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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시간: (EST) 2022년 5월 18일, 수 6:11 am
[종교/문화] 종교
 
"코로나 이후 삶이 기본 될 수도…교회는 방역 불평하기보다 취약 계층 돌봐야"
[인터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서울=뉴스앤조이) 최승현 기자 = 2020년 말에는 '백신이 나오면'이라고, 2021년 중순에는 '백신만 맞으면'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가을에는 '이제 백신도 맞았으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거듭해서 나오고 있다. 1년 사이 수많은 일이 벌어졌고, 상황이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022년을 전망하는 게 교만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거리 두기'를 대하는 우리 마음도 지쳐 간다.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 밖에서 마음 놓고 밥 한 끼 먹을 수 있을지, 또 그리스도인들은 언제 함께 모여 예배하며 식사도 하고 성가대도 설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일상 회복을 간절히 바라며 '위드 코로나' 첫발을 내딛었지만, 일일 확진자 8000명 문턱까지 다다라 급격히 다시 고삐를 조였다. 위중증 환자는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고, 병상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는 사람들 목소리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감염내과 전문의 이재갑 교수(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는 온갖 신종 감염병과 싸웠다. 레지던트 4년 차에 맞은 사스(SARS)를 비롯해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에 이어 2020년부터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2015년 메르스 발생 전에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운 경험도 있다. 언론은 그에게 '바이러스 파이터'라는 별명을 지어 줬다.

이재갑 교수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의사 중 하나다. 시간이 날 때마다 TV에 나와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함부로 거리 두기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교수에게 '친여 성향'이라는 정치적 딱지를 붙여 매도한다. 백신 음모론을 신봉하는 안티백서는 집 앞까지 찾아와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이 교수는 여러모로 고초를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6개월, 길게는 1년 넘게 갈 수도 있다. 교회가 신천지와 다르다고 주장한다면, 교회의 사회성이 무너지는 걸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 잘못하면 그동안 교회가 사회에 기여해 온 모든 게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학교가 개학해도 교회는 더 오래, 더 신중하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야 사회적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초기 이재갑 교수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교회에서 청년부 부장을 맡을 정도로 교회 생활도 성실히 해 왔던 이 교수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이 교수의 당부와 달리 크고 작은 교회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회의 신뢰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2021년을 마무리하며, 왜 확진자가 늘어나면 안 되는지 좀 더 상세한 이유를 듣고,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교회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묻기 위해 이재갑 교수를 다시 인터뷰했다. 이 교수는 힘들고 어렵지만 교회가 더 신중하고 더 겸손하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를 거침없이 설명했다. 인터뷰는 12월 28일 강남성심병원에서 <뉴스앤조이> 강도현 대표가 진행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인간의 한계' 생각하게 하는 변이 바이러스
앞으로의 삶, 2021년이 디폴트(기본값) 될 수도



'바이러스 파이터'라는 별명이 붙은 이재갑 교수는 계속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급변하는 상황을 보며, 인간의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 코로나19 발생이 벌써 2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길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예전에는 의학과 과학이 생각보다 많이 진보해서 우리가 못 할 게 없다는, 일종의 과학만능주의라든지 의학에 대한 낙관주의가 상당히 많았어요. 그런데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는 우리가 가졌던 이 만능주의 자체를 뒤집는,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보다 이런 감염병 재난에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준 큰 사건이거든요.

지금 유행 상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가 변할 때 상황도 변하는 패턴이 반복되잖아요. 우리가 바이러스를 어떻게 할 수 있고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반대였던 거죠. 바이러스가 길을 가면 거기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수준인 거예요. 그런 데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의학자나 과학자들을 매우 겸손하게 만드는 상황이 됐어요.

낙관주의자들이 보기에는, 백신 나오면 뭔가 해결될 것 같고 경구 치료제(먹는 치료제)가 나오면 해결될 것 같다고 계속 얘기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아요. 경구 치료제가 나와도 뭐가 대단히 바뀔까요? 대응 방향이 바뀌는 것뿐이지 유행 자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요.

-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시민들도 '여기서 끝나지 않겠구나'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몇 년 혹은 앞으로 쭉 이렇게 살아야 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것일까요.

