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대거 투표 참여...부정선거 의혹도

(마이애미) 안태형 기자 = 이라크 선거위원회는 1,550만 이라크 유권자의 63%가 지난 주말의 헌법제정 국민투표에 참여했으며 이는 지난 1월의 의회선거 투표율보다 적어도 3% 이상 높은 수치라고 발표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르빌의 북부 쿠르드지역이 90%로 최고투표율을, 안바르의 수니파지역이 32%로 최저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수니파 대거 참여...과도한 '찬성 투표율' 의혹

그러나 이번 투표에는 대다수의 수니파가 투표를 거부했던 지난 1월의 의회선거와 달리 훨씬 많은 수의 수니파가 참여했다. 예를 들어 안바르 지역에서는 지난 1월의 의회선거에 단지 2%만이 투표에 참여했었다.

또 다른 수니파 지역인 중부이라크의 살라후딘은 88%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살라후딘 지역은 사담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와 많은 저항세력의 거점을 포함하고 있는 곳이다.

한편 6백만 인구의 바그다드는 58%의 투표율을 나타냈으며 전국적으로 9백7십7만 5천 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몇몇 지역에서 발생한 과도한 ‘찬성’투표율에 대한 조사로 인해 공식집계는 수일 후에나 발표될 예정이다.

몇몇 선거관리위원들에 따르면 18개 지역 중 16개 지역에서 ‘찬성’ 투표율이 높게 나왔고 살라후딘과 안바르 지역에서만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로 보면 헌법은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도한 찬성투표율에 대한 조사가 최종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의회선거의 투표율은 약 60%로 추정된다. 이는 수니파의 투표거부에도 불구하고 시아파와 쿠르드족의 높은 투표참여율에 힘입은 결과였다.

이와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는 많은 수니파들이 투표에 참여했으나 시아파들은 지난 1월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조한 투표참여율을 보였다. 미국과 이라크의 지도자들은 이 결과가 정치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수니파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안 통과 경우 12월 15일 의회구성 총선

그러나 이라크에서는 이번 국민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12월 15일에 다시 한 번 총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헌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를 토대로 오는 12월 선거는 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며, 헌법안이 부결된다면 헌법안을 다시 만들기 위한 임시위원회를 선출할 예정이다.

2천7백만 이라크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헌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수니파들은 헌법안의 연방제가 이라크를 분열시킬 것이며 헌법안에 이라크의 아랍정체성에 대한 구절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헌법안에 찬성하고 있다.

헌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개 이상의 지역에서 2/3 이상이 반대해야만 한다. 안바르와 살라후딘 지역 등 두 개 지역에서는 이미 이 요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추정되며 수니파들은 남은 니네베흐나 디얄라 지역 중 적어도 한 지역에서 이 요건을 충족시켜 헌법안이 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잠정집계 결과 이 두 지역 모두 70%의 헌법안 찬성율을 보여주고 있다. 니네베흐와 디얄라의 투표율은 각각 58%와 66%였다.

선거위원회는 현재 어느 지역이 투표결과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지, 니네베흐와 디얄라 지역이 이 조사에 포함되어 있는지 등에 대해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사팀은 투표과정에서의 부정행위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수니파들은 이를 부정선거로 비난했다.

한편 이라크선거위원회와 UN은 개표행위에 부정이 없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