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현장 인근 조사, 바다 부표도 손상되지 않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해 플로리다에 들이닥친 허리케인 이언은 멕시코만 중부 해안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곳 바다의 21피트 수면 아래에 있는 있는 7000년 이상이 된 유적지가 허리케인을 견뎌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 공공 고고학 네트워크(Florida Public Archaeology Network)의 중서부 책임자인 레이첼 캉가스는 허리케인 이후 과학자들이 남서부 베니스시 인근 마나소타 키(Manasota Key) 해안 대륙붕 지역 해안을 따라 낮은 수위의 조사를 실시했으나 해변에 떠내려온 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21일 <사라소타헤럴드트리뷴>에 전했다.

캉가스는 마나소타 비치 클럽에서 열린 주간 강의에서 마나소타 키에서 약 4분의 1마일 떨어진 지점의 마커 부표(marker buoy)도 손상되지 않았음을 참석자들에게 알리며, "일부 사람들은 그들이 '아우어 사이트(our site)'라고 부르는 곳이 허리케인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을 알고 안도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지역민들은 유적지를 보호하고자 허리케인에 대비해 단기 전략으로 모래주머니들을 해안 바닥에 깔았다.

그렇다면 마나소타 오프쇼어(Manasota Offshore) 유적지란 무엇일까?

2016년 아마추어 다이버인 조슈아 프랭크는 베니스 인근 마나소타 키(Manasota Key) 해안 대륙붕에서 화석을 채취하고자 물 밑을 탐사 하던 중 좁다란 해수 지역에서 따개비가 붙어있는 턱 뼈를 발견했다. 그는 뼈를 집에 가지고 와 2-3주 동안 종이 접시에 올려뒀다가 인간 유골일 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정부 소속 고고학 연구기관에 사진을 찍어 보냈다.

연구기관은 턱뼈를 관찰한 결과, 뼈에 어금니 하나가 붙어 있고 치아 윗부분이 주로 단단한 음식을 섭취한 것처럼 완만한게 닳아있는 것을 보고 선사 시대 사람의 것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고학자들은 해안에서 300야드 정도 떨어진 대륙붕에서 21피트 깊이의 물로 잠수해 들어갔고, 바닥에서 부러진 팔 뼈, 세 개의 두개골, 조각된 나무 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듬해 탐사팀은 재차 지역을 방문해 일정 지점을 테스트 장소로 정하고 젓가락과 브러시를 이용해 퇴적토를 파고 들어 갔다. 탐사팀은 그곳에서 6명의 인간 유골과 장례풍습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되는 뾰족한 나무 토막, 옷 조각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고, 나무 2개를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7200년 이상이 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사냥으로 삶터를 옮겨다니던 인간이 영구 정착지를 찾을 무렵인 '고대(Archaic Period)'에 해당한다.

이후 주정부는 유골이 발견된 곳은 "전례가 없는" 고대 인디언 수중 무덤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플로리다주의 오랜 문명을 이해하는 데 주요 유적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곳은 북아메리카나 남아메리카 해안에서 확인된 최초의 수중 장지이다. 탐사팀은 1에이커 규모의 장지를 계속 발굴하고 있다.

대륙붕에 위치한 장지가 보존된 것은 무엇보다 못 바닥의 퇴적토(peat)가 큰 역할을 했다. 퇴적토가 유기물 분해를 늦춰 나무 말뚝 및 장식들과 함께 유해가 덩달아 보존됐다. 또 대륙붕의 위치로 인해 깨끗한 물이 항시 유지된 것도 보존이 된 요인이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멕시코만 수위는 현재 보다 30피트 아래였다. 또 장지는 당시 해수면 9피트 높이의 육지내 얕은 못에 있었으나 점차 멕시코만 수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육지 못을 21피트 아래 수심에 잠기게 했다.

플로리다 최고 수중 고고학 유적지, 1만4000년 전 형성

한편 플로리다의 가장 오래된 수중 고고학 유적지 중 하나는 마지막 빙하기 말기인 약 1만4000년 전 북미에 인간이 출현한 '고대 인디언 시대(Paleoindian Period)'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이지 래드슨 사이트(Page-Ladson Site)'로 알려진 유적지는 테일러 카운티의 아우실라 강 바닥에 있는 깊은 싱크홀이다.

노스 포트 시의 '웜 미네랄 스프링스'와 '리틀 솔트 스프링스' 등 두 곳도 같은 시기의 수중 고고학 유적지이다.

마나소타 키 오프쇼어 유적지를 담고 있는 고대는 약 9000년 전에 시작됐다. 당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수면이 높아졌으며, 오키초비 호수와 에버글레이즈 호수도 이 즈음에 형성됐다.

북미의 고고학 문화 분류에서 콜럼버스 이전 문화의 시대인 3000년 전은 '우드랜드 시대(Woodland Period')이다. 이때 원주민들은 이동을 늦추고 어류 등 음식이 풍부한 해안 어귀 주변에 정착했다.

탬파베이 지역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에 의해 형성된 '세이프티 하버 시대(The Safety Harbor Period)'의 역사는 1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이프티 하버 문화는 이곳 인디언 고분에 있는 진흙 도자기의 존재로 확인된다. 세이프티 하버 지역 필립 파크웨이에 있는 유적지는 1964년에 국립사적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