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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경제
 
'고발사주' 첫 재판, MBC 기자 작심 발언 "오보? 충격받았다"
"텔레그램 보낸 적 없다" 손준성 잇따라 부인하자 방청석 탄식도 터져 나와

(서울=오마이뉴스) 손가영 기자 = 판사 "2020년 4월3일 김웅(의원)에게 조선일보 기사 링크, 진중권 페이스북 게시글, 지현진 페이스북 게시글, '제보자x는 지현진임' 문자를 텔레그램으로 전송했다고 공소사실로 적혔습니다. 그런 사실 있습니까?"

손준성 "없습니다."

판사 "같은 날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과실 검사 2명에게 지현진 전과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실명 판결문을 검색·조회·열람·출력하도록 지시한 사실 있습니까?"

손준성 "없습니다."

판사 "같은 날 '1차 고발장' 출력물을 휴대전화로 촬영 후 김웅에게 텔레그램 전송했다고 돼있습니다. 전송한 사실 있습니까?

손준성 "없습니다."

방청객 "하, 참..."

대검찰청이 검찰 간부의 비위 의혹을 두고 제보자 고발을 모의하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 재판이 24일 본격 시작됐다. 기소된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사실관계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가운데, '손준성 보냄'이란 텔레그램 출처 기록에 대해서도 "전송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방청석에선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옥곤, 배석판사 박민·이진경)는 24일 오전 10시10분 509호 법정에서 1차 공판기일을 열고 장인수 MBC 기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장 기자는 2020년 4월 3일 김웅 의원 등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관계자들에게 전달된 '1차 고발장'에서 명예훼손 혐의 피고발인으로 명시된 당사자다.


▲ 첫 공판 출석하는 손준성 부장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장 기자는 2020년 3월 31일, '검언유착'이라 불리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첫 보도했다. 신라젠 전 대주주로 구속수감 중이었던 이철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이 전 기자로부터 협박성 취재를 당했는데, 당시 이 전 기자와 한동훈 법무부장관(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 간 녹취록에서 한 장관이 사전 공모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보도였다.

문제의 1차 고발장은 검언유착 보도가 된 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검언유착' 보도의 제보자 지현진씨를 포함해 지씨로부터 제보를 받은 장 기자와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명예훼손 혐의 고발 대상으로 적시됐다. 장 기자와 심 기자 등이 "총선을 앞둔 당시 범여권의 선거 승리를 유도하고자 허위 보도를 하며 윤석열·한동훈·김건희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검언유착 첫 보도 4일 후인 4월 3일, 1차 고발장은 '손준성 보냄'이란 출처를 달고 김웅 의원, 조성은 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등에게 전달됐다. 증거자료인 진중권·지현진씨 등의 각종 페이스북 게시글을 포함해, 같은 날 새벽에 보도된 <조선일보> "친여 브로커 '윤석열 부숴봅시다'… 9일 뒤 MBC '檢·言 유착' 보도" 기사도 '손준성 보냄' 출처로 전송됐다. 이 기사는 지현진씨가 횡령·사기 전과가 있고 현 정권 지지자이면서 최강욱 의원 등과 친분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검언유착 보도를 MBC와 여권 간 '권언유착'처럼 해석한 보도다.

장 기자는 법정에서 "제보자 지씨와 (채널A 기자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보도한) 이철 대표를 '지인'관계로 규정한 오류는 있었으나, MBC 검언유착 보도 자체가 오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지씨는 여러 차례 만났고, 이철 대표는 코로나 시기 등의 이유로 접견이 불가능해 그의 가족과 변호인을 만나 취재했다"며 "편지, 녹취록, 직접 촬영한 영상 등에 근거해 보도했다. 제보자가 편지나 녹음파일을 조작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 1차 고발장이라 불리는 2020년 4월3일 김웅 의원 등에게 전달된 고발장 내용 중 뉴스타파, MBC 기자 등을 피고발인으로 적시한 부분. ⓒ 손가영

손준성 측 "다 추측·의견아니냐"

이어 손준성 검사 측 변호인의 신문이 40여 분 동안 진행됐다. 변호인은 장인수 MBC 기자를 상대로 1차 고발장 작성자부터 전달 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하고, 고발에 공모하고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건 추측에 불과하다는 요지로 질문을 이어갔다.

사건의 발단이 된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서도, 한동훈 장관과 채널A 이 전 기자 간 공모 관계는 의혹에 불과하고 한 장관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 이 전 기자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한동훈·이동재 간) 공모 여부는 수사와 재판 결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보라는 지적이 있다."

장인수 "확인되지 않아서 오보라 단정하면 대한민국 웬만한 보도는 다 오보다. 보도 진실성은 재판과정에서 증명이 돼야지만 믿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변호사 "(1차 고발장 전달 시기) 한동훈 차장검사, 권순정 대검 대변인, 손준성 검사 3인의 카카오톡방 내용을 확인한 적 있느냐? 대화 횟수가 많았다고 했는데, 전보다 많았는지 아느냐?"

장인수 "내용 본 적 없고, 전보다 많았는지 모른다. 서로 협의할 내용이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카카오톡 주고받은 점, 특히 대검 대변인이 포함된 점에 충격받았다."

장 기자는 재판에서 "수사와 재판 결과와 내 생각은 다르다"며 "한동훈과 (채널A)이동재는 공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손준성 보냄' 텔레그램 기록과 관련해 "텔레그램 기록이 있으니 (손 검사가) 전송했다는 건 알지만, 작성은 부인하니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MBC 보도 4일 후 자신을 향한 '권언유착' 의심 보도가 <조선일보>에서 나온 정황에 대해 장 기자는 "처음엔 (보도가 나온 경위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2021년 9월) 고발사주 사건이 보도된 후 고발장 내용을 보고 나서 '딱 이거 보고 쓴 거구나' 했다"며 "이후 검사실에 불려가 이 문제를 집중 조사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된 심인보 기자와 최강욱 의원은 불출석했다. 최강욱 의원 경우 피고인측이 관련 증거에 동의 의견을 내 증인 신문이 취소됐다.

공수처 검사들은 고발사주 기사가 첫 보도된 때 김웅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했던< CBS > 기자, '검언유착' 사안과 관련된 복수의 <채널A> 기자 등 언론인들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한 상황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10월 25일, 화 11:3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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