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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김구 암살범 안두희 수기가 65년 만에 다시 나온 이유
[서평] 위서로 알려졌는데도 재출간 된 '시역의 고민'

(서울=오마이뉴스) 김경준 기자 = 1949년 6월 26일 대한민국 육군 소위 안두희의 총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가 쓰러졌다.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며 해방 정국에서 이승만과 나란히 민족지도자로 활약했던 김구가 동포 청년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한국현대사의 비극이었다.

김구라는 정치적 거물의 암살 사건이었던 만큼 사건의 진실에 세인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은 안두희의 '우발적 단독 범행'이라 규정하고 조사를 서둘러 끝내 버렸고, 결국 김구 암살 사건은 현대사의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남고 말았다.

그런데 김구 서거 6년 뒤인 1955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바로 범인 안두희가 사건의 진상을 고백한 수기 <시역(弑逆)의 고민(苦悶)>이다.

65년 만에 부활한 <시역의 고민>

<시역의 고민>은 안두희가 김구를 암살한 직후인 1949년 6월 27일부터 재판 하루 전인 8월 2일까지의 옥중일기를 엮은 책이다. 6.25 전쟁이 끝나고 안두희가 소령으로 예편한 1954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편집 등의 준비를 거쳐 1955년 10월, 학예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안두희는 "순수한 나 자의의 행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모 고위층 인물에 사주된 범의'이니 '모 군부의 지령에 의한 범행'이니 하는 왜곡된 풍설이 유포됨에 따라 "비록 낭설일지라도 이것이 일방적으로 자라고 자라다가 나중에 진담처럼 화하여 버릴까" 두려운 마음에 출판을 결행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안두희는 이 책에서 김구 암살은 자신의 신념에 입각해 단독으로 행한 것이며 배후는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책은 출판 당시부터 조작 논란이 있었고, 1992년에는 김창룡 등 군부에서 조직적으로 대필 작업에 참여하였음을 안두희가 직접 증언한 바, 사실상 위서로 판명나 사료적 가치를 상실한 지 오래였다.


▲ 65년 만에 <나는 왜 김구 선생을 사살했나>라는 개정판으로 재출간된 <시역의 고민> ⓒ 타임라인

그런데 최근 이 책이 65년 만에 <나는 왜 김구 선생을 사살했나>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개정판으로 재출간됐다.

4.19 이후 민족주의가 득세하며 특정 정치•이념 세력에 의해 조작 또는 저자가 의도를 갖고 창작한 위작으로 매도 사장된 채, 한 갑자 60년 이상을 세인들의 관심에서 삭제되어 왔다. 그러나 일기문 전체에 담긴 저자의 고뇌와 출판을 둘러싼 낭설과 왜곡, 중상모략에 대비코자 한 저자의 진심은 우리 사회 지성의 양심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행위 주체로서 안두희의 독자적 결단이고, 그 나름의 충심에 바탕한 의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출판사 서평 中

김구 암살 사건이 현대사의 대표적 미제 사건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역사학계의 진상 규명 노력으로 안두희의 단독 범행이 아닌 이승만 정권 차원의 범죄라는 사실은 밝혀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출판사가 65년 만에 이 책을 다시 펴내며 '진실'을 이야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취재 결과, 출판사 측은 이 책을 둘러싼 위서 논란에 대해 "일부 학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보이는 까닭에 그것을 정설로 굳히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 책은 자신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는 안두희 본인의 자백에 대해서도 "납치와 테러라는 폭력적 상황에서 자기가 했다고 했지만, 그런 상황 뒤에는 매번 다시 부인한 걸로 알고 있다"며 증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구 암살 사건의 진실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판단하여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출판사의 주장대로 <시역의 고민>이 위서라는 이야기는 근거가 부족한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불과한 것일까?

<시역의 고민>을 부정했던 안두희


▲ 1949년 8월 3일, 백범 김구 암살 사건에 대한 재판 당시 범인 안두희의 모습 (1949년 8월 4일자 『동아일보 』보도사진) ⓒ 동아일보

안두희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진상을 밝히라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테이프 분량 121개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육성 증언을 남겼다. 소위 <마지막 증언>으로 불리는 이 육성 증언을 통해 안두희는 그동안의 진술들이 모두 허위였음을 고백했다. 여기에는 그가 집필했던 <시역의 고민>도 물론 포함되는 것이었다.

