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상정 법안, 환경보호 명분으로 풍선을 '쓰레기'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에서 풍선을 공중에 띄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린다 체니(공화) 의원이 내놓은 하원 법안 91호가 통과된다면, 생일 파티 또는 결혼식 등에서 축하 풍선들을 공중에 띄우는 행위는 법에 어긋난다.

이 법안의 배경에는 환경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풍선이 바다거북에서 새, 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풍선은 에버글레이즈와 같은 주요 생태공원은 물론 바다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떨어질 수 있다. 심지어는 소 목장의 건초더미 속에 묻힌다.

체니 의원은 법안이 풍선을 '쓰레기'로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즉 현지 법 집행 기관이 풍선을 날리는 것에도 마치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경고나 딱지를 줄 수 있는 것과 같은 재량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법안은 현재 하원에서만 발의되어 있으며, 주 상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체니는 "현재 해변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의원과 농업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행법은 하루에 10개까지 풍선을 방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부식 가능한) 생분해성 라텍스 풍선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되면 공기보다 가벼운 개스로 채워진 풍선은 생분해성이든 아니든 모두 금지된다. 다만 파티장에서 사용하는 헬륨 풍선은 사용 후 잘 버리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풍선이 공중에 뜨게 하는 수소 혹은 헬륨 분자는 고무를 투과해 천천히 빠져나오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작아져 아래로 가라앉는다. 일반적으로 고무풍선의 경우 8~10시간, 은박풍선의 경우 크기와 종류에 따라서 5~14일 정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

해변을 끼고 있는 세인트피터스버그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체니 의원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싶다는 의지로 법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축산인협회는 법안을 지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선 단체 중 하나이다. 풍선이 섞인 건초를 먹고 탈이 나는 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다거북보존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표면이 금속성으로 보이는 마일러 풍선은 분해되지 않으며, 라텍스 풍선은 분해되는 데 1~3년이 걸린다.

법안을 지지하는 비영리단체인 오션아(Oceana)의 캐서린 우디네는 마이애미 할리우드 해변에서 해우와 돌고래와 함께 패들보드를 타다가 풍선을 자주 발견한다고 전했다.

우디네는 대부분의 풍선들이 끈이나 리본이 달려있기 때문에, 현행 주법에서 생분해성 라텍스 풍선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디네에 따르면 라텍스 풍선은 바다거북의 먹이인 해파리와 많이 닮았고, 바다 쓰레기가 된 풍선은 조류이끼와 박테리아를 모아 해파리 냄새도 나게 되어 거북이가 먹게 된다.

실제로 보카 라톤의 검보 림보 네이처 센터에 들어오는 거북이들의 위장관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나 라텍스 질감의 물질이 발견된다. 이들 이물질은 거북이의 소화기관에 충격을 줄 수 있고, 제대로 먹지 못해 무기력하게 만들어 상어나 다른 큰 물고기들의 공격을 피하기 힘든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맹그로브 나무가 서식하는 해안선 숲에서는 풍선줄에 감긴 새들이 뼈만 남은 채 발견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