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지속 미지수...변호인단 3개월 연기 요청 계획

(마이애미) 안태형 기자 =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5주간의 휴회를 끝내고 지난 28일 (현지시간) 다시 속개되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이라크의 혼란상황과 두 명의 변호사 암살을 이유로 장기간의 휴회를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첫번째 검찰측 증인들은 1982년 사담 후세인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후 발생한 140명 이상의 시아파 마을주민들의 죽음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이 사건에 대한 유죄가 입증되면 사담 후세인은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재판이 며칠 동안 지속될지, 얼마나 많은 증인들이 증언을 할 것인지, 증인들의 신원이 공개될 것인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재판과정은 아직 불분명하다. 많은 사항들이 안전을 이유로 미리 공개되지 않고 있다.

변호인단은 10월 19일 재판이 시작된 후 두 명의 변호인이 암살당했기 때문에 안전보장을 이유로 28일의 재판을 거부하려고 했으나 국선변호인단으로 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재판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사담 후세인에 대한 재판은 처음에는 판사, 검사, 증인 등만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재판 개시 후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사도운 알자나비가 그의 사무실에서 납치된 후 다음 날 두 발의 총알을 맞은 채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약 3 주 후, 역시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아델 알주베이디가 바그다드에서 대낮에 암살되었다. 부상당한 동료 하나는 이라크에서 도망쳐 나왔다.

정부대변인은 안전지대로 이주하라는 제안을 변호인단들이 여러 차례 거절했으며 변호인단이 안전문제를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28일 재판정에 나오지 않는다면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변호인단을 다른 변호사들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혀 왔었다.

"재판의 적법성, 변호인단까지 보호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에 달려 있다"

미국과 이라크 당국자들은 재판이 적어도 1일까지 지속된 후 12월 15일 총선이 끝날 때까지 휴회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증거를 검토하고 재판을 준비하기 위해 재판을 적어도 3개월 동안 연기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법당국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재판을 연기하겠지만 가능한 한 빨리 재판을 마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측은 1980년대의 쿠르드족 탄압과 1991년 남부지역에서의 시아파 반란에 대한 잔혹한 진압 등을 포함해 사담 후세인과 관련된 10여 건 이상의 사례를 준비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변호인단에 대한 안전보장에 대해 원칙적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재판거부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국제 법률단체나 국제인권단체도 또한 재판의 적법성이 증인, 검찰, 판사 뿐 아니라 변호인단까지 보호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과 이라크 당국자들은 미국민들이 부시행정부의 이라크전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점에 이 재판이 사담 후세인 체제의 잔혹한 범죄상 등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 정부는 재판중단이나 제 3국으로의 재판장소 이동 등에 대한 변호인단의 제안을 거절했다. 또한 미국은 르완다나 구 유고슬라비아의 전쟁범죄 재판사례와 같은 국제재판을 구성하자는 요구에 대해 '사담 후세인은 이라크 영토 안에서 이라트 국민들에 의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거절했다.

재판은 세계언론에 공개되며 미국의 한 케이블 채널은 이를 방송할 계획이다. 이라크인들도 정부채널을 통해 텔레비전으로 재판을 지켜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다섯 명의 판사들 중 한 명의 얼굴만을 볼 수 있으며 재판은 바그다드 중심부의 한 안전지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