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경험한 이라크전: 전쟁의 직접적 여파 (2003년 4월~7월)

2003년 4월 10일 목요일

오후 3시, 뉴스는 이라크인들이 정부청사를 공격하고 정부물품과 부품들을 약탈하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과 그 가족들은 피신했으나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우리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5시, 나는 정부 물품들을 실은 차량이 빌딩 옆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6시, 뉴스는 이라크 정부가 미군이나 영국군 장군이 이끄는 정부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약탈, 강도, 절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공포도 계속되고 있다. 오, 신이시여, 우리는 왜 이러한 고통을 겪어야만 합니까? 이라크인들은 어떤 죄책감이나 생각없이 약탈행위를 하고 있다. 미군은 우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신이시여, 우리를 도우소서…

2003년 4월 11일 금요일

금요일에 이라크인들은 대개 기도드리기 위해 사원에 간다. 금요일 기도가 매우 신성하기 때문이다. 기도는 오전 7시에 시작되지만 이라크인들은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다. 깨어 있는 자들은 무엇인가를 훔치기 위한 자들뿐이다. 이라크인들이 겪고 있는 이 모든 파멸상태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12시, 빵가게는 문이 닫혀있고 우리는 미군들이 우리를 어떻게 할지 모른다. 그들이 우리를 고문할까? 우리는 모른다. 우리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믿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오후 2시, 아부 사이프가 와서 이라크인들이 병원에 침입해서 약탈행위를 하고 있으며… 모든 장소와 상점에서 약탈과 강도행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세 시, 미군들을 태운 세 대의 미군 탱크가 지나갔다.

병원이 약탈되고 있으나 항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세인트 라파엘 병원은 미군탱크가 보호하고 있나? 기독교 계열의 병원이라서 그러하나? 알위야 산부인과 병원은 어떠한가? 그 곳의 임산부들은 어떻게 하나?... 오 신이시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왜 이 모든 멸망을? 왜 이라크인들에게? 정부청사 건물들을 약탈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이제는 병원과 가정집마저도?

다섯 시 삼십 분, 미군 탱크 한 대를 더 보았다. 그 후 7시에도 한 대 더 보았다. 매 시간마다 미군 탱크가 지나가는 것을 본다. 나는 두렵다. 신이시여, 우리를 이 고통에서 구해주소서.

2003년 4월 12일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이다. 오전 9시에 일어났다. 10 5분에 내 친구가 와서 샤르키야 여자 중학교와 남자 중학교가 약탈당했다고 말했다. 어머니께서 ‘학교마저도 약탈당하는구나’라고 말씀하셨다. 신이시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요! 11시, 우리는 뉴스에 귀를 기울였으나 새로운 소식은 없었다. 그리고 정전이 되었다. 언제 전기가 다시 들어올까? 오후 4시, 우리는 비행기 굉음소리를 들었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여러 동작들을 보이자 누군가가 이것은 미 공군의 에어쇼라고 했다.

5시 반, 미군 탱크 한 대가 빌딩 앞에 멈춰섰다. 사람들이 미군에게 인사하기 위해 내려갔다. 탱크 한 대에 열 다섯 명의 군인이 있었다. 두아와 히바가 그들에게 다가가자 미군들이 초콜렛을 주었다. 미군들은 오래 된 몇몇 차고에서 57대의 이라크 탱크가 저항중인 것을 알고 그 장소들을 포위했다. 히바는 한 미군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고 했으나 그 미군은 히바에게 “가라! 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바는 영어를 몰랐다. 그 미군은 히바의 안전을 위해 우리 빌딩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들은 친절하지만 위험한 인물인 부시에 의해 잘못 이끌리고 있다.

