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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추미애 "윤석열이 만난 언론사주, 조중동 뿐 아니다"
[인터뷰 ①] "기획사퇴"라는 그의 의심, "부패완멸 검수완박"이라는 그의 믿음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정치검사의 등장을 우려하며 “군인보다 더 심하다. 총칼뿐 아니라 법전을 들고 나와서 헌법 가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며 “정치 전면에 노골적으로 등장해서 국민을 현란하게 속인다. 윤석열은 마지막 정치검사여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서울=오마이뉴스) 박소희-인홍기 기자 = 11일 오후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한 여의도 사무실 화분과 달력에는 "추다르크 사랑합니다"란 장식용 문구가 꽂혀 있었다. 잔다르크처럼 강인한 전사라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별명을 이용한 지지자들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의외로(?) 그는 인터뷰 내내 자주 웃고, 부드럽게 답하곤 했다.

모든 얼굴 근육이 단단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윤석열'이라는 이름과, 그 세 글자가 대표해온 검찰이라는 조직을 말할 때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 후, 모두가 꺼려온 후임 자리를 맡은 추미애 전 장관은 처음부터 윤석열 검찰총장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했다"는 그에게 윤 총장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맞섰다. 추 전 장관은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등 6건의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며 물러서지 않았고, 급기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의 징계를 청구했다. 이 기간 동안 윤석열 총장은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1위로 등극했고, 지난 4일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우여곡절 끝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의결한 정직 2개월마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꺾였다. 추미애 전 장관은 윤 총장보다 빨리, 지난 1월 말 퇴임했다. 그는 지난 1년을, 또 대선을 딱 1년 앞둔 시점에 스스로 물러난 윤 전 총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도 궁금한 점이 많았고, 추미애 전 장관 역시 할 말이 많았다.

"윤 총장 스스로 정치 뛰어들면서 징계사유서 저절로 증명"

-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019년 말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단수 추천했지만 열흘 가까이 고민했다고 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장고 끝에, 악수였는지(웃음). 수락하는 것 보고 '바보 아냐?' 했던 사람들 꽤 있었을 거다. 당시 오세훈 전 시장이 느닷없이 제 지역구(서울 광진을)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저도 '좋다'고 슬슬 준비하던 때였다. 또 6선을 하면 차기 국회의장도 해 볼만하다는 등 제가 무엇을 하더라도 다들 고속도로가 열려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제가 탄핵 국면을 지휘했고, 촛불시민의 명령을 잘 아는 당 대표이지 않았나. 우리 정부에서 정말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했던 게 한반도 평화체제 제도화,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이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보냈더니... 인사청문회 종료 직전에, 기소할 준비도 안 됐는데 전격 기소했다. (검찰이) 노골적으로 개혁에 저항했던 거다. 그러니까 이해찬 대표가 제게 '추미애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약간 원망도 했다."

- 실제로 장관 시절 연이은 수사지휘권 발동에, 헌정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 징계청구권까지 행사하는 모습에 '추미애라서...'라며 놀란 이들이 많았다. 좋은 의미로도 있었고, '무모하다'는 의미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총장이 제기한 직무배제·징계 집행정지 신청 둘 다 인용됐는데, 법원 결정을 예상했나.

"(윤 총장 측의) 집행정지 신청은 예상했다. 다만 저는 법원이 보통 집행정지 신청사건의 경우 본안(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안 보지만, 이 사안은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냥 공무원 징계가 아니라 검찰총장이니까. 또 징계 청구하며 직무 배제할 때 사유에 판사 사찰 의혹도 있었다. 그건 총장에게만 보고하는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에서 해왔던 일이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하지만 법원 판단은 존중한다. (사찰 의혹) 피해자가 괜찮다는데(웃음).

법원의 두 번째 집행정지 신청 인용은... 그때 징계위원회 의사정족수에 기피 신청 당사자는 포함되면 안 된다는 논리였는데, 검사징계법상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또 기피 당한 사람은 의결에만 참여할 수 없는 거다. 안 그러면 모두 다 기피하면 아무 구성도 못하지 않나. 그런 판례도 있지 않다.

(법원의 두 번째 결정은) 지나친 해석이고,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그런 걸 예상했냐고 하면 전혀 예상 못했다. 또 법원은 '정치적 중립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고 한 것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윤 총장 스스로 정치 무대에 뛰어들었다. 징계청구사유, 징계의결서에 담긴 내용들이 저절로 자명한 사실이 되고 있다."

