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동안 44명 사망..."반군 저항 갈수록 강해지고 정밀해져"

이라크 반군의 도로변 공격으로 경장갑차에 타고 작전 중이던 미군 해병 14명이 한꺼번에 폭사 당했다고 3일 <에이피>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공격에서는 한 명의 민간인 통역관도 사망했으며, 다른 한 명의 해병은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미군이 대량 사망자를 낸 것은 지난 1일 이슬람 무장 단체 안사르 알수나군에 의해 미 해병대 저격병 6명이 사망, 2002년 3월 이라크전 개전이후 미군 사망자수가 1800명을 넘긴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어서 미군 측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주 서부지역의 유프라테스 골짜기 인근 전투에서 23명의 미군 사망자까지 합하면 지난 7월 24일 이후 열흘 동안 총 44명의 미군이 사망한 셈이며, 이로써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수는 1821명에 이르게 되었다.

2일에는 이라크전 개전 이래 최초로 미국인 프리랜서 스티븐 빈센트가 바스라 지역에서 여러 발의 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이라크전에서는 사망한 종군 언론인은 총 4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병 장교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미군 해병부대가 해디싸 댐 부근의 이라크 반군 기지를 공격하기 위해 경 장갑차를 몰고 가다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 대량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는 주로 해안 공격을 위해 병력을 육지로 수송하기위해 사용되는 수륙 양용 경장갑차를 내륙의 작전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장갑차는 속도를 내거나 움직임이 민첩한 장점은 있으나 폭격을 당했을 경우 육지용 장갑차에 비해 견고하지 못해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군 수 줄었으나 공격은 더 강력하고 정밀해 지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이라크 현지 미군 지휘관들은 반군들의 폭격 횟수가 줄고 있는 반면 공격의 파워와 기교에 있어서는 더 강력하고 정밀해 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최근 미군은 시리아로부터 이라크에 잠입해 들어오는 외국인 반군들의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유프라테스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도시들에 대해 작전을 벌여왔으나, 반군들의 저항이 의외로 강해 대량 사상자가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니파 반군들의 세력이 강한 그 지역은 미군들이 점령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다시 반군들이 점령하는 등 여러 차례 일진일퇴를 거듭해 온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수나 웹사이트는 지난 1일 벌어진 미 해병대저격병들과의 전투장면을 게재하고 "우리의 무자헤딘 전사들은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미군 한명을 제외하고 생포한 미군들을 사살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미 국방성은 해병대원들 중 누구도 없어지거나 생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텍사스 그래이프바인에서 재계 인사들, 공공정책 전문가들, 의원들을 포함한 2천명의 청중들에게 연설 중이던 부시 대통령은 소식을 접하고 "미국이 전쟁 중에 있다는 것을 냉혹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반군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의 의지를 흔들기 위해 잔인한 전략을 구사하며 우리가 철수하기를 바랄 것이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 김명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