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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울먹인 조민·정경심, 깊은 한숨 조국... 법정에 모인 부모와 딸
[공판 현장] 검-변, 조씨 증언거부권 놓고 공방... 재판부 "조민에 대한 검사 신문 불필요"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 전 장관 부부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입시비리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서울=오마이뉴스) 강현주 기자 = 조민 : "재작년부터 시작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저와 제 가족은 시도 때도 없이 공격받아왔습니다 ...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활동했을 뿐인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증인석에 앉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피고인석에는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앉아있었다. 이들은 발언하는 조씨를 내내 가만히 쳐다봤다. '입시비리' 혐의로 부모 재판의 법정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조씨는 약 1분간 증언거부 사유를 읊었다.

현재 구속 중인 정 교수를 가리켜 "오랜만에 제 어머니 얼굴을 보게 된다. 많이, 많이 보고 싶다"고 했다. 조씨가 이 말과 함께 울먹이자, 정 교수는 눈물을 참는 듯 수차례 눈을 깜박이면서 천장을 올려다봤다. 이후 조씨의 증언 거부 사유가 받아들여져 그가 법정을 떠난 직후에는, 조 전 장관이 책상 아래를 바라보며 깊게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였다.

조민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딸인 제 증언 적절치 않아"

조 전 장관 일가족이 법정에 서게 된 이번 재판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조씨는 지난 22일 재판 출석에 앞서 법원에 증인보호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조씨는 취재진 접근이 제한된 비공개 통로를 통해 법정 출석했다.

재판장이 "증인 조민씨, 증인석으로 나와라"고 호명하자 조씨가 비공개 통로를 이용해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가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그는 "모든 증언에 대해 거부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앞선 증언 거부 사유를 밝혔다. 그간의 검찰 수사로 인해 본인이 느꼈던 고충도 언급했다.

"(검찰 수사로 인해) 제 고등학교 시절, 대학교 시절 활동이 다 파헤쳐졌다.... 저와 제 가족들이 사는 곳, 그리고 일하는 곳에서 여러가지 일들을 당해야 했다. 재판에 유리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제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어 조씨는 "(법정에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부모님이 기소된 이 법정에서 딸인 제가 증언을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들었다"면서 거부 사유를 명확히 소명했다. 발언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재판부 "증언거부 인정... 조민 신문 무용한 절차로 보여"

조씨의 발언이 끝나자 검찰과 변호인이 날카롭게 대립했다. 먼저 검찰에서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원신혜 검사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조국, 정경심, 그리고 증인 사이에 (입시비리에 대한) 역할 분담 및 공모관계가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하므로, 본 법정에서 개개항목에 대한 신문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증인까지 모두가 결백하다면, 증언을 거부할 게 아니라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주장하고 소명하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측 김강대 변호사는 "이미 조민씨는 검찰에서 일방적 신문을 받았고 이게 피의자 신문조서로 남아있다. 피고인들은 조서 내용에 동의한 상태다"라며 "그런 상황에 딸을 법정 증인으로 불러낸 뒤 그의 입을 통해 부모의 죄상을 밝히겠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 검찰이 공개된 법정에서 온 가족이 함께 법정에 선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라고 맞받았다.

나아가 김 변호사는 "혹여 조민씨 증언 내용이 추후 확정된 (혐의) 사실과 달라지면 증인으로 나온 조민씨가 위증죄로 기소될 우려도 있다"면서 "예외적인 경우에 증인은 전체 신문에 대해 거부할 수 있다. 이 사안은 그에 해당되기에 증언 거부권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10분간의 논의 끝에 이날 오전에 진행되기로 한 조씨 신문을 중단했다. 재판부는 "검사 신문사항을 확인했는데, 모두 증인이나 증인 부모가 형사처벌을 받을 염려가 있는 사항에 대한 질문으로 보인다"라며 "증인은 이에 대한 개개의 신문 사항 모두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현한 걸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의 모든 신문사항에 대한 증인의 거부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이상, (신문 사항을) 법정서 하나하나 묻고 증인으로부터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답변을 듣는 건 무용한 절차로 보이고, 증거 가치도 없다고 보인다"면서 "증인의 거부권 행사를 인정해서 이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 신문이 불필요하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오후 재판에는 한인섭 한국 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이 법정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한 원장은 조민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 발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 원장 또한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원장은 정 교수 단독으로 기소됐던 1심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것 등을 우려해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6월 28일, 월 9:0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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