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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족/통일
 
문 대통령의 정체성은 '스톡홀름 연설'이어야 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하)] 물 건너간 작전통제권 환수, 그리고 천문학적 비용

(* 지난 기사 <생존을 담보로 돈을 쏟아붓는 나라가 있다> 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오마이뉴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작전통제권 환수와 국방예산 팽창

문재인 정권은 임기 내 작전통제권 환수 공약은 물론이고 임기 내 환수 시기를 결정한다는 목표조차 실현하지 못했다. 작전통제권을 돌려받기 위해서 반드시 틀어쥐어야 할 고리를 외면한 채 미국과 국내 수구세력들이 내세우는 조건과 능력 문제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서는 전력이 증강돼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 매달려 집권 5년 내내 국방예산을 늘려 군비를 증강했다. 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전력 보강이라는 명분으로 매년 11조~14조 원(3축 체계와 국방개혁 명목 비용 포함) 안팎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이 비용이 방위력개선비의 80%를 넘어설 정도로 국방예산 팽창의 주된 요인을 이뤘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작권 환수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이 환수를 위한 조건을 갖췄다는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능력 검증 목록을 늘려놨을 뿐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 미 국방장관이 청와대를 방문하던 12월 2일, 청와대 인근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작전통제권 환수를 촉구하고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이에 작전통제권 환수는 군사적 능력과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군 통수권, 곧 국가 주권과 헌법 수호, 곧 자주와 정치적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미국이 제시한 전작권 환수 검증 기준을 거부하고 대미 군사적 예속에서 벗어나 주권국가로서의 면모를 바로 세운다는 책임감을 갖고 즉각 작전통제권 전면 환수를 선언하고 행사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러한 정치적 결단과 조처를 하는 데서 그 어떤 국내법적·국제법적 제약도 있을 수 없다.

작전통제권 환수를 명분으로 최첨단 고성능 무기 도입에 매달릴수록 이를 운영 유지할 능력이 없는 한국군으로서는 되레 작전통제권 환수를 어렵게 하고 작전통제권을 환수하더라도 그 의미를 퇴색시킨다. F-35/15K나 세종대왕함 등 Link-16에 의해 운용되는 한국군 첨단 고성능 무기의 운영도 작전통제권 환수를 어렵게 하고 환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방어적 작전계획 수립과 방어작전 수행에 적합한 무기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작전통제권을 한반도 작전환경과 한국군 특성에 맞게, 또한 국가와 민족의 이해에 맞게 자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부터 군비경쟁 지양과 국방예산 삭감, 군축의 길도 열린다.

국방개혁과 국방예산 팽창

국방개혁은 방대한 병력을 줄이고 비대한 군조직을 간소화함으로써 국방예산을 줄여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문민통제를 확립하고 3군 균형발전으로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자는 데 근본 취지가 있다.

이러한 국방개혁의 취지를 구현하려면 전제가 마련돼야 한다. 방어를 넘어서는 고도의 전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초공세적 전략과 작전을 수립하면 병력 감축이 어렵고 관련 부대 창설에 따른 군조직 비대화와 최첨단 초공세무기 도입으로 국방예산이 오히려 늘어난다.

무력 공격을 저지하고 격퇴하는 것으로 전쟁 목표를 낮추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어전략과 작전을 수립해야 병력도 줄이고 군조직도 간소화할 수 있으며, 값비싼 고성능의 최첨단 공격무기가 아닌 상대적으로 값싼 방어무기 도입으로 국방예산을 줄일 수 있다. 공세전략과 작전은 방어전략과 작전에 비해 높은 전력승수를 유지해야 하므로 병력과 장비, 부대가, 따라서 국방예산이 적어도 2~3배 이상 소요돼 병력, 장비, 부대 감축, 곧 국방개혁과 예산 삭감을 달성하기 어렵다.