영국이랑 미국이 작년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잖아요. 올해 4월 같은 경우는 이스라엘이랑 영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어가면서 유행이 확 떨어지니까 백신에 의한 낙관주의가 나왔죠. 그게 완전히 뒤집어진 게 델타 변이예요. 델타 변이 나오고 3차 접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인데, 상황이 이렇게 변한 게 6개월밖에 안 됐어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어요.

많은 전문가가 올해 말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예상했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변수가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게 변이 바이러스였어요. 상상을 초월하는 변이가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얘기했는데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델타 변이가 인도부터 시작해서 7~8월에 전 세계로 확산됐죠.

델타 변이가 나왔을 때, 이게 너무 강력해서 다른 변이를 다 잠재웠거든요. 델타를 이길 만한 변이가 나오더라도 델타 때문에 상당히 힘든 시간이 1년 이상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 4개월 정도밖에 안 됐는데 오미크론 변이가 나왔단 말이에요. 오미크론이 딱 나왔을 때 든 생각은, 장기화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난감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냥 바이러스랑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 완전히 새로운 생활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걸까요.

완전히까지는 아니겠지만, 코로나19에 의해 축소돼 있는 지금의 만남·회의·접촉·해외여행이 디폴트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2019년의 삶이 디폴트가 아니라, 이전처럼 자유롭게 뭘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이 디폴트가 되는 거죠. 이 디폴트에서 조금 더 개선되는 정도를 기대해야지, 2019년 상황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을 너무 많이 뒤집어 놨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말을 꺼냈는데 저는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아요. 자꾸 2019년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준비하다 보니 지금 이 위기를 맞은 꼴이거든요. 일상 회복이라기보다는 일상의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 과거처럼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관중이 가득 들어찬 경기장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돌아가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매우 커지죠. 국민이 꽤 많이 죽더라도 감당하겠다면 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었던 국가들을 보면 실제적인 피해가 크죠. 사망자가 급증하고요. 우리도 이번에 조금이라도 돌아가 보려다가 큰코다쳤잖아요.

영국만 하더라도 (오미크론 이전) 확진자 4만 명대에 하루에 100명 정도 죽는 수준이었어요. 그럼에도 이 정도면 괜찮지 하면서 일상생활을 누리겠다고 했는데, 지금 일일 확진자가 9만 명씩 나오면서 다시 조여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미국도 확진자가 하루에 20만 명씩 나오잖아요.

- 결국 과거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거네요.

맞아요. 델타가 아니었으면 그냥 일상을 회복했을 수도 있어요. 백신 맞으면 유행이 확 줄어서 2019년 이전으로 갈 수 있었을 거예요. 근데 델타가 유행하니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할 때, 많은 전문가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희생을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 희생을 우리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묶는 게 중요했어요. 의료 체계에 부담이 생겨서 사람들이 진료를 못 받고 치료도 못 받고 죽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는 거죠.

백신에 맞든 바이러스에 감염되든 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한 번씩은 다 노출돼야 중증화가 더뎌질 수 있어요. 지금처럼 단기적으로 미접종자 감염이 폭증하면 사망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잖아요. 특히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전체 확진자가 60만 명밖에 안 되는 상황이니까, 전 인구의 1%를 간신히 넘는 상황이죠.

미접종자 사이에서 단기간에 확진자가 폭증할 수도 있는데, 그게 3년간 널찍하게 발생하면 의료 체계에 문제가 없어요.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으면 버틸 수 있고, 그 사이에 미접종자들이 백신을 맞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죠. 그렇게 피해를 분산해야 하는데, 단계적 일상 회복은 너무 급격하게 완화했던 측면이 있어요.

"사망자 수십만 명 나와도 괜찮다?
정권부터 탄핵당할 것"


- 그런 관점에서 한국은 잘해 왔나요?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죠. 스웨덴·영국·미국처럼 일부가 죽더라도 빨리 (일상 회복 단계로) 갔으면 지금쯤 더 안정되지 않았겠냐고. 그렇지 않아요.

