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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다른 교회 목사 설교 듣는 교인들 "깨달음 주고, 언행일치해서"
"주일성수 규율하고 붙잡던 시대 지나…교인들은 위로와 공감 주는 목회자 찾아갈 것"

(서울=뉴스앤조이) 최승현 기자 =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온라인 예배를 고려해 본 적 없던 시골 교회마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비대면으로 예배를 여는 등 신앙생활 형태를 크게 바꿔 놓았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접근성 측면에서 편리한 '유튜브'가 가장 대중적인 예배 참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웬만한 교회는 자체 채널을 만들어 설교·찬양 등을 송출하며 교인과 소통하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코로나 발발 이후 유튜브를 이용하는 한국교회 현황을 살펴봤다. 유튜브 통계 제공 사이트 플레이보드와 소셜블레이드 데이터를 활용해 비대면 예배 시기 비대면 예배 시기(2020년 3월 8일, 2020년 8월 30일, 2020년 12월 20일, 2021년 7월 25일)와 제한적으로나마 현장 예배를 연 시기(2020년 5월 10일, 2020년 10월 18일, 2021년 3월 7일)를 비교해 봤다.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꿈의교회(김학중 목사),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만나교회(김병삼 목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제자광성교회(박한수 목사)는 비대면 예배 기간 동시 시청자 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온라인 예배가 보편화하면서 대부분의 교회 유튜브 채널 구독자와 주일예배 평균 시청자 수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명 목회자의 설교 여부에 따라 온라인 예배 참석자 수도 큰 폭으로 변동하는 등 특징이 있었다. 특히 미디어와 온라인 콘텐츠를 앞세운 교회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전통적인 이미지의 대형 교회 지형이 재편될 가능성도 보였다. 이번 기사에는 다른 교회 목사 설교 듣는 교인들과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목사들의 입장을 다룬다. - 기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경기도에 사는 30대 남성 A는 가끔 청파교회(김기석 목사) 설교를 듣는다. A는 아내와 300~400명 규모의 교회에 다니지만, 담임목사 설교가 지루하고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고 했다. A는 "출석 교회 목사님의 설교 패턴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예배 끝나는 시간을 맞춰야 하니까 했던 말씀을 반복하시거나 시간을 끄는 게 보일 때가 있다. 같이 예배를 하는 아내도 '목사님 오늘 또 저 얘기하시네' 같은 말을 종종 한다. 그래서 가끔 청파교회 온라인 예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A는 "김기석 목사 설교는 단순히 '믿으면 다 된다'는 식이 아니다. '이래서 믿어야 하는구나, 이런 게 믿음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적이 있어서 좋았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나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해 주는 말들이 있었다. 아내도 비슷한 반응이었다"고 했다.

20대 여성 B는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온라인 예배에 참여한다. 화려한 예배당과 다소 올드한 분위기는 자신과 맞지 않지만, 설교가 좋아서 찾아듣는다고 했다. B는 "사실 대형 건축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는 했다. 광화문 지나다닐 때마다 '저 교회는 무슨 돈을 저렇게 많이 들여서 예배당을 짓나' 혼잣말도 하곤 했는데, 우연히 온라인 예배를 보니 목사님 설교가 너무 좋더라. 개인적으로는 내용을 정리하고 요점을 설명하는 분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C는 일요일에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설교를 듣는다. C는 "이찬수 목사의 언행이 비교적 일치한다고 느껴서" 설교를 찾아듣는다고 했다. 그는 "설교가 10이라면 삶에서 실행하는 게 90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재단을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고, 교회를 분립 개척해서 파송하는 등의 행동을 보면서 '잘한다'고 봤다. 자신의 인간적인 한계가 명확하다고 스스로 고백한 점도 와닿았다"고 말했다.


