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훈련 과정 이수 없이 총기 휴대 가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3일 주정부의 별도 허가나 훈련 없이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은 의회 회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거의 모든 위원회의 승인을 마치는 등 입법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어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에서는 정당 노선을 따라 하원에서 76대 32, 그리고 상원에서 27대 13으로 통과됐다.

법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렇다면 플로리다의 총기 휴대에 어떤 변화가 따를까.

우선 새 법 체재아래서는 총기를 휴대하기 앞서 신원조회 외 어떠한 훈련도 받지 않는다. 현행 '비공개적 총기 휴대(concealed-carry)'법은 훈련을 요구한다. 만 21세 이상 신청자는 신원조회를 통과한 뒤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총기 기본훈련 과정을 이수한 다음 교관 앞에서 표적 사격 훈련을 해야 한다. 실제 실탄 사용은 2016년에 추가됐다.

법안 상정을 주도한 공화당 의원들은 사격 훈련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렸다. 민주당은 일정 훈련을 요구한 수정안을 발의했지만 상정에 실패했다. 일부 치안 요원들을 포함한 법안 지지자들은 현재의 훈련 과정이 어차피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에게 맡겨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

새 법은 지역 법 집행 기관이 자체 총기 훈련 프로그램 목적으로 150만 달러의 보조금을 할당했다.

총기 공개 휴대는 여전히 불법

플로리다에서 총기를 공개적으로 휴대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다.

지난 1월 폴 레너 하원의장이 법안을 처음 발표했을 때, 그는 공공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총기를 휴대하는 것(open carry)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총기 권리 단체들은 헌법적 권리를 지적하며 공개 휴대를 위한 강력한 로비를 펼쳤으나 무산됐다. 캐슬린 파시도모 상원의장은 쉐리프들이 공개 휴대에 반대하고 있으며 그들의 의견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법률에 따르면 비공개적 휴대 허가증에 대한 기존 기준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 즉, 시민권자와 21세 이상 주민이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 그러나 중범죄 혐의, 특정 경범죄, 가정 폭력 혐의나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사람은 제외된다. 총기 구매에 신원 조사를 요구하는 기존 주 및 연방법이 여전히 적용한다. 다만 총을 사기 위한 허가증이나 훈련 요건은 없다.

법안 반대자들은 개인 총기판매자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결국 신원 조사 없이 공공장소에서 총을 휴대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법안 지지자들은 법을 무시할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총기를 휴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법안이 시행된다고 해서 허가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허가증을 발급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훈련과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국의 많은 주들은 플로리다의 비공개 총기 휴대 면허증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주에서 면허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허가증 취득 비용은 신규 신청자의 경우 97달러, 경찰관의 경우 55달러이다.

현재 플로리다주에서 총기 휴대 면허증이 있는 사람은 260만 명 이상이다.

학교 안전법 개선 조항도 포함

한편 이번 주지사 서명 법안은 2018년 파크랜드 총격 사건 이후 시행된 학교 안전법을 개선하기 위한 조항을 포함했다. 법안은 학교 보호 프로그램을 사립학교로 확대하고, 학교 직원이 학교 내에서 비공개적으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법안은 또한 학교 안전사무실이 학생의 '위협적 행동 평가'에 대한 '표준 절차'를 만들 것을 의무화 했다. 표준 절차에는 정신건강 서비스가 포함되며, 위협적 행동 평가팀에는 학생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포함되어야 한다. 법안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총기 탐지견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