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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떠나간 검사 김홍영이 법무부에게... '지금 대한민국은 정의로운가'
가해자 부장검사 고발사건 여전히 미루는 검찰...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요구 검토하는 이유


▲ 2017년 12월 고 김홍영 검사 아버지 김진태씨의 메모. 상사의 괴롭힘, 그리고 과도한 업무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던 고인은 2016년 5월 19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 이정환

(서울=오마이뉴스) 최정규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8월 검사 인사이동에 대한 글을 자신의 페북에 올렸다. 민생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 검사들의 고충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온 조직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새내기 검사 김홍영을 언급했다.

"새내기 검사 김홍영이 희망과 의욕을 포기한 채 좌절과 절망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떠난 것을 그저 개인의 불운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온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이 언급한 새내기 검사 김홍영은 누구인가? 2015년 4월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한민국 검사로 임용된 김홍영은 첫 부임지였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근무하던 중 2016년 5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부임 후 단 하루도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등 형사부 검사로서 과로에 시달렸기에 그의 극단적 선택을 그저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의 극단적 선택을 그저 민생사건 처리의 고충으로 치부해서도 안 될 것이다.

새내기 검사 김홍영은 부장검사로부터 상습적인 폭언,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새내기 검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한 달 전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음에도 김홍영을 그 지옥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김홍영 검사가 희망과 의욕을 포기한 이유를 단순히 민생사건 처리의 고충만으로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

새내기 검사 김홍영 가해자들의 현재 상황은?

2016년 대검찰청의 감찰을 통해 밝혀진 것만 해도 17건의 비위행위, 그러나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부장검사 해임, 검사장 경고를 권고했고, 이렇게 일단락되었다.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차장검사는 이후 승진에 승진을 거듭했고, 17건의 비위행위 중 김홍영 검사에 대한 폭행, 강요 등 명백한 범죄가 확인된 부장검사 또한 해임처분을 받았을 뿐 형사처벌은 면했다.

그렇게 잊힌 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대한변호사협회가 부장검사를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해임처분 후 3년이 지나자 부장검사는 변호사등록을 신청하였고, 변호사법상 그 등록을 거부할 명분이 없었던 대한변호사협회는 부장검사를 고발했다. 처벌 결과에 따라 변호사등록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제출된 고발장에 대해 올해 3월 고발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고 피고발인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 및 기소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부장검사는 변호사로 등록하여 떳떳하게 활동하고 있다. 형사처벌이 명백한 사안임에도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를 진행시키지 않은 건 이번만이 아니다. 10년 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한 명예훼손사건,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2010년 3월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단 팀장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린 바로 전날 10만 원권 수표가 입금된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그거 때문에 뛰어내린 겁니다"고 발언하였고, 노무현재단은 그해 8월 경찰청장 내정자였던 그를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를 진행시키지 않자 4개월이 지난 12월 20일 그 당시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고발당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8개월 실형을 살았다.

검사 김홍영에 대한 국가와 법무부장관의 태도


▲ 2016년 7월 27일, 정병하 당시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서울남부지검 고 김홍영 검사 사건 감찰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년 후 바로 그 1인 시위자가 대통령이 되어 이끄는 검찰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하는 우리의 마음은 무겁다. 전직 부장검사에 대한 수사를 미루고 있는 검찰의 이런 태도에 대해 일침을 놓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일 것이다.

사상 초유의 검사들 육탄전까지 일으켰던 검언유착사건에서 15년 만에 발동되었던 수사지휘권은 사상 초유 검사의 극단적 선택의 가해자인 부장검사 고발사건에서는 아직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유족분들은 답답한 마음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 하나의 아쉬운 대목은, 새내기 검사 김홍영의 유족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부임 직후인 올해 1월 8일 제출한 답변서 내용이다. 피고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명의의 답변서에 아래와 같이 기재하였다.

"망인은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선 노력 대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이러한 점은 국가의 책임을 제한한다고 할 것이므로 배상 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참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내기 검사 김홍영은 추미애법무부 장관에게 묻는다

김홍영 검사를 그 지옥에서 구출해내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한 국가가 자신의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법원의 명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감찰기록을 꼭꼭 숨기고 '피해자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얼마나 치졸한가?

법무부장관이 자신의 검찰 인사를 설명하는 페북 글에서 '새내기 검사 김홍영'은 자신이 개선해야 할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의 희생양처럼 표현한 반면, 국가의 법률상 대표자로 제출한 국가배상소송의 답변서에서 '새내기 검사 김홍영'은 정신적 고통 극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극단적 선택을 한 나약한 인간 취급한 것은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새내기검사 김홍영은 지금도 공익의 대변자, 대한민국 검사로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묻는다. "내가 없는 지금 대한민국은 정의롭습니까?"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9월 19일, 토 2:2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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