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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이낙연의 짧지만 굵은 지지연설 "야당보다 더 겸손합시다"
[선대위 출범식] 힘 합친 경선 경쟁자들… 박용진 "약자 위한 정당으로"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낙연 상임고문 등과 나란히 서 박수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서울=오마이뉴스) 김성욱 기자 = "민주당에는 민주당만의 내부 문화가 있습니다. 경쟁할 때 경쟁해도, 하나될 땐 하나가 됐습니다."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 끝에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2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출범식 연단에 선 이낙연 전 대표였다. 당내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 중에서다.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 행사에서 지지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동지"라며 "이재명 동지와 함께 민주당답게 승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 평소 '태도'를 중시하는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동시에 당과 후보에 대한 고언을 남겼다.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른 이낙연 상임고문이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오늘 저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한 가지만 제안 드립니다. 우리 민주당이 야당들보다 더 겸손해지기를 저는 바랍니다. 경선 이후 3주 동안 저는 국민들만 살피며 조용히 지냈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마음과 달리 여야 정당들은 그들만의 성에 갇혀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것이 국민의 눈에는 오만과 독선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안에 머문다고 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을 열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의 눈으로 국가와 민생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당의 정신, 민주당의 문화를 지키고 가꿀 수 있습니다."

객석에선 다시 한 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짧지만 묵직한 연설을 마친 이 전 대표는 조용히 자리로 돌아갔다. 경선 때 이 전 대표와 감정싸움까지 벌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직후에 이어진 자신의 연설 때 "방금 이낙연 후보께서 국민에게 자세를 낮추고 반드시 승리하자는 말씀을 주셨을 때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약자들을 위한 정당이 됩시다!" 외친 박용진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른 박용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 연설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또 한 번 참석자들의 큰 환호를 받은 연설이 있었다. 역시 경선 내내 이재명 후보와 각을 세웠던 박용진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지금 우리 앞에 두 가지 여론조사 지표가 놓여있다"라며 "하나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 여론이 정권유지를 바라는 여론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50%를 넘는 국민들이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박 의원은 "첫 번째 지표를 우리는 두려워해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라며 "세 번의 전국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의 믿음과 사랑, 지지, 신뢰에 제대로 눈맞춰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두 번째 지표 앞에선 변화를 다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라는 말을 우리는 압니다. 변화하지 못하면 죽을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기살기로 변화해야 합니다.

이재명은 변화를 상징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삶과 그의 정치역정이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변화와 개혁의 정당입니다. 국민들은 그런 우리 민주당을 사랑하고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도 똑같은 것 아니야? 선거 몇 번 이기더니 나태해지고 달라진 것 아니야?' 하고 질타하고 계십니다."

박 의원의 진지한 연설에 장내가 집중했다.

"우리 다짐합시다. 산업재해, 고용불안,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아닌 그 어떤 울타리에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정당이 됩시다!

우리,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치부되고 있는 사람들, '프리랜서'라고 하는 그럴싸한 이름, '플랫폼 노동자'라는 그럴싸한 표현만 있지 아무런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새로운 노동자들과 젊은 사람들의 정당이 됩시다!

우리, 절망적 상황에 좌절하고 있는 지방대학생들의 정당이 됩시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신청서를 앞에 두고 망설여야 하는 젊은 엄마와 아빠들의 정당이 됩시다. 불안한 미래에 힘들어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사다리가 돼줍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 희망이 생기고 국민들께서 민주당의 변화를 믿을 것입니다. 그 맨 앞에 이재명 후보를 앞세워 반드시 승리합시다!"

박 후보는 "독한 말을 앞세우고 증오를 뿜어내는 독한 사람들의 정치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상식이 실현되는, 착한 사람들의 연대가 힘을 발휘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갑시다"라고 외쳤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함께 약자들을 위한 정당, 미래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돼 반드시 승리하자"라며 "저도 힘을 보태겠다. 아니 제가 앞장서겠다. 원팀을 넘어 빅팀으로, 빅팀을 넘어 윈팀으로 나가자"면서 연설을 끝마쳤다.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사회자 한준호 의원은 이 연설 뒤 "경선 때도 제가 여러 번 사회를 봤는데, 박 의원 연설 중 오늘이 최고였던 것 같다"고 해 좌중을 웃겼다. 박 의원은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사회대개혁' 주문한 추미애 "국회의원 면책특권, 불체포특권부터 없애야"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른 추미애 명예선거대책위원장(사진 왼쪽)과 정세균 상임고문이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선대위 상임고문이 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지연설에서 "기득권 세력이 반칙과 특권을 되살리고자 발버둥치고 있다. 다시 검찰의 나라, 다시 수구언론의 나라로 되돌아갈 수 없다"라며 "이재명 후보는 후보 스스로 여기까지 왔다. 이제 우리가 이재명 후보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선대위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은 추미애 전 장관은 지지연설에서 "사회대개혁의 완수와 함께 사회대전환을 이룩하는 새로운 개혁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라며 "당원동지 여러분께 선택 받은 이재명 후보가 그 적임자라고 호소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도 하지 못한다"라며 "국회의원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부터 당장 없애달라"는 등 구체적인 사안까지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또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점 검찰총장을 겨냥해 "최고 사정기관 책임자가 제 식구의 불법을 감사고 진실을 덮기 위해 청부고발까지 저질렀다는 의혹 앞에 수사를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도 했다.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하기로 한 김두관 의원은 "민주당에게 쉬운 대선 승리는 없었다"라며 "승리를 만들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모이고 쌓일 때만 승리했다. 저부터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는 길의 디딤돌이 되겠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당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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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짐: 2021년 11월 02일, 화 4: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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