2003년 4월 14일 월요일

오전 9시, 우리는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소리를 들었다. 비행기들은 열 한시까지 계속해서 날아갔다. 나는 “왜 비행기들이 날아다니지?”하고 계속 물었다. 열 한 시 오 분, 빌딩 아래로 내려가 물을 채웠다. 그리고 오후 1시 55분에 쌍둥이들이 집에 와서 미군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미군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어린이들의 손바닥에 써 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히바의 손에도 미군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히바와 두아는 매우 즐거워했다. 그들은 미군들이 매우 친절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말 그들은 좋은 사람들일까? 누가 알겠는가? 오직 신만이 아실 뿐이다. 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신다면 그들은 영원히 좋은 사람들이 될 것이다.

3시에 우리는 경찰, 방위군, 군인, 공화국 경비대들은 모두 부대로 복귀하고 모든 사람들은 다시 자기 일로 돌아가라는 미군의 호소를 들었다. 5시, 우리는 경찰차 한 대가 두 대의 미군 차량과 같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나는 ‘우리가 들었던 뉴스가 사실이었구나’라고 말했다. 다행이다…

많은 소문들이 떠다닌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바그다드 함락 이틀 째 되던 날 라디오 연설에서 배신자 국민들이 그의 기대를 져버렸다는 내용의 말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오후 2시에 연설이 있었고 10시 10분에 우리는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 10시 20분, 비행기 소리는 멈췄다.

2003년 4월 16일 수요일

오늘은 조용한 날이다. 아무 일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매일 사람들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고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이것이 가능한 한 빨리 이루어지기 바란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으니까.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어디에 있으며 언제 다시 군대를 이끌고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사담 후세인이 바그다드에 많은 군대를 가지고 미국과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누구도 모른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들은 단지 소문일 뿐이다. 아무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인 우다이, 큐사이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사담 후세인의 30년에 걸친 노력과 그 결과물이 단지 이러한 것이었나? 어느 누구도 믿기 힘든 사실이겠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대통령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후세인이 갑자기 다시 나타날지 몰라서 두려워한다. 이라크인들은 놀랄만한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2003년 4월 17일 목요일

오늘은 새로운 소식이 없다. 단지 내일 전기가 다시 들어올 거라는 것만 빼고는… 오늘은 조용하다. 그러나 내일은 어떨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우리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한다. 그러나 우리는 신에게 기도한다. 내일도 무사할 것이라고.

2003년 4월 19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카르발라를 향한 행렬이 있었다. 수요일에 이맘 후세인의 40제 추도행사가 있을 것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 카라다와 타우라에서 온 사람들과 후세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행렬에 참가하였다.

2003년 4월 20일 일요일

시간은 흘러가고 있지만 새로운 일들은 없다. 대통령은 사라졌고 미군들이 왔으며 누구도 이라크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 누가 오고 누가 갈지. 오직 신만이 알 것이다.

2003년 4월 21일 월요일

… 오후 1시 30분에 나는 우리 옛 집에서 가까운 에마드의 집에 갔다. 거기에서 네 대의 탱크를 보았다. 우리의 차가 탱크와 가까와졌을 때 미군이 쌍안경으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 움 에마드는 쌍안경으로 무기 소지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한 미군이 “안녕”하고 인사했다. 그래서 나도 “안녕”하고 대답했다. 미군들은 어린애들과 같이 놀고 있었다. 한 미군은 앉아서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세인트 라파엘 병원 주위에 많은 미군들이 있었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집에 머물렀다.

2003년 4월 22일 화요일

오전 10 시 5분, 길 건너편 빌딩에 전기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너무 기분이 좋아서 거리로 나가 하늘을 향해 총을 발포하기도 했다. 우리는 앉아서 우리에게도 전기가 들어오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다. 10시 15분,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갔다. 그리고는 우리가 신에게 기도하는 내내 조용했다. 그러나 오후 2시에 전기가 나가서 다시는 들어오지 않았다. 왜?

