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패배에 실망할 듯... 도발 가능성은 낮아"

(서울=오마이뉴스) 윤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N은 14일(현지시각)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한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이른바 '연애편지'라고 불리는 많은 서한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으며 3차례나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북한에 국제무대에서의 정통성을 부여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약화시켰다고 혹독하게 비난해왔다"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을 '폭력배'(thug)라고 불렀고, 북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직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그 침묵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라며 "바이든 당선자는 김 위원장이 선호하는 인물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낸 조셉 윤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에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위협 커져... 바이든, 북한 무시하지 않을 것"

CNN은 "북한이 과거에는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초기에 도발에 나서는 경향이 있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그럴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라고 소개했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북한이 중대 도발이나 핵·미사일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신호는 잘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윤 전 대표도 "북한은 미국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고 2017년 실험을 마친 대규모 핵 장치도 보유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대응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 복구 때문에 도발이 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면서도 원칙적 외교를 통한 해결과 대북 포용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CNN은 "바이든 당선인이 이미 실패한 것으로 증명된 오바마 전 대통령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로 회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북미정상회담의 시대는 끝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토론에서 대통령이 되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핵무기 능력을 축소하겠다고(reduce) 동의한다는 조건에서 만날 것"이라며 답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이 도발에 나선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에 나섰던 에번스 리비어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도 강력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북핵의 위협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북한을 절대 무시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