- 지난 1년의 상황, '추윤갈등'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을 떨어뜨렸다고도 말한다.

"여론조사 결과와 추윤갈등을 결부시키는 언론이 너무 편향됐다. 합리적 근거가 없다. 당시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 이유는 '코로나19 방역 잘했다' '권력기관 개혁 잘했다' 두 가지였다. 그러니까 뜯어보면, 검찰개혁으로 지지율을 까먹은 게 아니다. 그럼 왜 부정평가하나, 잘못한 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부동산 못했다'고. 이건 민생경제 문제다. 추윤갈등은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이유밖에 안 됐다."

"검수완박 부패완판? 부패완멸 검수완박!"


▲ 지난해 12월 16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사실 국민들은 드라마 <비밀의 숲> 주인공 황시목 검사처럼 직접 현장을 헤집고 다니는 검사를 좋은 검사로 인식하지 않나. 민주당이 추진하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는 국민들 인식보다 앞서 나간 것 아닐까.

"현실에는 황시목 검사가 없다. 드라마에서 설정한 '검사다운 검사'는 뇌수술로 감정을 못 느끼는 검사다. 거기에 등장하는 다른 검사는 재벌인 처가를 동원해 권력과 명예를 추구한다. 예외적으로 검사다운 검사는 황시목인데, 뇌 일부를 들어냈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통해 오히려 구조적으로 좋은 검사는 있을 수 없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를 저 집단에서도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가. 수사를 통제받지 않는 검사는 더 이상 있어선 안 된다. 이미 외국에선 수사-기소가 분리됐다. 우리 검찰도 직접수사권을 내려놓고 수사지휘권을 통한 간접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수사권 박탈이 아니다."

- 그럼에도 '속도조절' 논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법무부 업무보고 때도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좀더 신중하게 가자'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천천히 하라는 말씀이 아니다. 수사-기소 분리는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검찰 수사인력이, 창피하게도 6000명이다. 수사청을 설치하려고 해도 그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하냐는 행정안전부와도 논의해야 한다. (문 대통령 말씀은) 그런 준비를 잘하면서 차질 없이 하라는 뜻이다.

5년 단임제에서 개혁은 천천히 하면 못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비정규직 2년 이상 사용금지' 조항을 담은 비정규직법을 만들었는데, 유예기간 3년을 뒀더니 시행 시점이 이명박 정부 때였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실업대란 일어난다'면서 (법 시행을) 막으려고 했다. 그거 다 겪어봐서 안다. 그러니까 이 정부 내에서 수사-기소 분리하면 되는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이 제한되는 때(2022년 1월)에 발맞춰서 꾸준히 하라는 말씀 같다."

- 보수야권 등은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윤석열 총장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부패완판(부패가 완전 판을 친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여덟 글자로 반박한다면?

"그대로 돌려준다면... '부패완멸 검수완박.' 부패를 완전히 박멸하려면 검수완박이 필요하다. 검찰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면서 사실 자기 허물은 감추지 않았나. 오늘 페이스북에도 썼지만, 부산 엘시티 사건만해도 부산에선 일찌감치 법조비리로 알려졌다. 그런데 박근혜 탄핵과 조기대선 국면에서 (검찰이) 덮어버렸다. 공여자가 돈을 준 사실과 대가성을 진술했는데도."

"임은정 배제, 박범계 장관이 즉각 수사지휘권 발동해야"

-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당시 증인에게 허위증언을 시켰다는 의혹도 검찰권 남용 문제다. 증인 한 명의 공소시효는 지난 6일 끝났고, 나머지 한 명도 3월 22일 완료되는데 대검 감찰은 지지부진해 보인다.