2003년 4월 25일 금요일

오늘 오전 10시 50분 미군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열 세 명이었는데 어린애들이 따라 걷고 있었다. 우리는 10시 25분 세인트 라파엘 병원 근처에 있는 에마드의 집에 갔다. 거리 입구에 다섯 명의 군인이 있었고 거리 안 쪽에는 탱크 세 대, 차량 두 대, 많은 군인들이 있었다. 우리가 에마드의 집이 있는 거리에 들어가려고 하자 미군 하나가 우리에게 아랍어로 어디에 가느냐고 물었다. 몇몇 사람들이 그 군인은 쿠웨이트인이라고 말했다. 어젯 밤에 매우 강한 총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는 아침까지 계속되었다. 오늘 뉴스에서 모든 이라크인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그다드에서 많은 총성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 혼란속에서 사담은 어디에 있는가? 그가 만약 여기에 있다면 무기를 소지한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감옥으로 보내질 텐데. 몇몇 사람들은 사담이 그의 생일날 행한 연설에서 국민들이 그를 배신했기 때문에 이라크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그가 이라크에 무슨 일을 저지를지 전지전능한 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5시 20분에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까지 집에 앉아 있었다. 8시 15분에 아부 사이프가 사담과 그 가족들의 범죄를 담은 시디를 몇 장 가지고 왔다. 가족들과 나는 시디에서 사담의 인생사를, 즉 그가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부모가 누구이고, 그의 부모가 언제 죽었는지 등에 대해 보았다. 시디는 사담이 열 일곱살 때 사촌을 죽였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시디의 뒷 편에서 그들이 어떻게 권총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쏘아 죽였는지 보았다. 또한 시디는 사담이 사막에 화학무기와 치명적 세균을 만들기 위한 공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첫 번째 시디는 끝났다. 우리가 사담의 범죄를 담은 두 번째 시디를 보려고 했을 때 전기가 나가버렸다. 우리는 전기가 다시 들어온다면 사담의 범죄에 대한 시디를 내일 아침에 계속해서 볼 예정이다.

2003년 4월 26일 토요일

10시 20분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우리는 사담의 범죄에 대한 시디를 계속 보기로 했다. 시디는 엠바고(수출입 금지조치)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었던 기간 동안 금과 은 등으로 만들어진 사담의 25개 궁전을 보여주었다. 시디는 계속해서 사담이 처음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의 가족들의 모습과 그가 어떻게 택시 운전사였던 사촌 알리 하산 마지드를 장관으로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었다…쿠르드족 진압 당시에 알리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화학 알리”라는 별칭을 얻었다. 사담의 형제들인 바트반, 바르잔, 사바위 등은 모두 부패했으며 그들이 이끌던 정부조직들도 모두 부패했다. 사담의 장남 우다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패한 사람이다. 우다이는 삼촌에게 네 발의 총을 발사하여 거의 죽을 뻔했다. 그는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갖는다. 그러나 그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어떤 말을 할 수가 없다. 다른 아들 쿠사이 또한 아버지나 형처럼 잔인하기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들이 영원히 사라진 것인지 알지 못한다.

2003년 4월 30일 수요일

오늘은 이 달의 마지막 날이다. 여섯 시에 전기가 다시 들어왔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오전 8시에 다시 전기가 나갔다. 우리는 등유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등유가 없었다. 어떻게 차를 만들지? 어머니는 어디에서 등유를 구할 수 있는지 물으셨다. 오 신이시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 신이시여, 우리를 도우소서…

어머니는 울고 계신다. 우리가 뭘 할 수 있는가? 돈이 없다. 우리는 매일 집세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건물주인에게 낼 돈이 없다. 우리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신에게 도와달라고 기도한다. 어머니는 이웃인 움 모하메드에게 등유를 부탁하러 갔다가 움 모하메드 또한 등유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등유는 모든 이라크 가족들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지만 그것만이 모든 문제는 아니다. 부시가 줄 것이라고 했던 그 도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아무도 모른다.

오후 6쯤 우리가 움 모하메드 집에 있을 때 미군들이 아부 나와스 거리를 지나갔다. 그들은 모두 여덟 명이었다. 다섯 시 이십 분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그러나 8시 25분 다시 나갔다. 우리는 가까스로 건너 편 빌딩까지 연결되는 케이블을 구했으나 그 건물은 우리에게 전기를 보내주지 않았다. 그들은 구두쇠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회랑에 앉아 있어야만 했다. 약 한 시간 후 우리는 아파트로 자러 들어갔다.

