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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추미애 "검찰총장을 감찰한다? 중간에 다 도망갔다, 한 명 빼고"
[인터뷰 ②] 공소장 공개 등 토론하지 못한 주제들, 그리고 소위 '추미애 라인'에 대하여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개혁의 필요성성에 대해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하면 국민이 피해본다"며 "민생을 위해서 한시 바삐 검찰개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성호

(서울=오마이뉴스) 박소희-안홍기 기자

(* 인터뷰 ①번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http://omn.kr/1se1z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하고만 정면충돌하지 않았다. 취임 직후 그는 국회의 울산 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제출 요구에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국회로 자료가 나가면, 언론으로 공소장이 흘러들어가는 관행을 끊겠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기자들은 노무현 정부 이후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공개됐던 자료를, 그것도 문재인 정부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사건의 공소장을 감춘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과 언론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그는 11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장관 시절) 제 발언권은 거의 봉쇄당했다"고도 표현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법무부 훈령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에도, 검찰개혁의 일환이었음에도, 제대로 된 질문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이라는 특수한 취재원과 가까웠던 법조기자단 덕분에 윤석열 총장이 가장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윤 총장이 알고 들어오는지 모르겠는데, 정치인이 되는 순간 투명수족관에 들어간 물고기다. 사방에서 다 관찰된다."

추 전 장관은 퇴임 후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마음을 위로하는 중'이라고도 줄곧 말했다. 그는 "지난 1년을 회고하면 정말 힘든 여정이었고, 솔직히 하루도 편한 날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윤 총장의 징계처분을 집행정지하는 법원 결정이 나왔을 때는 "진땀 나고 괴로우니까" 퇴근 후 정처없이 혼자 한강을 걷고 있다가 이용구 차관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 현직 시절 괴로웠는데도, 이제 전직인데도, 추 장관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하면 국민이 피해본다"며 "민생을 위해서 한시 바삐 검찰개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이라는 과제에 담긴 촛불혁명의 정신을 기억하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혼자 바쁘다"고 웃었다.

"공소장 공개? 그럼 개혁 없이 살면 된다"

- 소위 '추윤갈등' 뿐 아니라 울산 시장선거 개입 의혹 관련해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아서 비판도 많이 받았다. 사실 공소장 공개는 해왔던 일인데.

"하던 대로 할 거면 개혁 없이 그냥 살면 된다. 그리고 '비공개'라고 하지만 '제한공개(공소장 전문이 아닌 공소요지만 공개)'였다. 그동안 국회가 자료요구 방식으로 공소장을 전부 달라고 하면 그게 언론에 유출돼 피의사실이 그대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국 전 장관 시절 법무부 훈령으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고, 2019년 12월 1일부터 작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사건이 그 (적용) 사례가 됐다."

- 야권에선 '가자마자 정권 비호한다'고 했다.

"법무부 훈령은 내부 규정이다. 간부회의에서 '이걸 만들어놓고 안 지킬 거면 왜 만드나? 지키자'고 했더니 다들 '장관님 말씀이 맞다'더라. 그런데 제가 데리고 간 정책보좌관이 '이 사건으로 그러면 뭔가 감추려고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하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래서 제가 '저는 저를 보신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주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또 제가 당시에 공소장을 공개했으면 그 다음에 국회 자료요구가 왔을 때 아무도 (거부) 못한다. 지금은 바보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 (추미애가) 옳았다'고 평가해주겠죠."

- 공소장 비공개도 그렇고, 장관 시절 추진한 정책들 가운데 토론이 필요한 사안이 정말 많았지만 토론이 안 됐다.

"진짜...(헛웃음) 답답했다. 그 덕분에 엄청 많이 공부했다."

"언론이 질문을 안하고 프레임 씌워놓고 끝"

- 왜 그랬던 것 같은가.

"(언론이 제게) 질문을 안 한다. 프레임을 씌워놓고 끝이었다. 특히 검찰이 주요 취재원이었으니까 더 가까이 갔고, 그들의 논리에 경도돼 있던 것 아닐까. 공소장 비공개만해도 언론이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라는 한 축이 있고, 무죄추정 원칙을 지키고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어느 선에서 조화할 것이냐는 토론이 필요했다. 제가 한 마디 하면 '미국의 제도는 그렇지 않다'며 지엽적인 것까지 (논란을) 키우고... 그럼 토론이 딴 길로 새지 않나."