"허위증언했던 사람들이 용기를 내 지난해 4월 초 법무부에 진정서를 냈고, 제가 그걸 대검 감찰부에 내려보냈다. 정확하게 감찰 사안이었다. 그런데 검찰총장이 수사권한이 없는 대검 인권감독부에 넘기고, 이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한테 보내버렸다. 감찰 방해·회피, 수사 방해·회피다. 징계청구사유에도 포함했다. 그런데 대검 안에서 이뤄진 일이니까 당시 그 상황을 잘 아는 대검 차장이 징계위에 와서 증언을 해야 하는데 거부해서 징계의결서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대검 발령 후 감찰부로 간) 임은정 검사한테 이유 없이 계속 수사권을 안 주다가 박범계 장관이 서울중앙지검 겸임 발령을 해서 수사권을 주니까 또 방해하려고 사건을 대검 감찰3과로 보낸다. 임 검사가 항의했더니 회의를 여는데, 1만 쪽 가까운 분량을 조사한 사람은 배제한 채 딸랑 3일간 기록을 본 감찰과장이 (3월 6일 공소시효가 끝나는 증인 관련 검사들의) 불기소를 결정했다. 그걸 합리적 의사결정이라고 우기니... 저는 박범계 장관이 즉각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부 언론은 임은정 검사에게 '친정부 검사'란 딱지를 붙였고, 검찰에서도 사실상 '왕따'다.

"개인적 친분은 없다. 임 검사는 내부고발적인 글을 많이 쓰지 않았나. 검사는 내부평가가 좋아야 한다. 조직을 배신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승진하기도 어렵고, 나중에 개업하더라도 힘들다.

그런데도 임 검사가 끊임없이 조직 쇄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모습에 '감찰 적임자'라고 봤다. 하지만 인사를 하려니 내부 반발이 심해서... 여러 요소를 평가해보고, 제청 후 결재 받고, 발표만 정기인사와 2주 간격을 두고 했다. 또 (발표 시점의 차이는 있었지만, 인사 자체는) 마약부와 강력부의 우수한 여성 검사들과 동시에 발탁했다."

"법전 들고 현란하게 국민 속여... 윤석열이 만난 언론사주, 조중동 뿐 아니다"


▲ "검수완박 부패완판? 그대로 돌려준다면... "부패완멸 검수완박." 부패를 완전히 박멸하려면 검수완박이 필요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 유성호

- 이런 상황을 보면, 윤석열 총장 취임 후 검사동일체화가 더 심해진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검사동일체 원칙을 법에서 없앴지만, 특수부 카르텔 중심으로 더 강고해졌다. 현재 검찰의 신뢰 실추는 특수부 검사들이 다 만들었다. 나머지 검사들은 다 피해자다. '96만원 사건(검사들이 부적절한 술자리에 갔지만, 1회 100만 원 이상 금품을 받으면 직무연관성 등을 따지지 않고 처벌된다는 기준에 미달했다고 불기소됨)'처럼 가족이니까 다 봐준다. '내 새끼인데 내가 어떻게 해.' 조폭 논리다.

'윤석열 사단'이라고, OO라인은 들어봤어도 사단은(헛웃음)... 그런데 (법무부에) 들어가보니 정말 그렇더라. 사단이라 어지간한 일이 있어도 사표 내고 나가지 않는다. 언론은 (수사-기소 분리에 반발하는 검사들의) 줄사표 얘기를 했지만, 거의 안 나가지 않았나. 이들이 개혁에 저항도 하고, 너무 뻔뻔하게 헌법 가치를 유린하고 법치를 파괴하고 있다.

1990년대에 정치군인 시대가 막을 내렸고, 이후 30년 동안 우리 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대통령이 망가뜨린 헌정질서를 국민 스스로 촛불을 들어서 바로세웠다. 이런 나라에 정치 검사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비극적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민주진영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이걸 추윤갈등이라고 보수언론이 부추기니까 진짜 그런가보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 정치검사의 등장은 매우 위험하다?

"군인보다 더 심하다. 총칼이 아니라 법전을 들고 나와서 헌법 가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며 정치 전면에 노골적으로 등장해서 국민을 현란하게 속인다. 윤석열은 마지막 정치검사여야 한다."

- 단순히 윤석열 개인이 아니라 검사 집단이 정치의 한 축으로 등장하는 일이라고 보는가.

"그렇게까지 발전할지는 모르겠으나, '기획사표'라는 생각 안 드는가? 오늘 '절친' 석동현 변호사가 때맞춰서 '(2년 임기를 다 채우는) 7월이 아니라 지금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라디오 인터뷰하며 엄호하는 것이... 준비된 기획사퇴로 보인다. 윤석열은 언론사주를 조중동만 만난 게 아니라 매우 많이 만나고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3월 19일, 금 5: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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