우리나라 코로나19 사망자가 누적 5000명 선이에요(12월 29일 기준 5382명). 미국은 80만 명이 사망했어요(12월 28일 기준 81만 9201명). 미국 방식대로 하면 우리나라 10만 명 죽는 꼴이 돼요. 우리나라에서 10만 명이 코로나로 죽었으면 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정권부터 탄핵당했을 걸요. 사람 10만 명이 죽는데 어떻게 이 방역을 성공이라고 얘기할 수 있냐고 하겠죠. 근데 미국은 저런 상황에서도 방역 실패했다는 말 절대 안 하잖아요.

우리나라가 지금 4차 유행 한복판에 접어들면서 2주 동안 하루에 50~100명이 계속 사망했어요. 4차 유행에서 사망한 환자 수가 1~3차 유행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아요(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사망자는 2018명, 2021년 7월부터 12월 28일까지 사망자는 3363명이다 - 기자 주).

미국이나 영국은 사망자가 늘어나도 계속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요.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여론은 거리 두기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바뀌었죠. 반발도 많지만 거리 두기 강화 정책을 국민들이 지켜 주니까 유행이 꺾이기 시작했잖아요.

이게 어쩌면 한국 사람들이 가진 가치 때문인 것 같아요. 생명 존중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일 수도 있고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본 정서가 있어요. 이 시대가 전체주의 시대도 아니잖아요. MZ 세대 같은 경우는 그런 사고에 반발하는 세대인데, 그럼에도 20대 접종률이 90%를 넘어요(12월 29일 기준 18~29세 2차 접종율 93.3%). 세계에서 20대 접종률 90%를 넘은 나라가 거의 없어요. 60% 넘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의료 체계의 대응 능력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우리 보건소 시스템이 예전에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어요.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 말이 많은 조직이기도 했죠. 그런데 전 세계에 구청 옆에 꼭 보건소가 있는 나라가 생각보다 별로 없어요. 이 보건소가 이번에 역학조사부터 시작해서 예방접종도 하고 재택 관리(자가 격리)까지 다 했죠. 풀뿌리 의료 체계로서의 보건소 역할이 상당히 중요했어요. 앞으로는 모든 일이 보건소로 가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정해 주고, 민간과 보건소가 역할을 나눠야 할 것 같아요. 인력도 충분히 늘려 줘야 하고요.

의료 체계의 근간은 환자를 진료할 수 없을 정도의 과한 유행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코로나 중환자에게 양보를 해야 하지만, 이쪽에 환자가 늘어나서 부담이 커지면 일반 중환자 또는 일반 환자에 대한 진료가 문제가 돼요. 그러면 양쪽이 다 문제가 되잖아요. 의료 체계가 붕괴할 정도의 큰 유행을 맞은 국가 대부분은 사망자가 급증했죠.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인구 대비 병상 수 2위예요(2019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3.6개). 의료 과소비 국가에 가까워요. 중환자실은 6~7위에요. 상대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아요. 어쨌든 병상이 많은데 이걸 아주 소수의 의료진을 통해 운영해 왔죠.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진 거예요.

의료진은 '뼈를 간다'는 표현을 쓰는데, 아까 말씀드린 보건소라든지 질병관리청·보건복지부 인력이 너무 소진되는 상황이에요. 의료진도 비슷해요. 그렇지 않아도 원래 빠듯한 구조였는데 추가로 일을 더 하는 상황이죠. 게다가 전체 5~10%인 공공 병원에 코로나 환자 70~80%가 들어가고 있어요. 여기에 다 몰려요. 근데 중환자 치료 능력은 민간 병원이 거의 다 갖고 있거든요. 그러면 또 중환자는 민간 병원에 몰려요. 병원에서도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고요. 그러니까 특정 인력만 소진돼요.

처음에는 다들 메르스 때 생각하고 6개월에서 1년 버티면 끝나겠지 했는데, 안 끝나고 있잖아요. 이제는 모든 의료인이 이 부담을 서로 나눠야 하는 때가 됐어요. 코로나 환자를 어떤 영역에서도 볼 수 있게끔 시설 개선, 인력 재배치 같은 조치가 있어야 해요. 다시 말해 동네 의원에서도 코로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온 거죠. 사실 이게 맞는 거예요.