추신: 우리 층의 모든 아파트들이 길건너 편으로 연결되는 케이블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전기를 나누어주지 않았다.

2003년 5월 3일 토요일

오늘은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집청소를 하고 모두 함께 아침을 먹었다. 이웃인 움 하이더가 와서 우리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다시 열릴 학교 이야기를 하였다. 다른 이웃 움 누어도 내일 학교가 다시 열리니깐 모두들 학교에 가야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도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5시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전기는 7시에 다시 나갔다. 아부 사이프는 여전히 전기가 있었지만 우리에게 나누어주지 않았다. 그는 매우 무례하다. 우리라면 전기를 나누어 쓸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오늘 전기가 나갔을 때 아부 사히브는 우리에게 전기를 대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부 사이프는 도움주기를 거절했다. 그는 우리가 전기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이 거짓말때문에 아부 사히브는 더 이상 우리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아부 사이프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결국 모두가 서로의 복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웃이 아닌가? 왜 아부 사이프는 우리를 차별하지? 우리는 어둠 속에 있다. 나는 촛불에 의지해 일기를 쓰고 있다. 촛불연기가 내 시야를 방해한다. 나는 아부 사이프가 그토록 비열하고 무례하며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는 오로지 자기 자신밖에 모른다. 그의 아내가 외출해서 그가 혼자 있을 때 우리는 그를 위해 점심과 저녁을 대접해 주었다. 우리는 그를 가족처럼 대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는 우리에게 전기를 나누어 주지 않는다? 신이시여, 어떻게 이런 일이?

2003년 5월 4일 일요일

… 이웃인 카이나브가 와서 그녀의 남편이 자정 넘어 1시 20분까지 아부 사이프와 아부 사히브가 전기를 끌어다 주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시간에 그들은 위성안테나를 세우기 위해 지붕에 있었고 우리는 어둠 속에 남아 있었다. 신이시여, 이 고통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자비를 내리소서! 우리는 얼마나 더 오랫동안 전기없이 지내야 합니까? 어떤 사람들은 전기가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전기 없이 지냅니다. 이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오늘 10시 35분 오빠 친구가 와서 우리에게 사담의 아들인 우다이의 말, 라이온에 대해 이야기했다. 라이온은 매우 아름다운 말이었다. 그는 우다이의 궁전에서 말을 끌어내어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말에게 빵을 주었으나 말은 먹지 않았다. 우유를 주었으나 먹지 않았다. 건초도 먹지 않았다. 이틀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잠도 자지 않았다. 이틀 후 바나나와 사과를 주었더니 잘 먹었다. 그는 화가 나서 욕을 하며 말했다. “이런 나쁜 자식. 우리는 겨우 차와 마른 빵만 먹으며 어렵게 사는데 너는 사과와 바나나만 먹으려 하다니! 이건 옳지 못해, 이건 하렘이야, 금지된.” 그리고 그는 말에게 총 두 발을 쏴서 즉사케 했다.

12시 5분 내 누이의 친구가 와서 내일은 모든 학교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책, 가방, 교복 등을 준비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생활할 것을 생각하니 기뻤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친구들, 선생님들, 모든 것들을 얼른 다시 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 학교에 다니는 나의 모습을 밤이고 낮이고 많이 그렸었고, 이 학교에 합격해서 다니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마침내 들어왔다. 그러나 전쟁이 나에게서 꿈을 빼앗아 가 버렸다.