- '정치인 추미애'와 '장관 추미애'가 겪은 언론은 달랐나.

"수사-기소 분리만 해도 제가 지난해 이즈음 (법조기자단 간담회에서) 던진 화두였다. 지금 보니까 적나라하게 이해되지 않나. '통제받지 않는 수사는 인권을 침해하므로 수사-기소 분리가 당연하다'고. 그런 것들을 토론하지 않는 걸 보면서... 윤석열 총장 징계 청구 사유 하나하나도 엄청난 것들이었다. 부인 김건희씨 회사와 (최근 윤 총장이 첫 단독 인터뷰를 한) <국민일보>와의 관계만해도 언론에선 부패사건으로 다루지 않는다.

다른 사건은 사건이 아닌 것도 키워서 퇴로가 없게 만들어서 억지 수사, 인권침해 수사하게 하고 해야 할 수사는 입을 다물어버리게 하는데, 그 특권을 검찰총장이 제일 많이 누리고 나갔다.

그런데 윤 총장이 알고 들어오는지 모르겠는데, 정치인이 되는 순간 투명수족관에 들어간 물고기다. 사방에서 다 관찰된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제 예외, 특권, 반칙은 누릴 수 없고 누가 엄호해주지 않는다."

- 하지만 법조계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못 믿겠다'고 했다.

"제 발언권은 거의 봉쇄당했다. 공소장만 해도... 특히 울산사건은 제가 당 대표여서 너무 잘 알고 있다. 당 시스템대로 공천했고 여론조사를 굉장히 세게 돌렸는데 송철호 후보가 압도적으로 1위였다. 여러 차례 출마해서 인지도도 높았고. 그런 선거에는 공약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차별화할 필요도 없었다. (울산사건) 수사가 너무 과했다. 저까지 수사하려고 검찰이 우리 당직자를 7시간인가 조사하고 그랬다. 그러니 공소장이 공개되면 차라리 저한테도 좀 나았다."

- 충분히 반박할 수 있었다는 뜻인가.

"그렇다. 하지만 공소장을 공개했다는 선례를 제가 남기면, 개혁은 어렵다. 저도 못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하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2020년 12월 24일 "정처없이 걷는데... 전화가 왔다"


▲ 점심때 함께 나가는 추미애 장관과 이용구 차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점심때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에서 함께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 퇴임 전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마음을 위로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어떤 점이 힘들었나.

"많죠."

- 가장 극적인 장면을 꼽자면 징계 청구한 날, 그리고 법원이 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날 같은데.

"다 힘들었다. 징계청구 이전에 감찰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 감찰을 하는 분들도 되게 힘들어 했다. 검사들이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소신도 있어야 하고, '조직의 배신자'라는 따가운 질책을 극복할 마음이 없으면 힘들다. (검찰은) 여느 집단과 다르지 않나?(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또 장관은 정무직이라 언제든지 관둘 수 있고, 보호막이 될 수 없지만 조직은 영원하다. 그런 조직을 감찰한다? 쉽게 할 수 없다. 중간에 다 도망갔다.

그런데도 끝까지 해준 사람은 대단한 거다. (법무부 감찰담당관) 박은정 검사가 그랬다. 단단한 결기,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 그건 대단한 용기였다. 사실 장관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다 마지막에 결과를 보고받을 뿐이다. 개입할 수도, 쉽게 격려해줄 수도 없다.

그런데 같이 합류한 검사마저 등을 돌렸을 때... 박 검사가 정말 괴로웠을 거다. 나중에 보니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뼈만 남았더라. 참 미안하고, 제가 저 상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 모든 게 저한테는 괴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11월 24일 징계 청구하고 딱 한 달 뒤인 12월 24일에... 저도 진땀 나고 괴로우니까 그날 퇴근 뒤에 막무가내로 몇 시간째 한강을 걷고 있었다. 정처없이 혼자서."

- 광진구 자택에서 출발했을 테고, 어디까지 갔나.

"그건 모르겠다(웃음). 계속 걷고 있는데 차관이 전화해선 '장관님, 잘 안 됐다'고 했다. 저는 참여 못했지만, 차관은 징계위원인데 얼마나 괴로웠겠나. 또 본인 소신은 '(윤 총장 징계 사유가) 해임에 상당하다'였고, 저도 그렇게 봤다.