국방개혁의 첫걸음은 대군체제의 혁파로부터 시작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군인정원이 50만 명으로 여전히 대군체제다. 대군체제가 유지되는 한 병력운영비가 국방예산의 40% 이상을 차지해 국방예산 팽창요인이 된다. 한국군 전략과 작전이 방어전략과 작전으로 바뀌면 병력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그에 따라 군 인건비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의 국방개혁은 대군체제를 해체해 군 병력을 줄이고 비대한 상부구조를 슬림화함으로써 군 인건비와 국방비를 줄이자는 국방개혁 본연의 취지에 반하며 오히려 연이은 공세부대 창설과 최첨단 고성능 무기도입으로 상부구조가 더 비대해지고 국방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러한 국방 개악은 한미연합군의 초공세적 전략과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대군체제를 전혀 탈각하지 못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

미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 본토 방어에 한국군 동원 가능성과 국방예산 팽창

2022년도 방위력개선비에는 한국군의 역외·원양작전을 위한 전력 도입비가 대거 포함돼 있다. 항공모함, 대형 수송함, 대형 구축함, 중형 잠수함, 공중급유기, 해상작전헬기 등이 대표적인 무기체계다. 2022년도에 이들 무기도입을 위해 배정된 예산만 1조 2,619억 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원양작전 전력인 항공모함 도입비는 함재기(F-35B) 비용 5조 원을 포함해 최소 8조 원을 넘는다.

그러나 이들 전력은 대북 방어에는 별 쓰임새가 없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중 대결에 동원되고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를 위해 쓰일 무기체계다. 한국 해·공군은 현재도 알래스카, 하와이, 호주, 필리핀, 태국 등 미국과 연합훈련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쫓아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만약 한미동맹 위기관리각서가 개정되어 미국 유사가 포함되면 한국 해·공군의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작전 참가와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관련 장비 도입도 더 확대될 것이다. 미국과 영국이 호주와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호주의 핵잠수함 건조와 유지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사실로 미뤄볼 때 미국과 영국이 한국의 대중 지정학적 이점과 한국군전력 이용을 고려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핵잠수함 건조에는 디젤 잠수함의 약 2배에 해당하는 1.2조~1.5조 원의 비용이 든다.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의 한국 방문과 연합훈련 실시,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 소속 아트풀 핵추진 공격잠수함의 부산항 입항은 그 개연성을 암시한다.


▲ 미국의 중국과의 대결 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 콰드 훈련이 확대되고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편 해군이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SM-3 요격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최소 100km 이상으로 남한 방어용이 아니며 일본과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겨냥한 북중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이다.

SM-3 블록 II-A는 요격 고도가 800km에 달해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 ICBM을 상승·하강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한 발당 가격이 무려 250억~300억 원을 호가한다. SM-6 요격미사일은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는 데서는 무용지물이나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미 항모전단을 방어하는 데서는 유용한 무기체계다.

특히 한국의 중대형 구축함과 중형 잠수함 등의 함대지 전력은 양안분쟁 시 미국의 요구로 미국과 대만 지원에, 미중 분쟁 시 미국을 겨냥한 중국 북동부 지역의 ICBM 발사 기지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다.

남한이 북한은 물론 주변국의 무력침공을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과 미군의 남한 방어 지원을 조건으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를 지원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생명과 자산을 거는 도박과 같은 미친 짓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군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중 포위전략에 동원되는 것만은 국가와 민족의 명운을 걸고 막아야 한다.

대미 종속성에 따른 국방예산 팽창

2022년도 국방예산 전력유지비(16조1094억 원) 중 주한미군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방위비분담금 1조2472억 원을 포함해 주한미군 시설부지 지원비 96억 원, 카투사 인건비 192억 원(2018 기준, <2020년 국방백서>), 주한미군 C4I 체계 및 워게임모델 사용료 206억 원 등 총 1조2966억 원이다.

또한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645억 원), 평택기지 이전비용 등이 포함된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비가 특별회계로 7747억 원이 편성돼 있다. 여기에다 해외파병 504억 원, 한미연합연습 101억 원, 해외연합훈련 171억 원 등 776억 원이 편성돼 있다. 게다가 전력유지비 중 '군수지원과 협력' 분야 외화예산은 14.8억 달러(1조6757억 원)로 이 중에서 약 80%(1조3406억 원)는 미국에 지불하는 해외정비비 등 이다. 이에 2022년에 미국과 주한미군에 지불되는 전력유지비는 총 3조4895억 원으로 전력유지비의 무려 21.7%에 해당한다.

이와 별도로 2021년도 방위력개선비 중 외국 무기도입비는 지휘정찰 7135억 원, 기동화력 471억 원, 함정 1762억 원, 항공기 1조368억 원, 유도무기 3236억 원 등 약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로 이중에서 미국산 무기도입비는 약 1조9828억 원에 달한다.

