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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문화
 
나는 취재에 실패했고 탁 PD는 책을 썼다
[신간 소개] 탁재형 PD가 본 히말라야의 문재인, 책 ‘오르막길’


▲ 2016년 6월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 중의 문재인 대통령. ⓒ 탁재형

(서울=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단독'의 기운을 강하게 느낀 그날

기자 일을 하면서 취재 실패를 수없이 겪었지만 2016년 8월 29일의 실패담은 잊히지 않는다.

그해 6월, 탁재형 여행 다큐멘터리 PD가 페이스북에 네팔 가는 비행기 안이라고 사진을 올렸다. 마치 비행기를 처음 탈 때처럼 설렘을 담아. 해외 취재로 밥을 먹어온 탁 PD가 처음도 아닌 네팔에 간다고 비행기 탑승 사진을 올리다니. 뭔가 특별한 여행인 게 분명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직함)가 네팔로 출국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직감이 왔다. 탁 PD가 문 대표의 네팔행에 동행하게 됐다는 직감이. 히말을 사랑하고 문 대표를 지지하는 그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한 달여 뒤 탁 PD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문재인 전 대표와 함께 간 게 아니냐고. 그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에게서 [단독]의 기운이 강하게 뻗쳐왔다.

계획을 세웠다. 탁 PD의 입을 열어 문재인 전 대표의 히말라야 산행 이야기를 캐내겠다는. 끝없는 오르막길을 마주한 그가 그저 주저앉아 힘들다 넋두리나 했는지, 배낭을 떠넘기진 않았는지, 앞장서서 '이제 다 왔다, 다 왔다' 북돋우는 리더였는지, 아니면 말없이 한발 한발 내딛는 데에만 집중했는지. 대지진의 잔해와 살아남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대선 도전 얘기는 했는지, 무엇을 성찰했고 어떤 각오를 다졌는지 등.


▲ 2016년 6월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 중의 문재인 대통령 ⓒ 탁재형

생각해낸 방법은 술이었다. 세계의 온갖 술을 즐기는 탁 PD에게 배운 '살얼음 보드카'를 가져갔다. 술을 마시고 나면 그 이야기를 안 하고는 못 배기지 않겠는가.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이 얼마나 힘든데.

하지만 실패. 나만 취했다. 집요한 취조에도 탁 PD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도 술자리는 재미있었고, 몇 시간을 떠들었다. 화장실 거머리 얘기는 했지만 자기가 겪은 거머리였고 문재인 대표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자리가 파했고 작별인사를 한 것까지만 기억난다. 집에 뭘 타고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나만 필름이 끊겼다.

숙취에 시달리며 취재 실패를 곱씹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무척이나 말을 하고 싶은 눈치인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미난 에피소드 몇 개만 얘기해주면 안 되는가, 야속했지만 '비밀유지각서 같은 거라도 썼나?' 생각하며 씁쓸함을 달랬다.

그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 '오르막길'

뒤통수를 맞은 듯 했다. 탁 PD는 책을 쓸 때마다 책 쓰기 힘들다고, 술에 관한 책 쓰느라 술을 마실 틈이 없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곤 하는데, 이 책은 쓴다는 기척도 없었다. 그야말로 기습이다. 그것도 4년 전에 이미 써 놓은 걸 지금에서야 펴낸단다. 탁 PD가 그 때 말해주지 않은 얘기들이 책으로 나온다. 제목은 <오르막길>, 총 228쪽, 올컬러, 넥서스북스. 5월 2일 출간.


▲ 오르막길 (부제 : 문재인 히말라야를 걷다) ⓒ 넥서스BOOKS
권력자 이야기를 쓴 책은 잘 팔린다. 대통령 선거 즈음이면 유력 후보들에 대한 책들이 줄기차게 쏟아지고, 언제 그렇게 취재했는지 당선인을 주인공으로 한 위인전은 취임도 하기 전에 서점에 깔린다. 그런데 탁 PD는 문 대통령이 권력을 내려놓을 때 이 책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대선이라는 고개를 넘어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막바지에 탁 PD는 이 책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이 네팔로 떠난 게 2016년 6월이니, 여행하고 6년 가까이 지난 뒤 내놓은 여행 에세이다. 인삼이야 6년근이 좋다지만 이야기와 사진을 6년 가까이 묵혀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지금에야 내놨다.

책 일부를 보니 이 책이 6년근이 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노란 등산화 얘기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히말라야에 갈 때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만들어 선물한 노란 등산화를 신었다.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며 상징색으로 만든 등산화다.

사실 히말라야 트레킹에는 목이 높고 밑창이 두터운 중등산화 이상을 권한다. 길이 워낙 험하기 때문이다. 탁 PD는 문 대통령이 경등산화를 신고 왔다고 타박하기도 한 모양이다. 탁 PD가 쓴 노란 등산화 이야기다.

"신발이 품은 이야기를 알게 된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뜻을 미뤄 놓고 먼저 간 친구. 그리고 여전히 그를 기리는 사람들. 그런 이들이 만들고, 전해 준 것이 바로 그 노란 운동화였다는 것을 그때의 난 알지 못했다. 그가 친구와 함께 걷고 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 2016년 6월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 중의 문재인 대통령. ⓒ 탁재형

탁 PD가 이 책에 기록한 것은 권력자 문재인이 아니라 그냥 문재인, 산소가 옅어지는 높고 험한 산을 힘겹게 오르는,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질 뿐인 그냥 사람 문재인인 듯하다. 그러기에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가 아니라 내려올 때 이 책을 낸 건 아닐까. 탁 PD 스스로도 모두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길 바란다고 적었다.

"삶의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길."

내가 취재에 성공했다면 이미 다 알려져 책으로 나오지 못했을 이야기들이 6년간 고이 묵어 더 진한 향기를 내게 되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5월 03일, 화 7:0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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