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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친구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어제는 갑자기 딸의 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손자를 보러 갔습니다. 딸 내외에게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자유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녀석이 저를 빤히 쳐다봅니다. 그러더니 소리를 지르며 좋아합니다. 녀석이 기분이 좋으면 내는 소리가 있습니다. 연신 그 소리를 내며 즐거워합니다. 엄마가 그 모습을 신기해 합니다. 엄마한테도 하지 않는 행동을 할아버지인 제게 하기 때문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엄마보다 할아버지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녀석이 참 이상한 녀석이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참을 안아주었습니다. 도무지 떨어지질 않습니다. 내려놓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돌아서 달려듭니다. 안아주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안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관심을 보이는 것들에는 멈추어서 그것을 만지게 합니다. 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아이를 안고 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녀석이 나를 그토록 좋아하는데 녀석이 좋아하는 걸 안 해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 올 때는 그 녀석과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녀석이 슬퍼할까 봐 그렇습니다. 그렇게 얼른 집을 나와 돌아왔습니다. 돌아서면 눈에 밟히는 녀석이 되었습니다.

저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해본 일이 정말 처음인 것 같습니다. 녀석은 주님이 제게 파견한 특별 과외교사입니다. 물론 사랑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그런데 녀석이 그렇게 저를 좋아하는 것이 저는 정말 미안합니다. 왜 녀석이 나를 그토록 좋아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엄마 아빠는 물론 모두가 그 녀석을 사랑하는데 왜 유별나게 저를 좋아할까요.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저는 녀석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제가 녀석을 사랑하고 녀석도 저를 그토록 좋아하는데 왜 제 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걸까요.

저는 그것이 사랑의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 본 영화의 제목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All mine to give"입니다. 우리말 제목은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입니다. 번역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좋은 번역도 가능하겠지만 그 정도면 충분히 그 의미를 담아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랑이 가지는 속성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말입니다. 사랑은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속이 시원하지 않습니다. 결국 사랑이란 자신의 무능과 연결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내가 내 사랑을 다 준다 해도 나는 내 능력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사랑이란 자기 부족이 드러나야 진정한 사랑입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더 미안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마음이 바로 은혜이고 선물입니다.

“선물은 심지어 주는 사람으로서의 주체가 개인이건 혹은 집합적인 주체들이건 간에 이들에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선물로 나타나거나 또는 의미화 되어서는 안 된다.”

데리다가 한 말입니다. 언뜻 그 의미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간단합니다. 선물은 주는 이가 받는 이 앞에서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르는 찬양의 가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나는 없어도 당신은 언제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 앞에서 자신의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자기부족의 한계를 넘어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것을 깨닫고 그것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살고 계십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살고 있는 삶은,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말씀을 읽고 자신이 주님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이 말씀처럼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사랑하면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존재를 망각합니다. 오로지 상대방만을 생각하며 그 상대방을 위해서 그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인간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 앞에서 존재가 소멸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격해서(부채의식 때문에) 그분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니까 그분 안에서 내 존재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물론 그분이 먼저 우리를 그렇게 사랑해주셨습니다. 우리가 그분처럼 사랑하면 우리도 그분처럼 그분 안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주님이 하신 모든 말씀은 그 사랑을 깨달아야 실천이 가능한 일들입니다. 우리의 사고로는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의지로는 행함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불가능 앞에서 우리가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이런 불가능 앞에서 우리가 절망해본 적이 없다면 우리는 아직 주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성령의 개입이 자연스러워집니다. 우리는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연약합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의 연약함을 성령이 도우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연약함에도 우리가 할 수 없었던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고, 주님을 향한 사랑 앞에서 우리의 존재가 사라질 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없었던 그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일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셨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라진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발견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이 우리를 당신의 친구라고 불러주신 이유입니다.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한 것을 너희가 행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종은 그의 주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운 것이다. 그것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저처럼 이기적인 인간을 당신의 사랑으로 불러주신 것이 감격스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랑 안에서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기쁨 가운데 그리스도를 위해 죽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이 말씀하신 친구의 의미입니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사는 것이며 이렇게 죽는 것입니다. 그 사랑 안에서는 삶도 죽음도 하나입니다. 그래서 영원한 생명이 영원한 생명을 낳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 전파이고 이것이 전도이고 이것이 선교입니다. 그것은 사랑으로의 초대입니다.

늦게 얻은 손자 녀석이 이 사랑을 제게 가르쳐준 것입니다. 녀석은 주님이 제게 보내주신 특별 과외 선생님입니다. 사랑으로의 초대를 받고도 그것을 제대로 몰랐던 주님께 제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 모로 행복한 아침입니다. 이 행복이 다른 분들에게 넘쳐흐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친구가 될 때까지 말입니다.
 
 

올려짐: 2021년 11월 15일, 월 12:5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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