매년 증감이 있지만 전력유지비와 방위력개선비에서 연평균 약 5.5조 원(국방예산의 10%)이 미국과 미군을 위해 쓰이는 셈이다. 여기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외 타 부처 예산에서 지출되는 기지 주변 정비비 4,971억 원(2018년 기준, <2020년 국방백서>), 미군기지 임대료와 공공요금 및 세금 감면 등 주한미군에 대한 간접지원비 1조1469억 원(2018년 기준, <2020년 국방백서>) 등을 포함하면 미국과 미군에 지출되는 비용은 7조 원을 넘는다.

그러나 대미 군사적 종속에 따른 한국의 국방비 부담은 위에서 본 주한미군에 대한 직간접 지원비와 무기도입비, 성능개량비 등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전력운영비(병력운영비와 전력유지비) 38조 원 중에서 상당한 액수가 미국의 요구에 따른 작전계획 5015의 수행을 위한 대군체제와 최첨단 고성능 무기체계 유지에 사용되기 때문에 대미 군사적 종속에 의한 국방예산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정교한 산정이 불가능하나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방어 위주의 작전계획에 수립해 병력과 최첨단 고성능 무기의 유지비를 1/2로 줄인다면 2022년 국방예산 기준으로 어림잡아 전력운영비 약 38조 원 중 19조 원을 줄일 수 있다.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마지막 국군의 날 행사에서도 국방력 강화와 국방예산 증액에 의한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 내겠다"며 2017년에 비해 2022년 국방예산을 37%나 증액시켰음을 치적 삼아 자랑했다.

또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10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와 보훈' 분야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방위력개선비 증가를 정부별로 살펴보면, 노무현 정부 7.06%, 이명박 정부 5.86%, 박근혜 정부 4.65%, 문재인 정부 7.38%로 국방비 전체 증가뿐만 아니라 방위력개선비 증가에서도 진보정부가 보수정부를 압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수현 수석의 이러한 주장은 문재인 정권의 정체성 혼란을 드러내는 것으로 판문점-평양선언,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과 종전선언 제안의 의미를 전면 부정하는 이율배반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힘을 통한 대북 압박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실현할 수 없다. 힘을 통한 대북 압박은 한반도 분단을 연장하고 위기와 분쟁을 확대 재생산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라도 "평화란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평화는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오슬로 연설과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서로의 체제는 존중돼야 하고 보장받아야 합니다"라는 스톡홀름 연설에 확고히 자신의 정체성을 둬야 한다.

한미동맹과 초공세전략을 앞세운 북미, 남북 대치 속에서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가 없다. 한반도 긴장완화가 동북아에서의 자국 패권과 인도·태평양전략을 통한 대중국 포위전략을 약화시킬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종전선언조차 받지 못하는 미국, 그래서 한반도에서의 끊임없는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필요로 하는 미국을 해바라기해서는 결코 국가와 민족의 내일을 열어갈 수 없다. 단호히 한미동맹의 사슬을 끊어내는 데에 국가와 민족의 미래가 있다.


▲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이 열리던 12월 2일, 평통사 회원들이 국방부 앞에서 작전통제권 즉각 환수를 촉구하고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북한은 수소폭탄을 비롯한 전략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과 함께 핵선제사용 포기와 비핵국가에 대한 소극적 안전보장을 공언한 나라다. 또한 현 핵무기 국가 중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를 밝히고 핵무기 폐기 협상에 나선 유일한 국가다.

이에 한미가 선제공격전략인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방어적 작전계획으로 전환해 북한의 체제를 확실히 보장해 준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길이 열릴 수 있다. 그 길은 다름 아니라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을 바란다면 자신의 사고로부터 '힘에 의한 평화' 논리를 씻어내고 국방예산 증액이나 자랑삼는 대결적, 억제론적, 냉전적 사고를 걷어내야 한다. 그리하여 대북 맞춤형 억제전략과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합리적 방어 충분성에 따른 방어전략을 수립한 후 후속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을 통해 상호 공세전력을 후방으로 이동 배치하고 단계적으로 감축해 나간다면 현재의 비대한 대군체제를 20만~30만으로 대폭 감축하고 국방예산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어떤 정당의 누가 차기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이 길 외에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의 길이 있을 수 없다.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 이 명언이야말로 부전조약(1928년)과 유엔헌장(1945년) 체결 이래로 평화의 국제사회를, 평화의 한반도를 구현하고자 했던 인류의, 민족의 염원에 화답하는 생명의 소리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1월 03일, 월 11: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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