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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할 수 없는 일과 하나님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꿈을 꾸었다. 내가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기뻐해주었다. 나 역시 감격했다. 꿈이었지만 한동안 흐뭇한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서울법대에 가지 않은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내가 과대망상증에 걸리거나 정신이상자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맞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내겐 그것이 망상이거나 비현실적인 상상이 아니었다.

내가 다니던 중고등학교에서는 서울 법대에 갈 수 있는 인재들을 처음부터 관리했다. 고등학교 일 학년 담임 선생님에게서 그 사실을 직접 들을 때까지는 그 사실을 잘 몰랐다. 이과와 문과를 결정하던 시기에 담임 선생님이 그 사실을 내게 알려주셨다.

생각해보니 그것은 사실이었다. 중학교 일학년 때 일이다. 나는 단 한 번도 공부를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다. 시험 전날에도 무협지를 다섯 권씩 읽기도 했다. 그러다 하루는 다음 날 시험 과목을 착각했다. 그래도 십 분이나 이십 분 정도는 시험 공부를 해야 했지만 그 날은 그마저도 안 한 것이다. 지리 과목이었는데 다음 날 시험지를 받고 나서야 그것을 알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시험에서 빵점을 맞았다. 지리 선생님이 나를 호출했다. 그리고 빵점을 맞은 이유를 물었다. 나는 적당히 거짓말을 해야 했다. 솔직하게 시험 과목을 잘못 알았다고 대답할 용기는 없었다. 선생님은 순순히 속아주셨다. 그리고 내게 정말 엉뚱한 제안을 하셨다. 매를 맞는 대신 시험 점수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몇 대를 맞겠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양심상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선생님 마음대로 하시라고 대답을 하였다. 선생님은 열여섯 대를 때렸다. 그리고 내게 16점을 주셨다. 지리 과목의 만점은 20점이었다.

이런 비슷한 일들이 4년 내내 이어졌다는 것을 고1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듣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내 성적이 전교 오십 등 밖으로 떨어지면 나는 담임선생님들에게 불려가 떨어진 등수만큼 매를 맞았다. 그것이 서울 법대 후보생 관리였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유는 없었다. 나는 법대가 싫었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었다. 법관이나 법을 다루는 사람은 무언가 내게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이 세상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나는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대학을 가기가 좀 더 쉬워 보였던 이과를 선택했다. 그러자 고2 담임 선생님은 내게 서울 의대를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특히 고2때 담임 선생님과는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 그해 여름방학에 무인도로 바캉스를 함께 가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서울 의대도 가기 싫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뚫고 일을 한다는 것이 내겐 끔찍해보였다. 결국 나는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과를 선택했다.

삼십 년 쯤 지난 후 동창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동창회에 갔던 친구 하나가 내게 고2때 담임 선생님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셨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그걸 가장 먼저 물으셨다는 것이다. 목사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셨다는 것도 전해주었다. 선생님은 내가 큰 교회 목사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내가 이렇게 거지 목사가 되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실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말을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듣는 사람들이 기분 좋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것일 뿐이다. 특히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내 이런 이야기를 정말 듣기 싫어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서울법대를 나와 세상에서 성공한 부자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내 주변에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내 바로 위의 형은 지금도 늘 내가 “크게 될 녀석”이라는 말을 한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일종의 증언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세상의 성공으로 이끌지 않으셨다. 반대로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뚫고 올라오는 나를 끊임없이 낮추고 또 낮추셨다.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함이다. 나의 실패 나의 몰락이 내게 은혜인 이유이다.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면서 나를 가장 잘 아는 내 두 딸들도 내게 아빠는 서울 법대를 가야 했다는 말을 한다. 내가 서울 법대를 꿈조차 꿀 수 없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인생의 곳곳에 성공으로 이어진 길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그것을 빗겨가게 하셨다.

사실 내 인생은 불가능을 뚫고 나가는 인생이었다. 내가 지나온 길 모두는 대부분 세상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모든 불가능들을 통해 내가 도달한 것은 복음대로의 삶이다. 불가능을 뚫고 나온 내 삶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불가능에의 열정이다. 주님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불가능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신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복음이 내게 요구하는 불가능성에 도전하는 무모한 사람이 되었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오늘날 교회는 올라가는 것, 커지는 것,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것,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 부자가 되는 것, 잘 되는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오늘날 그리스도교는 예수의 길과 정 반대의 길을 바른 길이라고 주장하는 그리스도교 아닌 그리스도교가 된 것이다. 헨리 나우엔의 말처럼 그리스도인의 길은 위로 올라가는 상향의 길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는 하향의 길이다. 어떻게 그리스도교가 그리스도와는 정 반대의 길을 말하게 되었는지 정말 마음이 아프다.

내가 오늘 글을 쓴 이유는 내 글이 칼럼으로 실리는 매체의 편집장이었던 분이 며칠 전 내가 하루에 수십만 원하는 한옥 체험 다녀온 내용이 담긴 글을 보고 더 이상 거지 목사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거지 목사라고 하는 이유는 내가 거지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나를 비우셔서 거지 목사가 되게 하신 주님이 고맙다. 나 같은 속물을 당신이 사용하실 수 있는 깨끗한 그릇으로 만들어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담긴 표현이 거지 목사이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바라는 것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내게는 지금도 복음이 요구하는 것들에 대한 열정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정과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향한 열정이 불타오른다. 나이가 들어 그것이 사그라지는 대신 점점 더 강렬해진다. 바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성공에의 열정이 사라진 것이지 실패로의 열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성공의 상징이 아니라 실패의 상징이다. 나는 이렇게 실패의 상징인 십자가를 향하게 된 것이 감사한 것이다.

최근에 나는 서울 법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을까. 서울 법대가 없어지면 다른 법대가 생겨나고 법대가 없어지면 다른 과가 생겨난다는 것을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알고 있을까. 나는 결코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하나님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신다. 성공을 향한 사람의 열망을 사람 스스로는 억제하거나 거절할 수 없다. 아무리 청빈과 정결과 순명을 서약해도 인간의 의지로는 성공을 향한 열망을 없앨 수 없다. 지금도 나는 꿈속에서지만 사법고시에 붙은 것을 즐거워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

나는 큰 교회 건물을 짓거나 세상에서 성공한 자리에서 하나님을 언급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를 아는 그리스도교가 되기를 바란다. 백 번을 반복해도 십자가는 실패의 상징이다!! 나를 거지 목사로 만드시느라 수고하신 주님께 송구한 내 마음과 함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주님이 하셨다.
 
 

올려짐: 2021년 11월 29일, 월 1:2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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