"과거에 내가 썼다는 책도 그렇고, 과거에 신문에서 발표하고, 공개석상에서 답변하고 발표한 사건 모두가 허위 진술이었던 것을 이 자리에서 솔직히 고백하면서..." - <마지막 증언> 181

"특무부대니 뭐 김창룡이니 인천에 김일한이니 이 사람들의 종용과…권고가 있어서 쓰긴 썼지만, 맨 첨에는 나두 거 쓸 맘이 있어 썼습니다. 나중에 책이 돼서 나온 걸 보니까…내가 쓴 원고와 판판 딴 원고이고…이승만 정권에 좋게 얘기했다는 것, 그것을 차제에 특기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 증언> 189

"내가 쓴 책이 아니구, 한 절반 이상은 전부 다 그 사람들이 전부 거저 마음대로 고쳐 쓰고서, 그 대신 그저 많이 팔렸으니까, 여기에 대한 무슨 원고값이다 하구서 이제 우리 집을 쪼끔 도와줬다는 것, 생활비 쪼금 봐 줬다는 것, 이것을 여기서 또 재삼 강조하구 강조하는 것입니다." - <마지막 증언> 189

즉 <시역의 고민>은 특무대 김창룡 등의 권유에 의해 본인이 집필하기는 하였으나, 막상 출간된 책은 자신이 쓴 원고와도 달랐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책은 특무대에 의해 조작된 위서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당시 특무대는 왜 사건 발생 6년이나 지난 시점에 안두희의 이름을 빌려 위서 조작을 감행했을까. 당시는 제3대 정•부통령 선거(1956년 5월 15일)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즉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구 암살 사건이 다시 불거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안두희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승만이 대통령 출마하는 데 장차 투표 표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서적의 하나라는 것을 여기서 한 번 더 강조하고…" - <마지막 증언> 189

안두희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언들

물론 안두희의 증언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출판사의 주장대로라면 이 증언 역시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생전의 안두희는 수차례 증언을 남겼지만 증언에 일관성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그는 1992년 4월 12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미군 OSS 중령으로부터 김구 암살 암시를 받았다"며 미국 연루설을 언급하였지만, 불과 사흘 뒤 가진 인터뷰에서는 "OSS니 CIA니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보고 안 것"이라며 증언을 뒤엎었다.

그러나 역사학자 도진순은 다양한 증언과 문헌자료를 비교 검토하면서 <마지막 증언>이 "그의 수준에서는 가장 진실된" 것이라 판단한 바 있다. 특히 <시역의 고민>이 조작된 위서라는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안두희의 증언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이미 사건 관련자들의 증언에 의해 대략적인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안두희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김구 암살이 자신의 신념에서 비롯된 단독 범행이었음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당연히 배후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심지어는 군부에서 시켰다는 둥 대통령이 사주하였다는 둥 별의별 말이 다 떠도는 모양이다. 참으로 미안하고 황송스러운 일이다. 군부의 체면도 체면이려니와 미천한 나의 자의에 의한 범행이 대통령의 위신에까지 언급케 된다는 것은 무엇이라 사죄하여야 옳으랴. (…중략…) '이 대통령께서의 사주'라니 될 말인가. 참으로 뼈가 저리다. 대통령께서 이 말을 들으신다면 얼마나 宸襟(임금의 마음)이 어지러우시랴. 나는 김구 선생을 살해한 죄에만 그치지 못하고 또 한 가지 대통령의 위신을 더럽힌 죄를 겸하게 된 것이 아닌가." - 안두희, <나는 왜 김구 선생을 사살했나>, 117~120쪽.

그러나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뒤, 전봉덕(사건 당시 헌병부사령관), 노엽(사건 당시 안두희를 심문한 특무대 대위), 김종만(사건 당시 안두희의 변호인) 등 당시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김구 암살 사건은 안두희의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결정적인 스모킹건은 김구 암살 사건의 실무를 담당했던 행동대원 홍종만의 양심고백이었다. 그는 1974년에 쓴 수기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폭로했다. 그의 폭로에 의하면 김구 암살 사건은 김지웅(정치 브로커)이 각본을 짜고 장은산(포병사령관)이 지시했으며 일부 정치인과 신성모(국방부 장관)가 개입하여 세 차례의 시도 끝에 이뤄진 계획 범행이었다는 것이다.

사건 가담자 중 한 명이었던 홍종만의 고백은 그때까지 단독 범행임을 주장하던 안두희와 이승만 정권의 일관된 입장을 뒤엎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안두희의 우발적 단독 범행이었음을 주장하기 위해 집필된 <시역의 고민> 역시 자연스레 그 주장의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출간된 <시역의 고민>이 갖는 의미?

김구 암살 사건이 현대사의 대표 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문헌 증거가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두희의 심문기록은 물론 재판기록조차 현존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안두희가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증언과 당시 사건 가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김구 암살 사건의 대략적인 실체는 밝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김구 암살 사건은 김구와 한국독립당 세력을 경계한 이승만 정권이 군부를 주축으로 감행한 정권 차원의 살인사건이었다.

따라서 이미 위서로 판명 난 <시역의 고민>을 가지고 김구 암살 사건을 재조명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결국 <시역의 고민>에 담겨 있는 안두희의 논리는 위서 조작을 감행하면서까지 김구 암살을 정당화하고자 했던 이승만 정권의 논리였다.

따라서 굳이 이 책의 출간 의미를 찾는다면, 당시 이승만 정권이 김구와 한독당 세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그들이 왜 김구를 제거하려고 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료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 도진순, 「백범 김구 시해사건과 관련된 안두희 증언에 대한 분석」, 『성곡논총』 27, 성곡학술문화재단, 1996.
 
 

올려짐: 2021년 4월 23일, 금 5: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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