. "사람이 그러면 못 쓴다"였다.

국민만 보고 가는 현장형 정치인

전남지사 시절 대표적인 복지정책 중 하나가 '100원 택시'이다. 100원 택시는 오지에 사는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그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을 받고 택시를 운행한 뒤, 차액을 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교통사고, 산재사고, 자살 등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총리시절 안전에 철두철미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임을 앞두고 향한 곳이 삼척, 고성, 포항 등 큰 재난이 닥쳤던 지역이었다. 그래서인지 '안전 총리'라는 별칭도 얻었다.

문 대통령은 총리를 그만 둔 날, 재난 재해 대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제가 1월 14일 총리를 그만 둔 날, 대통령 내외가 저와 정세균 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막걸리를 주셨습니다. 그때 대통령이 이 총리님은 글을 잘 쓰시니 책 한 권 쓰시죠. 재난 재해 대처 경험을 써 주십시오, 그럼 훗날 정부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본문 중에서

여기에서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민들이 불안에 하고 있는 이때, 안전 총리라는 별칭대로 이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 전염병을 예방해 '안전 대표'라는 별칭이 붙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마신 건 사이다가 아닌 막걸리.' 총리 시절 공관 만찬 대부분이 노란 양재기에 따른 막걸리였다. 막걸리가 좋은 이유를 그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첫째, 막걸리는 배가 불러 안주를 많이 먹을 수가 없다. 그러니 건강에 좋다. 둘째, 어지간해서 막걸리로 원 샷을 외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천천히 나눠 마시며 마주 않은 사람과 도란도란 담소할 수 있어 정을 쌓기 좋다. 셋째, 주머니 사정이 좋다. 막걸리 값이 싼 까닭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배가 불러 웬만해서는 2차를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는 2차를 안 가니 술 마시고도 집에 일찍 들어간다. 심야 귀가를 하지 않으니 가족 관계 등 삶에 문제가 없고 다음 날에도 지장이 없다." - 본문 중에서

이낙연에게 맞는 사자성어 뭘까. 둔필승총(鈍筆勝聰)이다. '무딘 붓이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는 의미로 메모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명구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지 뒤 호주머니에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메모를 한다. 메모는 현장을 반영하고 생각을 전진시키기 때문이다.

그럼 이낙연의 건강 비결과 스트레스 해소법은 뭘까. 바로 '마신다. 잔다. 읽는다'로 요약할 수 있다. 막걸리를 마시고, 잠을 푹 자고, 시간 나는 대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어록으로 본 이낙연>의 저자 이제이 작가가 덧붙인 말이 눈길을 끈다.

"이낙연은 성인이 된 이후 소위 백수로 지낸 시절이 단 한 번도 없다. 기자로 21년, 국회의원 다섯 번, 도지사와 총리로 일해 왔다."

책을 쓴 이제이 작가는 20여년 간 방송작가로 시사·토론 프그로램을 만들었다. 이낙연 총리의 연설비서관으로 발탁돼 3년간의 호흡을 맞췄다. 21대 국회가 열린 뒤에는 국회로 자리를 옮겨 이낙연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 이낙연 총리 당시 이제이 연설비서관은 이낙연 총리가 그만 두기 직전, 집무실에서 만나 기념사진늘 촬영했다. ⓒ 김철관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9월 11일, 금 5: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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