▲ '예배를 고를 수 있는' 시대, 교인들은 익숙했던 교회 대신 위로와 공감이 있는 교회를 선택하기도 한다. 사진 출처 언스플래시(Aaron Burden)

코로나19가 한국교회 생태계도 바꾸고 있다. 교인들은 기존에 다니던 교회 담장을 넘어 마치 쇼핑하듯이 다른 교회 목사 설교를 찾아 듣고 있다. <뉴스앤조이> 취재에 응한 이들은 '좋은 설교'에 갈급해했다. 동시에 설교자의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인식도 갖고 있었다. 실제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인 교회 목사들의 경우 대개 설교로 정평이 나 있거나, 인품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아 왔다. 또, 대체로 교회 안팎에서 별다른 사건 사고도 없었다.

코로나와 함께 의도하지 않은 성장을 경험하게 된 교회 목사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꿈의교회(김학중 목사)의 온라인 예배 참석자 수는 지난해 3월만 해도 3000명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만 2000여 명이 예배를 시청하고 있다. 김학중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질책하는 설교는 많이 하지 않았다.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다 보니 교인들이 관심을 가져 준 것 같다. 이런 것을 보면 앞으로는 오프라인으로 유명했던 교회보다 위로를 주고 공감을 주는 목회자들에게 교인들이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파감리교회 주일 오전 예배에는 3000명이 온라인 참석한다. 이는 등록 교인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김기석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오프라인 예배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강요하거나 윽박지르거나 몰상식한 얘기를 듣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위로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CBS 유튜브 채널 '잘잘법(잘 믿고 잘사는 법)'에 출연하는 등 미디어에 몇 번 더 노출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청파교회를 찾는 것 같다며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이제 1960~1970년대 기복주의적 방식, '삼박자 축복' 같은 것으로는 교회가 사람들에게 삶의 공허함을 채워 줄 수 없다. 제도로서의 종교가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을 채워 주는 곳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삼일교회도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2020년 1월 1만 3000명에서 2021년 8월 4만 3000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예배 시청 인원 역시 지난해 3월 자발적 비대면 예배 시절과 비교해 40% 이상 늘었다.

송태근 목사는 "이번 팬데믹 상황에서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로 몰리는 것은, 그동안 종교성을 기반으로 했던 거품이 빠지는 현상이다. 코로나라는 물리적 상황에 의해 과열·과장·과잉됐던 거품이 빠지면서, 관습적으로 붙잡아 두던 신앙은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콘텐츠로 승부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교회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로컬 처치'에 매몰돼 있던 인식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계를 연구해 온 학자들은 특정 교회에 시청자가 몰리는 것이 그동안 쌓여 온 한국교회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조회 수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짓거나 우열을 매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히려 이런 현상을 분석해, 교인들과 일반 대중 시청자가 어떤 목소리와 메시지를 원하는지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온라인 예배의 활성화는 출석을 잘해야 믿음이 좋다는 기존의 규율을 깨뜨리고 있다. 현장 목회자들과 전문가들은 교인을 얽매는 신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상관 없음).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이사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집회 횟수를 늘리고, 신자들의 출석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해 왔다. 이 때문에 집회에 자주 오지 않고 출석률이 낮은 사람은 죄의식이 생기거나, 교회 안 가면 마음이 이상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규율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장기간 나가지 않아도 죄의식이 생기지 않는 담론이 정당성을 얻기 시작해 이런 현상이 벌어졌고,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김상덕 연구실장은 "온라인 예배 시청 현상이 좋거나 나쁘다고 따지기 전에, 앞으로 이런 현상이 보편화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비대면·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은 점차 확대되고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모든 예배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대체·병행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TV 프로그램 고르듯이 좋아하는 목회자 말씀을 보겠다는 것 자체를 나쁘게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런 현상은 과거부터 있었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예배를 수용하는 태도와 온라인 예배를 통해 어떤 콘텐츠를 전달하느냐다. 앞으로의 미디어는 일반 대중과 시민에게 힘이 되고 지혜가 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려면 당연히 말과 삶이 일치하는 목회자여야 대중의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1년 8월 23일, 월 2: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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