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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농사는 풀과의 전쟁? 성가신 잡초, 제대로 활용하면
[서평] '무비료 텃밭농사 교과서'

(서울=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 7년째 텃밭을 일구고 있다. 가장 힘든 것은 풀 뽑기다. 특히 한여름 비가 그친 후에는 순식간에 많은 풀이 싹 터 자라는데, 뽑아내기를 미룬 그만큼 보다 몇 배 힘들게 뽑아내야 하니 무거운 숙제만 같다. 여하간 한여름 더위 속에 풀을 뽑다 보면 '농사=풀과의 전쟁'이란 생각이 되풀이 들곤 한다. 이런 풀을 다시 바라보게 한 책이 있다. <무비료 텃밭농사 교과서>(보누스 펴냄)이다.

묵혀뒀던 땅의 놀라운 변화


▲ <무비료 텃밭농사 교과서> 책표지와 61쪽 "바람 다루기" 일부분. 이웃 텃밭지기들을 보면 대개 특별한 이유나 생각없이 고랑을 만드는 것 같다. 그런데 농사를 지어보면 같은 작물을 같은 조건에서 심을 경우 유독 잘되는 곳이 있다. 흙이나 바람, 햇볕, 비 등 자연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물이 필요하다거나 보다 많은 햇빛이 필요하다거나 등 작물 저마다 생장에 필요한 조건이 다르다. 그걸 알고 고랑을 만들거나 작물을 심으면 훨씬 좋다.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 보누스

별꽃이나 살갈퀴, 쇠뜨기 같은 풀은 토양을 약산성으로 만든다. 토양의 산도가 지나치게 높을 때 이러한 풀을 심으면 흙 상태가 좋아져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 잡초라고 해서 조건 없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특히 살갈퀴 같은 콩과 식물은 당을 배출해 개미를 유인하는 습성이 있고, 그렇게 유인한 개미는 진딧물을 끌어들인다. 그래서 재배 작물 주변에 살갈퀴를 심으면 살갈퀴가 진딧물을 대신 떠맡아 작물 피해를 줄여준다. 또한 질소를 토양에 고정해주는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 관계에 있으므로 굳이 제거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키가 작아 광합성을 방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외선으로부터 흙을 보호해준다. 그런 의미에서는 광대나물 같은 것도 다른 잡초의 생육을 억제해주므로 적당히 남겨두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잡초가 흙을 덮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자외선으로부터 흙을 보호하고, 흙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으며, 벌레들이 숨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주고, 서리처럼 차가운 공기나 수분으로부터 흙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시들어 흙으로 돌아가면 토양을 약알칼리성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땅을 뒤덮는 쇠비름 같은 풀을 밭에 남겨두면 토양을 보호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125~126쪽, '풀을 보라 3'에서.

남편도 나도 일을 한다. 그래서 휴일에나 텃밭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우리에게는 좀 넓은 면적의 텃밭이다. 그런데도 처음 몇 년은 마냥 신기해 뭐든 심곤 했다. 그렇다 보니 휴일을 제대로 쉬지 못할 때가 많았다. 특히 풀 제거하는 것으로 많은 시간을 들였고 그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밭 한쪽을 묵히고(아무것도 심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 있다.

지난해 봄, 흥미로운 일을 경험했다. 몇 년째 묵힌 곳 일부에 방풍을 옮겨 심자 싶었다. 사실 가장 척박한 곳을 묵혔었다. 어림짐작, 3년 넘게 온갖 풀이 무성하게 자랐으니 풀 때문에 더욱 척박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다 많은 퇴비를 넣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과 달리 퇴비를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토양이 바뀌어 있었다. 게다가 지렁이들도 많이 보였다.

'풀의 뿌리나 줄기에도 저마다의 영양이 많다. 작물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 곳에 자라는 풀이라면 뽑아내는 대신 베어내는 방법으로 관리, 겨울을 지나며 죽은 풀과 흙을 섞어주면 좋은 거름이 된다.'

당연히 퇴비를 넣지 않았다. 그곳에 심은 방풍도 잘 자라고 있다. 그래서 '크게 자란 풀들이 거름이 되었나 보다' 지레짐작했다. 그래도 궁금해 관련 책들을 뒤지다 이와 같은 내용을 접했다. 맞겠다 싶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작물 사이 풀만 뽑고 밭 가의 풀 등, 어지간한 풀들은 베어내는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엔 썩혀 퇴비로 쓸 요량으로 뽑은 풀을 밭 한구석에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뽑은 풀로 고랑 사이나, 아무것도 심지 않은 곳에 덮어 풀이 자라는 것도 막고 자연스럽게 썩게 하는 등 예전과 다른 방법으로 관리했다. 덕분일까. 올해는 퇴비를 넣지 않고 심었고 그리 섭섭하지 않게 수확했다.


