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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송파 세 모녀 떠난 지 7년... 나아진 게 있나요?
[서평] 최경준 지음 '이재명과 기본소득' 통해 본 우리 사회의 가혹한 민낯


▲ 도서 <이재명과 기본소득>. 저자는 책을 통해 현 대한민국의 비감한 현실을 가감없이 담았다. ⓒ 박정훈

(서울=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 =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14년 2월의 어느 날, 서울 송파구 어둡고 눅눅한 반 지하 월세 방에서 세 모녀가 편지봉투에 남긴 마지막 인사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녀는 굶주림을 피해 북한을 탈출했고,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하게 살다가 죽었다." - 뉴욕타임즈
서울 봉천동 한 임대아파트에서 굶주림에 의해 사망한 탈북 모자. 이들 모자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이들은 송파구 세 모녀와 달리 도움을 요청했으나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린 후 세상과 등졌다.

"현재 서울법인택시 가동률이 60%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카카오의 불법 카풀 영업을 비판하며 국회 앞 휘발유 통을 들고 분신한 한 택시 운전사의 죽음에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남긴 두통의 편지는 유서였다. 그는 4차 산업이 앞당겨진 현실에서 죽음을 선택했다.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회사는 발전했지만 2018년의 비정규직 청년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회사에 수십 차례 작업환경변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설비 개선 비용 3억 원의 돈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목숨을 잃었다.

<이재명과 기본소득>에는 우리 주변의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우리 이웃, 우리 주변의 삶의 모습이 나열된다. 누군가의 가혹한 현실과 고통, 그 이상을 넘어선 소외된 죽음과도 같은 비명 소리가 들린다.

책의 서두를 넘어서자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경제대국 10위의 대한민국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눈앞의 현실이 펼쳐진다. 저자 <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는 현 대한민국의 비감한 현실을 가장 간결하고 단순한 서사를 통해 전개하며 매서운 눈으로 투사한다. 20년차 저널리스트의 눈으로 선별되지 못한 희망 없는 사람들의 가혹한 고통을 우리 주변의 절규를 통해 지적한다.

한국의 신청주의에 기반한 복지제도에 주목한 저자. 그는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관계기관을 찾아 자신의 가난과 무능을 증명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을 죽비처럼 일침을 날린다. 그렇게 이 책은 경제대국 10위의 위상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사회안전망의 어두운 틈새를 조명하다 어느새 정치인 이재명과 맞닥뜨린다.

가혹한 현실 속 대한민국의 불안한 꿈... "국가란 무엇인가"


▲ 2015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청년배당 입법예고를 하고 있는 현 이재명 경기도지사. ⓒ 박정훈

"국가란 무엇입니까?"

저자는 박근혜 정부 하의 이재명 성남시장을 소환한다. 당시 이 지사는 성남시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을 추진하다 지자체의 단독 복지사업을 사회보장 위반으로 본 당시 박근혜 정부와 대척점에 섰다. 특히 그가 경기도지사 취임 후 세월호기를 계양하며 세월호 5주기 추도식을 통해 던진 국가의 존재 의미에 대해 저자는 주목한다.

저자는 국가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며 지속적으로 '기본소득'에 주목한 이 지사에 대해 살펴본다. 그렇게 저자는 집중 취재를 통해 그의 핵심정책인 기본소득을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그 결과 이 한 권의 책에 그가 그동안 취재해온 기본소득과 그 정책을 추진하는 이재명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 기본소득을 도입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철학과 행보를 통해 기본소득의 실체와 가능성, 나아갈 방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닌 4차 산업혁명시대 소득과 부의 과도한 집중과 대량 실업을 해결한 유일한 경제정책이라는 시각을 전한다.

4차 산업이 당면한 현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이 지사의 기본 정책들. '코로나19' 위기를 맞으며 가속화 된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 정책들은 이 책을 통해 2021년 대한민국으로 소환된다.

앞서 이 지사는 기본소득 추진 배경에 대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뭄 때문에 풀밭이 말라죽어도 당장 토끼나 사자는 아무 상관이 없다. 허나 결국 둘 다 죽게 될 것"이라며 "그 풀밭에 물을 주고 살자는 것이다. 그 풀밭이 사라지면 어떻하겠는가. 풀밭을 유지하는 비용을 내자는 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사는 기본소득정책은 다수를 위한 보편적 복지·경제 정책임에도 "선별이냐 보편이냐, 복지냐 경제정책이냐"는 등 수많은 외부의 지적에 홀로 서 있다.

약자의 희생 통해 국가의 위기 넘어온 대한민국... 그 국가가 가야할 길

"대한민국은 과연 누구를 위해 진화해 왔는가."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나라는 늘 강자인 기득권이 초래한 위기를 약자의 희생으로 견뎌왔다. 기득권의 잘못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이 사회는 늘 약자의 희생을 통해 위기를 넘어온 것이다.

근래 IMF 외에도 역사 속 수많은 전쟁과 시련을 겪으며 수많은 민초들의 피눈물을 태우며 사회는 진화해 왔다. 전 세계 어디보다 가장 큰 민초들의 희생을 담보로 국가를 지탱해 온 이 나라가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는 과연 무엇일까? 다수의 보편 민초들을 위한 기본소득은 이제 알래스카 아닌 다른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실행에 대한 고민조차 접어야 하는 것일까?

아직도 세계10위 경제력의 대한민국은 코로나 위기 속 하루 한 끼를 걱정하는 공동체의 구석진 이들의 비명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게다가 진짜 위기는 시작일 뿐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코로나19를 넘어 누군가는 기회라고 부르는 4차 산업이라는 거대하고 엄청난 위기를 앞두고 있다. 4차 산업으로 인한 빈부격차확대, 기업가치 격차확대로 경제 대공황이 우려되는 이 시점. 국가는 과연 탈출구 있는 해답이 있는가?

"신자유주의와 기술혁신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줄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국가는 무슨 대안이 있는가."

저자는 재차 우리에게 질문을 남겼다. 함께 공존하지 않으면 공멸은 필연인 이 시대. 이 책이 던지는 기본소득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 저자의 고찰을 통해 전해진 우리에게 닥칠 위기에 대한 해법은 과연 기본소득이 맞는가. 우리는 지금 그 해답이 맞는지 함께 고민하고 있는가?

이 사회가 기본소득과 복지정책 속 보편과 선별의 갈림길을 오가는 사이. 지난달 26일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송파 세 모녀를 추모하며 질문을 던졌다.

"7년이 지났습니다.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나요?"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3월 12일, 금 6:3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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