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 따뜻한 이야기 드라마 인기 치솟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달 29일 시작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장애를 동시에 지닌 변호사 우영우가 다양한 사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한 회차에 한 사건씩 다루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낯선 케이블 채널인 ENA에 편성되어 0.9% 시청률에서 출발했으나 4회 만에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조차 쉽게 넘지 못하는 5%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넷플릭스에 서비스되면서 '대한민국 톱 시리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로 인해 방송사 주가도 올랐다는 소식이다.

배우 김은빈이 맡은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입 변호사. 한 번 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의 소유자다.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명석한 두뇌를 인정받아 법무법인 한바다의 인턴 변호사가 되지만, 사회성이 부족하고 감정표현이 서툴다. 사람들에게 당연한 세상은 그에겐 낯설고 어렵다. 엉뚱하고 솔직한 우영우의 모습은 때로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틀에 박힌 규칙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다른 신입 변호사들과 경쟁에 놓이기도 하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건 앞에 당황하기 일쑤인 우영우. 그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씩씩한 인물이다.

배우 강태호는 법무법인 한바다의 송무팀 직원인 이준호 역을 맡았다. 소송에 관한 다양한 업무를 보조하고, 사건 현장에서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훈훈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만, 자신의 인기를 이용하지 않는 점이 진짜 매력인 인물이다. 그런 그 앞에 손 많이 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나타난다. 놀라운 기억력과 참신한 발상으로 감탄을 이끌어내는 우영우. 이상한데도 묘하게 끌리는 그와 교감하며 낯선 감정에 빠져든다.

한편 드라마는 '악당' 없는 착한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또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일상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우영우가 때로는 정확한 법률 지식으로,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통찰력으로 사건 이면에 담긴 진실을 찾아내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 제1화에서 고령의 노인이 화가 나서 휘두른 다리미에 남편이 크게 다쳐 살인미수죄로 재판이 시작되지만 남편이 재판 도중 그만 숨지게 되어 살인죄로 죄목이 변경된다. 반평생 남편에게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으나 묵묵히 참고 견디다가 단 한 번의 실수로 재판정에 서게 된 노인을 변호하게 된 우영우는 기지를 발휘해 무죄를 입증해 낸다. 변호사로서 영우가 처음 맡은 사건이 자신이 어릴 적 커서 변호사가 되라고 처음 말해 준 집주인의 재판이기에 끝에 닿은 감동은 더 배가 된다.

제2화는 결혼식장에서 드레스가 벗겨져 상반신이 노출된 신부의 이야기이다. 신부는 재벌가에 시집가는 상류층 자제이지만 결혼에 대한 선택권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과 당당히 사랑할 수도 없는 성소수자이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드라마는 사회에서 억압받는 소수자는 신분이나 경제력과 상관없이 어느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균형적인 시선을 담는다.

이같은 여러 이야기 속에서 드라마는 우영우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겪고 극복해야 할 내적이고 외적인 벽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걸음걸이, 말투, 시선 등 남들과는 다른 우영우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의 태도와 사회적 편견을 매회 조금씩 드러내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지만, 방식은 매우 경쾌하다.

특히 드라마에서 우영우는 고래를 좋아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고래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 나서 쉴 새 없이 고래에 관한 지식을 읊어대는데, 이때 튀어나오는 고래 컴퓨터 그래픽은 우영우의 귀여움을 배가한다.

사실 고래는 드라마의 주제의식과 연결된다. 우영우는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향고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돌연변이로 알비노증(백색증)을 지닌 하얀색의 향고래는 우영우이기도 하다. 우영우는 바닷속 향고래처럼 크고 아름다운 존재이지만 마치 돌연변이처럼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소설에서 향고래가 바닷속 깊은 곳으로 도망가거나 피하지 않고 자신의 종족을 사냥하고 학살하는 포경선을 향해 정면승부를 택하는 것처럼, 드라마에서 우영우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드라마 공식 포스터에 있는 고래의 모습은 우영우를 그린 것이 할 수 있다.

배우 박은빈은 남들보다 느릿한 행동과 불안정한 시선, 이와 대조되는 또박또박하고 논리적인 말투 등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그려내며 화제를 낳고 있다. 드라마는 피고인의 사정과 사건의 반전을 적절히 담아냄으로써 긴장감과 함께 극의 재미를 높인다는 평가를 받았다.<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연에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