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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스페셜리포트
 
백인 노인들은 왜 영화 '미나리'에 박수를 보냈을까
"보편적 가치 드러낸 수작" 호평 속 미 전역 상영


▲ 올랜도 엔지안 영화관이 영화 미나리 상영을 알리고 있다. ⓒ 김명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선덴스 영화제, 미국 배우조합상, 골든 글로브 등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쓸어담고 있는 영화 '미나리'가 플로리다 전역에서 3월 3일 선을 보였다.

11일 현재 미나리는 무려 85개의 국제 영화상을 받았고, 그 가운데 배우 윤여정이 받은 상만 32개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앨런 킴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아역 배우상을 받았다. 4월에 있을 아카데미상 수상까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을 만큼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미나리는 미국 전역에서 2월 중순 영화관 상영 테이프를 끊었고, 플로리다에서는 3월 9일 현재 올랜도, 탬파, 마이애미를 포함한 19개 도시 23개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다. 상영 초기 12개 도시에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계속 늘어날 추세다.

한국계 정이삭 감독(42)이 메가폰을 잡은 미나리는 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정 감독 가족의 자전적 스토리를 토대로 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제이콥)과 한국 배우 한예리(모니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윤여정(할머니 순자), 윌 패튼(신비주의 성향의 기독교인) 외에 앨런킴(데이빗), 노엘 케이트 조(앤) 등이 조연으로 열연한다.

영화는 캘리포니아에서 '쓸모없는 숫컷을 가려내는'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던 한인 가족이 아칸소 오자크 농장으로 이주하여 겪는 애환을 단선적으로 그려낸다. 루쉰의 표현대로 '길없는 길 같은 희망'을 심으려는 몽상가 남편과 남들이 다 걷는 익숙한 길을 떨쳐내지 못하는 아내의 갈등이 얼개를 형성해 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 한국에서 온 할머니(모니카 친정 어머니)가 끼어들고, 지극히 한국적인 장면들이 펼쳐진다.

보따리에서 풀어내는 한약과 고추가루와 "멸치 때문에" 눈물을 훔치는 딸, 돈 봉투를 내미는 어머니와 딸의 실랑이, '한국 냄세 난다'고 밀쳐진 외할머니와 오줌싸개 손자의 '대결', 딱딱한 밤을 씹어서 손자의 입에 ㅤ넣어주는 할머니, 손자 손녀를 둘러 앉히고 벌이는 화투판, 그리고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유행가까지. 한국적인 장면이 화면 가득히 채워진다.


▲ 영화 미나리 포스터. ⓒ A24 플랜 B 엔터테인먼트

가장 한국적이면서 보편적 가치 담아낸 영화

걸핏하면 물이 나오지 않고, 빗물은 줄줄 새고, 전깃불이 깜박이는 바퀴 달린 이동식 주택에서 할머니와 외손자 데이빗 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시종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심장병 때문에 뛰지 못하는 오줌싸개 손자에게 '페니스 브로큰'이라고 놀리는 할머니, 레슬링 중계 장면에 빠진 할머니에게 '오줌 주스'로 보복하는 손자의 장난끼에 관객은 자지러진다.

하지만 영화의 압권은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이다. "가난한 사람도 먹고 부자도 먹고, 아플 때 약도 되고, 찌개에 넣어도 되고... 미나리 이즈 원더풀!"로 시작하는 할머니의 미나리 상찬은 거대 농장꿈에 부푼 사위와 가족들에겐 그저 그런 넋두리에 불과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나리는 드넓은 농장 한켠 냇물가 잡풀숲에 비밀처럼 뿌려진다.

습기만 있는 곳이면 아무데서나 적응하여 잘 자라는 미나리, 첫해 작물은 죽고 다음해부터 잘 자라는 미나리는 그대로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상징한다.

영화는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낯선 땅에 발을 디딘 이민자 부부가 겪는 갈등의 와중에서도 가족간의 끈끈한 유대와 사랑, 참을성과 희생, 도전과 개척정신 등 까맣게 잊었거나 해체되어가는 가치들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정 감독은 이런 가치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전히 보편적이며 '인간적인 것들'이라고 했다.

센세이셔널하지 않은 방법으로 소중한 가치를 소환해 내려 한 정 감독의 의중은 적중한 듯하다. 영화비평가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스(Roten Tomatos)'에 한국계 린다킴을 비롯한 여러 비평가들이 올린 감상평들이 이를 입증한다. 로튼 토마토의 평점은 100점 만점에 98점 고공행진 중이다.

100점 만점에 98점

"비록 영화를 보고 있었지만, 나는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한인 이민자들의 딸로서 부모님이 한국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할 때 어떤 경험을 했을지 언뜻 보고 있었다... 우리는 영화에서 데이빗과 앤이 그랬던 것처럼 부모님이 싸우실 때마다 방으로 숨어들곤 했다.