2003년 5월 5일 월요일

오늘은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교복을 입고 어깨에 가방을 메었다. 내 누이 자이나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는 우리 둘 다 매우 즐겁게 학교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우리는 학교에 가는 많은 소녀들을 보았다. 우리가 교정에 도착했을 때 내 친구들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몇몇만 학교에 나왔기 때문이었다. 여교장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와서 말씀하셨다. “우리는 더 이상 체제나 법, 사담 후세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사담 후세인의 사진은 태우거나 찢어버리세요. 책에 있는 사진도 찢어버리세요. 사담의 지시는 지워버리세요. 꽉 죄는 바지나 옷들은 입지 마세요. 소녀들을 납치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깐요.” 모두가 더 이상 법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들을 무서워했다. 한 친구는 미군들이 친절하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미군들이 샤르키야 여학교에 들어가 학교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 곳에 있었던 사담 후세인의 사진을 불태웠다. 그들은 샤르키야 남학교에서 세 발의 로켓을 발견했다. 선생님은 약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는 12시 15분에 집으로 돌아왔다. 선생님은 학과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12시까지이며 모든 여학생들은 안전을 위해 어머니가 학교까지 와서 그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도록 하라고 말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런 문제 없이 하루가 저물었다.

2003년 5월 8일 수요일

오늘 나는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학교에 갔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보았다. 모두가 사담 후세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담을 더욱 더 비난했다. 그들은 사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 누구도 모른다.

전쟁 동안 그들은 많은 나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이 있을 거라고 했지만 그 지원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신의 뜻에 의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전쟁에서 무사했음을 신에게 감사한다. 전쟁은 석유, 사담, 부시, 블레어, 그리고 다른 지도자들때문에 일어났다. 왜 이라크에 이같은 파괴를?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들이 무슨 짓을 했나? 왜 수천 명의 이라크인들이 죽어가고 있는가? 오늘, 바스라 지역에서 횡행하는 콜레라와 같은 위험한 질병들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왜 이라크에 이런 일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국민들일 뿐이다… 이라크는 수많은 파괴, 살인, 죽음의 나라이다. 왜? 왜? 우리는 불쌍한 국민이다. 상황이 더 나아지기만을 바란다.

2003년 5월 12일 월요일

… 우리는 집안을 청소하고 공부했다. 상황은 매우 어렵다. 등유도 없고 전기도 없다. 우리는 매 여덟 시간마다 두 시간 동안만 전기를 공급받는다. 이게 뭔가? 우리는 이만 디나르나 하는 등유를 살 돈도 없다. 아파트 주인은 두 달치 집세를 내라고 한다. 나의 신이시여, 어쩌란 말입니까? 모든 것이 어렵다. 무엇을 해야 합니까?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오 신이시여, 이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도우소서. 모든 것을 전처럼 되돌려주소서. 모든 것을 위해 신을 찬양합니다.

2003년 5월 18일 일요일

뉴스에서 이라크인들이 분할된 정부가 아닌 통합된 새 정부구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보도를 들었다. 우리는 안전하고 안정된 통합정부를 원한다. 학교는 이전에는 한 학급이 40명의 학생들로 이루어졌었으나 지금은 납치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한 반에 단지 15명만이 있을 뿐이다. 공포는 도처에서 느껴진다. 기름도 없고 등유도 없으며 안전도 없다. 학교까지 여학생들을 수송했던 버스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연료가 없다. 우리는 석유의 나라이지만 사람들은 연료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만 한다. 나의 신이시여, 어찌 된 일입니까? 약탈, 절도, 거리의 총격뿐이다. 이라크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나아질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2003년 5월 23일 금요일

금요일은 물론 휴일이다. 우리는 이번 주 내내 학교에 갔지만 모두가 이번 학년도는 무효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안전과 안정의 결핍, 계속되는 거리에서의 약탈과 절도에 대해 걱정한다. 모두가 언제 정부가 수립될지 궁금해 한다. 역사에서 지배자 없었던 국가가 있었던가?...

이라크 국민들은 가난하다. 그들은 상실과 어둠 속에서 살아 오고 있다. 심지어 어둠을 밝힐 촛불조차 없다. 이제 그들은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민주주의는 어디에 있는가? 굶주림과 상실, 공포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인가? 그것이 민주주의인가? 제발 언제 안전과 안정 아래서 살게 될지 말을 해달라. 사람들아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제발 좀 들어달라. 우리는 절규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 밖에 무엇이 있을까?