백신 무용론? 이미 전 세계 80억회 이상 접종
숫자가 증명하는 안정성
중증 이상 반응 비율 낮은데도 공포심 조장


- 얼마 전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던 의사 한 분이 코로나에 감염돼 돌아가셨는데요. 코로나 백신을 불신하는 이유는 뭘까요. 다른 백신들과 달라서일까요.

다르긴 하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하고 mRNA 기반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썼는데 이건 기존에 사용했던 백신 플랫폼이 아니거든요. 적어도 최근 10년 내에 개발된 백신이고요. 아스트레제네카가 쓴 플랫폼은 에볼라에 쓰긴 했지만 에볼라는 아주 특정한 상황에만 유행했으니까 일반인에게 노출될 기회는 없었어요.

mRNA 백신은 코로나19에 처음 상용화한 백신이에요. 아예 새로운 기술이고 새로운 플랫폼이었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도 쉬웠고 빨리 생산하기도 쉬웠어요. 그러니까 백신을 90% 이상 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었던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이미 80억 회 이상의 예방접종이 이루어진 것도 새로운 플랫폼 자체가 가진 힘 때문이에요(WHO에 따르면 12월 27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86억 8720만 회 이상 접종이 이뤄졌다 - 기자 주).

사람들이 '1년밖에 안 된 백신을 어떻게 믿고 맞냐'고 얘기하는데, 사실 우리 국민은 4000만 명 이상이 1~2회를 맞았어요. 그게 이미 증명해 주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 80억 회 이상 접종이 이루어졌는데,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백신 중에서 이런 기록을 달성한 백신이 없어요.

인플루엔자 백신(독감 백신)도 우리나라가 매년 1000~2000만 명이 맞는데, 20년 맞아야 10억 회 접종이 될까 말까 해요.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이미 80억 회 접종했고, 그 자체가 이미 안전성을 증명하는 데이터가 된 거예요.

다만 모든 약도 마찬가지고 백신도 마찬가지인데 이상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근데 이게 왜 여타 백신의 이상 반응보다 더 많이 나타난다고 느끼나면, 20~30년에 걸쳐 발생하는 이상 반응 숫자가 1년 안에 다 발생하다 보니까 그런 거예요. 당연히 중증 이상 반응의 숫자도 10년 치가 1년 만에 나오는 거죠.

지금 데이터를 보면, 접종자 10만 명당 2~3명에게 심근염이 나타나요. 혈전은 100만 명당 2~3명 나와요. 이 정도면 빈도가 매우 낮은 거예요. 근데 언론에서 계속 중증 이상 반응 사례만 노출하니까 공포심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죠.


부산 세계로교회가 2021년 1월 '비대면 필수 인력 20인' 규정이 불합리하다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세계로교회 유튜브 갈무리

'정치 결탁' 곳곳에서 사고
"크리스천이라는 사실 부끄러워"


- 변곡점에 이를 때마다 어김없이 교회가 등장했어요. 참 안타까운 일인데, 교수님께서도 몇 차례 말씀하셨듯이 대부분 교회는 방역 수칙을 잘 지켰단 말이죠. 일부 교회가 문제를 일으켰는데, 단순히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취약하다는 거 말고도 방역 관점에서 교회가 바이러스에 취약한 이유가 있을까요.

교회라는 조직 자체가 일반적인 사회의 조직과 좀 다르잖아요. 우리나라 교회 어디나 표어가 '모이기에 힘 쓰는 교회'고, 모임을 매우 강조하죠. 그런데다 당연히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성찬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것인지 몰라도 점심을 꼭 교회에서 먹고요. 다 같이 얼굴 보면서 수다 떨고 가는 문화가 있고요. 교회 청년들이나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큰 이벤트는 여름 수련회죠. 중간중간 MT도 가고, 밤새 기도하는 문화도 있고, 그런 게 전혀 나쁜 건 아니었죠.

코로나19 이전에는 그걸 잘하는 교회가 부흥했는데,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안 되고, 함께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게 됐죠. 이런 게 어쩌면 우리가 가졌던 교회의 전통적인 선교 방식, 친목을 다지고 교인들의 신앙을 성장시키는 방식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어요.