나는 부모님이 왜 그렇게 많이 싸웠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자라면서 친해지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돈을 벌고 내 피아노나 테니스 레슨 같은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압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영화를 보며 세 단계의 감정을 경험했다: 감사, 반성, 그리고 깊은 경의. 나는 이 아름다운 출연진과 감독의 작품에 감사했다. 자신의 삶과 문화가 스크린에 비치는 경우는 드물다. 나는 그것이 놀랍다고 생각했고 보는 내내 울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몇 시간 동안 계속 울었다.

이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업체들이 피해를 입었고 문을 닫았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있었고, 반아시아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지만, 나는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과 기회가 있기를 기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우리의 이야기가 전해지기를 바란다."(린다 킴)

"미나리는 거의 꿈과 같은 퀄리티를 지닌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가족 드라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의 진짜 펀치는 감정(emotion)이다.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리고 제정신이 들도록 하는 펀치를 날린다. 몇 주, 아니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처음 봤을 때의 경험을 절대 잊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미나리가 비평가와 관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끈 것도 당연하다. 각본, 연기, 촬영 등 모든 기술적 차원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영화지만, 그 이상이다." (웬리 메이)

"미나리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강렬한 눈빛으로,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방해하는 많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장애물을 밝혀주는 사려 깊고 진심이 담긴 작품이다." (앨런 애덤스)

"스토리는 평범하지만, 날카로운 관찰과 독특한 장면들이 두드러진다. 미나리는 자연스럽고 절제된 방식으로 감정의 강을 타고 흐른다. 정 감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도의 개인 영화를 제작했다. 공감. 그것이 그렇게 많은 찬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레오나드 멜틴)


물론 호평 속 아쉬움을 토로하는 평도 있다. 플로리다 거주 이승렬 전 MBC 드라마 감독(파일럿, 질투, 국희, 애드버킷 등 연출)은 "무엇보다도 정 감독의 절제된 연출에 큰 박수를 쳤지만, 스토리 라인 고비마다 좀더 동선의 모티브를 살리고, 할리우드 영화라면 반드시 있는 액센트를 부여해서 감동의 극점을 끌어올릴 수 없었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고 했다.


▲ 올랜도 엔지안 영화관에 상영 중인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 A24 플랜 B 엔터테인먼트, ⓒ 김명곤

박수로 화답한 미국 관객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농사를 시작한 제이콥이 "잘 자랐네, 맛있겠다!"며 미나리를 쓰다듬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백인 노인들이 대부분인 관객은 박수로 화답했다.

복선을 깔아두고 대 반전을 이루는 장면이 압권인 '기생충'에 비하면 밋밋하기 짝이 없는 가족 스토리에 박수라니. 잃어버린 것들을 기억해낸 탓이었을까. 갑자기 생각난 '비주류'에 대한 격려였을까.

미나리는 잘 다듬어진 에세이처럼 매끄러운 전개와 섬세함이 돋보인다. 그래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시나브로 스토리 라인에 올라탄다. 뒷막으로 가면서는 집중력이 높아지고 긴장감도 상승한다. 걸출한 여배우 윤여정의 천연덕스런 연기가 농도를 더해가면서 스토리를 절정에 이르게 한다. 윤여정은 상을 받고 또 받을 만하다.

때아닌 미국 제일주의와 되살아난 인종주의의 중병을 앓고있는 미국사회에 미나리는 "약도 되는" 신선한 선물이었던 듯 싶다. 이 선물을 절제된 방식으로 예의 바르게 전한 정 감독은 매우 영리한 사람이다.

정 감독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을 나라의 외부인을 엉거주춤 환대해준 아칸소 교회동네 시골인심을 평이하게 엮어넣은 것은 절묘했다. 스토리 라인의 서정성은 '그래도 옛날에... 그런 것이 있었다'는 향수를 자극하여 깊은 곳을 건드린다.

아무래도 미나리의 최대 미덕은 갈등 구조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부드러움'이 아니었을까. 언제부터인지 비주류에 대해 강고한 벽을 쌓기 시작한 미국사회에 드러내놓고 말하기 껄끄러운 '환대와 포용'이라는 가치를 네러티브식으로 부드럽게 그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봄, 영화 미나리에서는 풋풋하고 상큼한 냄세가 난다. 반드시 영화관에 가서 큰 화면으로 보시기를.

"미나리 이즈 원더풀!" (특히 이민자들에게)

(*9일 현재 미나리 상영 도시들: Boca Raton, Key West, Miami Lakes, St. Petersburg, Wellington, Coral Gables, Lakeland, Orlando, Tallahassee, West Melbourne, Davie, Palm Beach Gardens, Tampa, Daytona Beach, Merritt Island, Sarasota, Vero Beach 등의 독립영화관)


▲ 막 수확하여 소쿠리에 담은 미나리. ⓒ 김명곤

 
 

올려짐: 2021년 3월 09일, 화 12: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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