추신: 이제 매주 금요일마다 일기를 적을 것이다. 기말 고사가 가까와서 공부를 해야 하기때문에 매일 일기를 적을 수가 없다.

2003년 5월 30일 금요일

… 이라크의 여름은 매우, 매우 더운데 여름에는 어떻게 공부할 수 있을까? 전기가 네 시간이나 여섯 시간마다 들어온다면 나는 어떻게 공부할 수 있을까? 소녀들을 납치하고, 폭행하고, 다른 국가로 팔아 넘기는 사람들에 대한 많은 소문들이 있다. 나는 이 소문을 내 친구 중 하나로부터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소문에 대해 두려워한다. 소문에 따르면 소녀들은 자기 집 문앞에서도 납치당한다고 한다. 누구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마디라도 하다가는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딸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차를 가진 집도 연료가 없거나, 있더라도 너무 비싸기 때문에 차로 딸들을 학교까지 태워줄 수가 없다. 사람들은 먹을 것을 살 돈이 없는데 어떻게 그 돈들을 마련할 것인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시장가격은 너무 높다. 우리 집은 가난하지만 돈이 많아서 어떤 것이라도 살 수 있는 가족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처럼 일자리가 없어 비싼 물건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일자리도 없고 안전이나 안정도 없다. 물가는 매우 높다. 매일 이라크인들을 위한 캔음식이나 다른 필수품들로 이루어진 인도주의적 지원이 도착했다고 말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이 지원을 볼 수 있는가?

누구도 오후 아홉 시 반에 거리를 걷지 않는다. 이 시간엔 누구도 그럴 수 없다. 거리는 고양이들 말고는 아무도 없다. 고양이들마저도 10시가 넘으면 보기 힘들다. 고양이도, 사람들도, 개들도, 차들도 볼 수가 없다. 오직 도로만이 있을 뿐이다.

2003년 6월 7일 금요일

이번 여름에 병원과 의약품들이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모두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어차피 마찬가지이다. 거리에 쌓이는 쓰레기때문에 이제 이라크에는 많은 질병들이 창궐하고 있다. 바그다드시는 청소업자들의 임금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 돈은 적지 않은 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굶주림에 의해 죽을 것인가 아니면 질병에 의해 죽을 것인가?

삶이 매우 매우 어려워졌다… 사람들은 지치고 환경은 너무 열악하다. 우리는 헛된 꿈과 실패한 민주주의 아래에서 살고 있다. 위성방송은 과거에는 금지되었지만 지금은 허용된다. 그러나 누가 위성수신티비를 사겠는가? 돈이 있는 사람들은 사겠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살 수가 없다. 이것이 민주주의이다. 나는 민주주의가 사람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믿어왔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을 해주고 있나? 민주주의는 어디에 있나?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물어야 하는 질문이다.

2003년 6월 14일 금요일

오늘은 어머니께서 고모를 만나 돈을 좀 얻으려고 가셨다… 우리는 돈이 너무나 필요하다… 어머니가 가신 후 우리는 어머니를 기다렸다. 어머니는 내 동생과 돌아왔는데 동생이 울고 있었다. 나는 왜 동생이 우는지 물었다. 어머니는 고모가 고모부와 함께 어머니를 공격하며 거의 때릴 뻔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어머니와 싸우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기다려요.” 그리고는 미군들을 데리고 와서 어머니가 그들을 공격했으며 집을 뺏으려고 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미군들과 같이 온 통역사가 우리 이웃이었다. 통역사는 미군들에게 모든 이야기를 전하면서 고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고모가 그런 짓을 했을까? 그녀는 우리의 고모이고 우리는 그의 아이들이나 다름없는데.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이 세상에서 자비는 사라졌다. 심지어 가족끼리도 서로간에 자비가 없다. 왜? 왜? 나는 매일 이런 생각을 한다… 그녀는 내 아버지의 누이이다. 그런데 왜 고모는 그래야만 했을까? 돈때문에? 고모는 교사여서 그렇게 절박한 상황이 아니지만 우리는 절박하다. 만약 고모가 우리에 대한 동정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우리를 동정하겠는가? 우리는 오직 신에게 의지할 뿐이다. 신이여 우리에게 자비를.