그럼에도 많은 교회가 모임을 줄이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소모임 다 없애고 성경 공부하더라도 밥 먹는 거 없애면서 노력했죠. 다만 일부에서 계속 문제가 됐던 교회들은, 정치 성향이 있었던 교회가 대부분이에요. 우리나라와 미국은 이상하게 종교 편향성하고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결탁되는 게 큰데요. 미국도 보수 교회 목사들이 자기가 안 맞겠다고 교인들에게도 백신 왜 맞느냐고 설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랬어요. 일부 장로 의사도 그런 식으로 간증하고… 보수적 종교 성향이 정권에 대한 반발감과 뭉치면서 백신 접종을 낮추는 데까지 작용한 측면이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기독교라는 탈을 쓰고 있던 일종의 사이비·이단 집단들이었죠.

그러니까 처음에는 성향 문제 때문에 교회보다 더 많이 모이고 더 열심인 신천지에서 터진 거였고. 그다음에는 백신 접종이 이상한 종교적·정치적 상황과 얽히면서 문제가 된 거고요.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교회들을 보면, 정치 성향 때문에 방역 지침을 안 지키고 성가대 세우고 소모임 하고 수련회 다녀오다가 그렇게 된 거잖아요.

물론 같은 한국교회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런 데가 있었어?' 하는 집단에서 사고가 계속 터지니까 다른 분들이 억울할 수는 있어요.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 않고 그냥 교회로서의 가치들을 지키고 교인들을 안전하게 돌보던 일반적인 교회 입장에서는 더 억울할 수 있죠.

그런데 반정권적인 성격 때문에 백신까지 못 맞게 하는 그런 일을 벌이는 교회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거예요. 나는 이런 교회가 왜 이렇게 많아졌는지 이해를 잘 못하겠어요. 어쩌면 이제는 한국교회에서 '일부'라고 얘기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진 것 같아요. 이번 상황을 통해 한국교회가 본모습을 제대로 드러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솔직히 요새는 교회 다니는 게 부끄러워요.

그간 제가 크리스천이라는 걸 대놓고 떠든 이유 중 하나가 '나 같은 사람도 크리스천이다'는 걸 드러내려는 거였어요. 교회에 다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거든요. 예전에는 '쟤는 크리스천이라서 참 착하고 생각이 바르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이제는 '쟤는 꼰대고 정말 말도 안 듣고 이상한 생각만 한다'는 인식으로 바뀐 게 너무 부끄러워요. 코로나19에 상황에서 이런 이미지가 증폭된 것도 매우 안타깝고요.


이재갑 교수는 독실한 교인이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가 이기적이고 꼰대 같은 집단으로 비춰지는 게 부끄럽다고 했다. 교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약자를 돌보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 교회가 정부 방침에 잘 협조하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긴 해요. 근데 교회는 우리 사회의 선지자 역할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정부 방침에 잘 협조한다'를 넘어서 교회가 우리 사회에 던져야 될 핵심 메시지가 있어야 할 텐데요.

교회는 언제나 위기 상황에서 위기를 이겨 내게 하는 존재였죠. 예전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행동했잖아요. 교회 차원에서 모든 교인에게 예방접종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돈을 모아서 광고나 홍보도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지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 많이 고통스러워하시는데 교회 안에 자영업자들 많으시잖아요. 정부가 지원하지 못하는 영역을 교회가 지원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교인들 영업장을 이용해 줄 수도 있고요.

방역에 불만을 표출하기 전에 그런 모습을 먼저 보였다면 '교회가 어두운 시대에 소외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해야 할 일을 하는구나' 하고 인정받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방역이 강화되고 예배 참석 숫자를 제한할 때마다 불만만 토로하는 화난 아이가 돼 버렸잖아요. 예전에 교회가 그랬던 적 있나요. 전쟁 나면 가장 먼저 불쌍한 사람들 도와서 고아원 만들고, 병원에 가서 자원봉사하고… 이런 거 다 그리스도인이 했잖아요.

지금은 위기를 이겨 내기 위해 동참하기는커녕 위기를 조장하고 나아가 위기 극복 대책에 반발하는 집단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어요. 교회 지도자들이 그런 프레임을 바꾸려는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교회가 이 위기 상황에서도 취약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아주 조직력 있는 단체라는 부분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워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취약 계층을 교회가 얼마나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집중하면 좋을 것 같아요. (본보 제휴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1월 03일, 월 5: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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