그러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정직으로 낮췄는데 이마저도 집행정치 신청이 받아들여지니까 징계위원들은 정말 난감했던 모양이다. 장관으로선 그렇게 (직접 사안을) 맞닥뜨린 분들을 위로해줄 수밖에 없었고, 제가 힘들다는 표시를 할 수 없었다. 지난 1년을 회고하면... 정말 힘든 여정이었고, 솔직히 하루도 편한 날은 없었다."

"틀려서 혼자 남는 게 아냐... 나라도 하려는 절박감 때문"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법무부 장관 이후 1년 동안 놓쳤던 외교 안보, 경제, 일자리 문제에 대해 정치인은 늘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며 “어떤 메시지로 희망을 주고 대안을 제시할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성호

- 국회의원 시절에도 그렇고, 혼자 싸우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박은정 검사도 그렇고 비슷하다. 다 조직의 배신자가 되기 싫으니까 왔다가도 겁먹고 가버려서 혼자 남아서 해야 하고. 그 사람이 틀려서 혼자 남은 게 아니다. 누군가 맞서야 하는데, 누구도 맞서지 않는 상황에서 '나라도 안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게 소명의식이다. 그 절박감. 그때는 국민만 믿고 가는 거다. 절박할 때 소명의식이라고 하지, 소명의식이 등 따뜻하고 배부를 때 생길까. 그러니까 마지막에는 2800명 검사 가운데 정말 소수만 남았다."

- 사람들은 그 검사들을 '추미애 라인'이라고 부른다.

"그 불이익도 감수한 거다. 장관 라인이 된다고 한들, 장관은 그 직후에 나가버렸는데. 보호막이 없어져 버렸는데."

- 페이스북 프로필에서도 '휘어지면서 바람을 이겨내는 대나무보다는 바람에 부서지는 참나무로 살겠다'고 했더라. 보통은 대나무처럼 유연하게 버티지 않나.

"바람을 회피하면서 버티는 방법도 있지만, 정면으로 맞닥뜨리면서 버티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제가 (힘들다고) 숨어버리면 저한테는 유리하지만 사회적으로 깨달음은 제공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알려야지 사람들이 관심 갖는다.

그래서 회피하지 않았더니 보람은 뭐냐. 개복을 다 했다. 이 엄청난 환부를 열어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장 났다고 알려지는 데까지 오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수사-기소 분리 그런 걸 그냥 필요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이런 상황들이 되니까, 해야 된다고 느낀 거다. 어찌 보면 개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 인터뷰 시작할 때부터 줄곧 '촛불정신'을 말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검찰개혁이란 대형 과제가 추진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시민들의 삶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이 이렇게 정치놀음하고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 선택적 봐주기를 하면 국민이 피해본다. 많은 민생사건이 적체될 수밖에 없다. 소수의 검사는 1년에 딱 몇 건만 하고 이름 얻어 출세하고, 누구 사단 들어가서 꽃보직 받고, 나가서도 그 카르텔 속에서 1년에 100억 원은 쉽게 벌고 그러면, 다른 검사들은 '왜 내가 저 캐비닛 속 사건이랑 밤새 씨름해'라며 허탈해한다. 그러면 범죄 피해자들의 사건 처리가 빨리 안 되고, 결국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다. 검찰개혁 때문에 민생이 외면당하는 게 아니라 민생을 위해서 한시 바삐 검찰 개혁이 돼야 한다."

- 장관에서 물러났는데도 강한 검찰개혁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은... 대선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나.

"그 질문은 너무 앞서 나갔다. 제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이렇게 세 분의 대통령을 만드는 일이 시대의 과제를 푸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매진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 때는 촛불광장에서 촛불시민과 함께하며 그들의 간절한 눈빛을 한 순간도 잊지 않으려고 했다.

법무부 장관 이후에는... 제가 1년 동안 좀 놓쳤던 외교 안보 문제나 경제, 일자리 문제 등의 대안으로... 정치인은 늘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에 매몰돼선 안 되고, 내가 억울해도 억울함과 분노를 승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그걸 나날이 준비하니까 혼자 바쁘다(웃음)"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3월 25일, 목 6:3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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