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 작년에 비해 17배 늘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미국의 권위 있는 영어 사전 '메리엄-웹스터'가 28일 올해의 단어로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을 선정해 발표했다.

통상 '메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를 선정할 때는 올해를 대표하는 압도적인 일을 기준으로 한다. 가령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지난 2년 동안 이와 관련된 ‘팬데믹’이나 ‘백신’ 등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하지만 올해 선정된 가스라이팅의 경우는 앞선 사례처럼 이를 대표할 만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해당 단어에 대한 검색량이 폭증한 것이 주 이유가 됐다.

메리엄-웹스터 측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에 대한 검색이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17배가 늘었다. 피터 소콜로스키 미리엄-웹스터 편집장은 28일 가스라이팅은 특히 지난 4년 동안 검색 건수가 엄청난 속도로 상승한 단어로 실제로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 정의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장기간에 걸친 심리적 조작으로, "희생자가 자기 생각이나 현실에 대한 인식, 혹은 기억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고, 이를 통해서 혼란을 유발하거나 자신감이나 자존감, 감정이나 정신적 안정성을 결여시키며 가해자에 대한 의존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서 상황 등을 심각하게 오도하는 행위나 관행을 뜻한다. 상황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판단력을 잃게 해 그 사람이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가스라이팅은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데, 주로 연인 사이나 가족, 혹은 친구 사이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다. 이 때문에 가스라이팅을 친밀감을 이용한 정서적 학대라고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가령 연인 사이에서 상대방에게 "다 너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내 말을 듣는 게 좋다"

이 단어는 1938년 영국 극작가 패트릭 해밀턴이 쓴 연극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했다. 극 중에 나오는 남편이 집안 가스등을 어둡게 만들어 놓자 아내가 집이 어둡다고 말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다면서 아내가 잘못 본 것이라고 지적하자 아내는 결국 자신이 잘못 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남편의 계속된 조작으로 결국 아내는 계속해서 교묘하게 조종당하게 된다. 이를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