▲ 올해 첫 수확한 옥수수는 24개. 두번째엔 46개 수확했다. 지난해 풀을 잘 활용한 덕분일까. 올해는 거름이 충분해 보여 거름을 넣지 않고 재배, 옥수수처럼 열매 맺는 경우 웃거름을 약간 주는 방법으로 텃밭을 일구어 봤다. ⓒ 김현자

여하간 다른 방법으로, 이처럼 풀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는 많이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되는 것은 풀이다. 오죽했으면 풀 때문에 텃밭을 그만둘까? 여러 차례 고민할 정도다. 풀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정말 골치 아픈 존재다. 그러니 제초제를 뿌릴 수밖에 없는 농부들의 사정이 몇 번이고 이해된다. 텃밭을 일궈보니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책에 의하면 우리가 흔히 잡초라며 뽑아 버리고 마는 풀들의 줄기와 뿌리에는 특정의 영양소들이 많다. 그 성분들은 자체만으로도 흙이나 작물에 좋을뿐더러, 농사에 꼬일 수밖에 없는 벌레나 땅속 미생물들이 살아가는 데 좋은 먹이가 되는 등 흙을 비옥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도 그래서 몇 년 버려둔 밭이 달라져 있었던 것 아닐까.

또한, 흙 속 잔류 농약을 제거하거나(명아줏과), 특정 살충 성분(이소티오시안산 알릴)을 방출해 벌레들의 증식을 막거나(냉이, 황새냉이), 꿀벌이나 나비를 유인해 작물들의 수정을 돕게 하는(아욱과) 등 농사에 도움 되는 풀들도 많다. 벌레도 마찬가지. 꽃의 수정을 돕는 나비나 벌, 흙을 비옥하게 하는 지렁이처럼 흙과 작물에 도움 되는 벌레나 곤충들도 많다고 한다.

농사는 곧 자연을 알아가는 일

제목처럼 친환경 농사를 짓는 데 알아야 할 것들을 전반적으로 다룬 책이다. 저자는 '방송국 PD로 활동하던 중 화학적인 비료나 농약, 제초제가 농업과 환경과 사람에 끼치는 폐해를 알게 된 후 귀농. 무비료, 무농약, 무제초제, 자가 채종을 원칙으로 한 자연 재배 및 자연 농법의 친환경 농사에 종사'하는 농부이자, 자연생태계 및 친환경 농사 관련 여러 단체를 이끌고 있는 활동가이다.

식물은 어떤 원리로 성장하는가, 혹은 왜 병이 드는가, 흙은 어떤 것들도 되어 있으며 작물에 좋은 흙은 어떻게 만드는가, 풀과 벌레는 흙과 작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서로에게 도움 되는 작물로 일거양득의 농사짓기, 자연을 제대로 활용해 농사짓기 등, 친환경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7장으로 들려준다.

사실, 이 책의 주제인 친환경 농사법은 나처럼 작은 규모의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농사가 생계수단인 분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텃밭을 일궈보니 농사의 힘듦과 친환경 농사의 어려움이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그래서 이 책이 한편으론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농사를 짓는 모든 분께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농사 교과서다.

같은 날, 같은 고랑에 심었는데도 유독 잘 자라거나 열매가 풍성하게 맺는 것들이 있다. 그동안 모종 상태가 특히 좋기 때문이거나, 그 부분에 거름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 거라고만 짐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그 부분을 지나는 바람이나 햇빛 조건이 그 작물에 특히 적합해서 그랬던 것 아닐까? 책 덕분에 그동안 지레짐작하고 말던 것들의 이유도 알게 되었으며, 텃밭을 다시 보고 있다.

그것이 작물이든 풀이든 눈에 보이는 조건만으로는 자랄 수 없다. 수많은 것들이 도움을 주고받는다. 텃밭을 일구며 '농사=자연을 아는 일'임을 더욱 수시로 느끼곤 한다. 농사가 생업인 분들은 더욱 그러할 것 같다. 이 책은 농사와 직접 연관이 있는 것들인 흙, 풀, 물, 바람, 곤충 등의 본질과 농사를 직접적으로 연결해 들려준다. 두고두고 도움 될 그런 정보가 정말 많은 책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0년 10월 08일, 목 6:3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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