2003년 6월 18일 수요일

…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라크 국민들은 여전히 전쟁, 약탈, 살인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것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내려진 커다란 재앙이다. 이라크는 영웅들의 땅이였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전에 이런 상황을 생각조차할 수 없었다… 내 형제, 자매들과 나는 굶주림, 고통, 좌절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의 상황이 개선되기를 신에게 기원한다. 나는 희망없이, 또 배고픔과 상실의 어두운 시기에 그들을 보호해 줄 친척이나 가족없이 거리에서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운다. 그 아이들의 눈물이 바그다드 거리를 덮는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의 지원은 어디에 있는가? 왜 그들은 이라크 어린이들을 돕지 않는가? 왜 그들은 어린이들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나? 왜? 왜? 그들은 절규하고 있다. 왜 당신은 그들의 절규를 듣지 못하나? 그들은 당신을 부르고 있다. 이라크의 아이들인 우리는 당신을 부르고 있다. 우리의 외침을 당신은 듣는가?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지금 울고 소리지르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나는 가난과 상실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가족들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일기를 쓰고 있다. 단지 우리 가족만이 아니라 같은 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많은 가족들을 위해. 제발 나의 호소를 들어달라. 나는 지금 펜으로 쓰지만 다른 이들은 피로 쓰고 있다. 그 피는 그들의 상처입은 가슴에서 흘러내린 것이고 많은 상처들은 우리가 치유할 수 없는 것들이다. 왜 이라크 국민들은 이다지도 힘든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가? 왜 그들은 이라크 국민들을 선택했는가?...

이라크의 문제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왜? 이라크는 대통령도 없고 안전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미래가 두렵다. 모든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이라크의 미래에 대해 묻는다. 어떤 이들은 미래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다른 이들은 이제 이라크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두가 각자의 의견일 뿐이다. 누구도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2003년 6월 27일 금요일

뉴스는 팔루자 지역에서 아라크인들이 미군들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찰서를 공격했으나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보도했다. 열 한 명의 이라크인들이 죽었다. 신이여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소서. 이라크의 저항때문에 죽어가는 미군들이 있지만 어떤 이들은 그들이 이라크 저항세력이 아니라 사담의 게릴라 잔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우리 가족은 그들이 이라크 저항세력이자 사담의 게릴라 잔당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정확히는 모른다. 나는 또 그들이 전기 회사에서 일하는 한 여자를 죽였다고 들었다. 당신은 그 이유를 아는가? 그 이유는 그 여자가 이라크 국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미군들과 함께 일했다는 것이다. 그녀를 죽인 사람들은 이라크 사람들인가? 나는 못 믿겠다!...

어머니는 이제 매우 지치셨고 아프시다. 어머니는 과로로 인한 백내장을 앓고 계신다. 지금은 일자리를 찾고 계시지만 일자리는 없다. 그리고 오늘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결코 단 한 번도.

2003년 7월 4일 금요일

…학교에 가서 성적을 받았다. 과목을 패스해서 매우 기쁘다. 내 형제자매들인 마흐모우드와 두아, 히바도 모두 패스했다… 나는 학교를 무사히 끝마치고 싶다. 왜냐하면 이것만이 내가 내 가족들을 지키고 어머니가 우리에게 해 주셨던 일들을 보상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우리 편이 아니다. 심지어 삼촌들과 고모들도 우리를 싫어한다.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어머니를 항상 나쁘게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 인생에서 보아왔던 최고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우리를 기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셨다. 나는 그들이 왜 우리를 미워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잘 살면서도 우리를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은 우리를 돕지 않는다. 전혀.전혀… 그들은 우리가 굶든지 목마르든지 전혀 상관않는다. / 안태형-김명곤 기자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