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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플로리다 지역소식
 
따뜻한 플로리다 겨울? 올랜도 영하 8도까지 떨어진 적도
1894년 12월 극강 추위, 중앙 플로리다 오렌지밭 삼켜


▲ 1894년 크리스마스 즈음 불어닥친 그레이트 프리즈 로 플로리다 중부 포크 카운티 바토우지역 감귤밭 땅에 얼어서 떨어진 오렌지가 무수히 깔려 있는 모습. ⓒ 위키피디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본격적인 겨울철이 도래했는데도 최근 플로리다 날씨는 따뜻하다못해 무덥기까지 하다. 올 겨울에도 이같은 날씨가 계속될까?

예상이 빗나가 크게 당황하게 만드는 게 플로리다 날씨다. 오늘은 한여름, 내일은 한겨울 식이다. 이런 상황에 부딪치면 가장 크게 피해를 입는 업종은 플로리다 주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오렌지 농사다.

오렌지는 20세기 전반 플로리다주의 가장 큰 산업이었다. 오늘날에는 허리케인과 질병을 포함한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감귤 산업은 여전히 3만3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고, 미국에서 100% 오렌지 주스의 가장 큰 생산자로 남아있다.

과거에 중부 플로리다에서 감귤의 역할은 특히 플로리다의 오렌지 성수기가 시작되는 12월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랜도를 아우르는 카운티의 이름에 오렌지가 붙은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12월만 되면 사람들이 메이틀랜드의 홀리애나 그로브스, 오렌지 블로섬 인디안 리버 시트러스 등과 같은 베테랑 가족 소유 감귤 사업체에서 오렌지를 따다가 북쪽 친구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시기였다. 지금도 미 전국에 유통되는 관광잡지에는 플로리다산 선물용 감귤 광고가 오르곤 한다.

플로리다 주민들과 겨울 방문객들은 올랜도가 "오렌지 껍질 위에 지어진" 도시라고 홍보한 1800년대 후반부터 오렌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북부 친척들에게 보내곤 했다.

오렌지 작물은 농장주들이 선호하는 비옥한 토양에서 싹이 트지 않았다. 모래땅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를 심은 뒤 비료를 주면 잘 자랐다. 물론 "날씨 농사"라는 말처럼 아열대 기후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날씨 농사'에는 차갑고 어두운 면이 따른다

하지만 '날씨 농사'는 차갑고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었다. 1894-95년에 발생한 '그레이트 프리즈(Great Freez)'라 불리우는 극강 추위이다. 추위는 1894년 12월 말에 시작되었고, 달콤한 감귤뿐만 감귤 재배자들에게 쓰라림을 안겼다. 추위는 감귤류를 재배하는 오렌지 카운티 정착민들을 겁먹게 했다. 식탁에 씻지 않은 접시들이 그대로 있었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이들은 플로리다를 서둘러 떠났다.

추위는 1894년 크리스마스 직후인 화요일에 닥쳤다. 그러나 다음 주말까지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풍으로 인해 올랜도의 기온이 최소 18도(영하 8도)까지 떨어졌다. 수년 전, 포크 카운티의 프로스트프루프 근처에서 자란 한 노인은 자신의 동네가 몇 시간 동안 7도(영하 14도)의 온도를 기록했다고 지역 농업 역사학자에게 전한 바 있다. 당시 소년이었던 노인은 작은 호수가 얼어 얼음 위에서 놀았다고 회상했다.

극강 추위는 이 지역의 감귤 산업에 대대적인 피해를 안겼다. 재배자들은 2만1737에이커 감귤밭에서 오렌지가 단 한 상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또다른 어두운 이야기는 1894년 올랜도 오렌지 애비뉴에서 지금은 없어진 산후안 호텔 운영자 아들인 칼 애벗의 회고록에 등장한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침, 시내의 산후안 호텔은 뉴욕과 보스턴에서 온 감귤 구매 업자들로 붐볐다. 이때 한기가 도로 아래로 불어오고 굵은 빗방울이 붉은 점토 먼지를 흩뿌렸다. 근심에 찬 구매자들은 서둘러 점심 식탁을 떠나 날씨를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이때 호텔 앞에 있는 대형 온도계는 비정상적으로 하강하고 있었다.

오후 2시가 되자 호텔은 떠들썩했다. 해질 무렵 온도계는 영하를 기록했고 여전히 내려가고 있었다. 에벗은 "그날 밤 9시쯤 검은 코트와 모자를 쓴 곱게 생긴 백발의 남자가 호텔 앞 거리를 걸어와 온도계를 쳐다보며 '오마이갓...'이라고 신음하며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 자살했다... 산후안 호텔의 어둠은 느끼고 만질 수 있는 것이었다"라고 썼다.

1894년 추위 이후 플로리다 감귤 산업이 회복하는 데는 20년이 걸렸다. 당시 극강 추위를 버틴 감귤밭들은 자연 화제가 됐고, 동네 명칭이 바뀌는 일까지 생겼다. 일례로 포크 카운티 소재 키스톤 시티의 감귤밭은 지형의 도움을 받았는 지, 극강 추위 속에서 살아남았다. 이후 시 이름은 키스톤 시티에서 프로스트프루프(Frostproof 방동, 얼지 않는)로 자연스럽게 변경됐다.

무엇보다 극강 추위는 플로리다의 감귤 산업의 영역을 반도의 남쪽 절반으로 제한시켰다. 또 거의 한 세기 후인 1983-85년까지 3년간 연거푸 발생한 영하 이하 추위는 오렌지 카운티에서 오렌지의 위상을 종식시켰고, 플로리다 감귤의 심장부를 더 남쪽으로 밀어냈다.
 
 

올려짐: 2022년 12월 06일, 화 4:3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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