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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데마와 그리스도인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나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것은 패가망신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는 첩경이었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것이 나만의 경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개인적 구원이라는 올무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하나님 나라는 물론 개인적인 구원이 전제가 된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에서 구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구원은 구원받은 개인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게 한다. 그것이 영원한 생명이며 그것이 구원이다. 만일 개인구원이 끝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거나 하게 만드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그대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십시오. 그 사람은 나의 일에 요긴한 사람입니다.”

여러 사람의 이름이 있다. 데마의 경우는 분명하다. 그는 바울을 버렸다. 바울을 버렸다는 것은 신앙을 버렸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이 사람에 대해 면밀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바울의 입에서 데마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아 데마가 분명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지게 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데마가 이 세상을 사랑해서 바울을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다.

데마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졌음에도 이 세상을 사랑하여 세상의 한복판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러면 이런 데마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날 교리에 따르면 데마의 구원은 확실하다. 교리에 따르면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다. 따라서 데마가 이 세상을 사랑하건 사랑하지 않건 상관이 없다. 바울을 떠나건 떠나지 않건 상관이 없다. 그가 아무리 하나님을 붙잡은 손을 놓아도 하나님이 그의 손을 붙잡고 계시다(견인). 그가 아무리 이 세상을 사랑해도 그는 안전하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물론 교리를 신봉하는 이들은 데마 역시 구원을 받았다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데마는 하나님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그는 에덴의 동쪽으로 떠났던 가인의 후예가 되었다. 가인 역시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러나 가인이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떠났지만 하나님을 잊은 것은 아니다. 그의 아들의 이름 ‘에녹’과 그가 쌓은 성(도시)의 이름 역시 ‘에녹’이다. 에녹이란 하나님께 봉헌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만일 가인이 하나님을 기억했다고 구원을 받았다면 그리스도는 세상에 오실 필요가 없었다. 십자가에 달리실 필요도 없었다. 하나님이 인류 전체를 이미 구원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서는 분명하게 성령을 소멸치 말라고 경고한다. 성령은 소멸된다. 성령이 소멸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 성령의 전인 그리스도인에게서 성령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가. 그는 더 이상 성령의 전이 아니며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교리를 신봉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 번 성령을 받은 후에 성령을 버릴 수도 있고, 받았던 성령이 소멸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구원은 죽는 날까지 경성함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 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우리는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원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교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행위 구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행위는 구원을 위한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살아야 한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그것을 행하는 것이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행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힘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다르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종말론적 삶의 태도를 견지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산다는 것은 분파를 이루어 세상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다. 세상과 생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상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에 매료되어 세상의 방식을 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리고 그렇게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하나님 나라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들이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는 다양한 모습이 된다. 다른 말로 창의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하나님 나라는 다른 모습이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곳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되고 모두가 평등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앙은 교회적임과 동시에 사회성을 띨 수밖에 없다. 교회 안에서만 예배를 열심히 드리고 세상으로 나오면 세상 사람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바로 데마와 같은 사람들이다. 나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대부분 데마와 같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유토피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실패한 인간의 실험이다. 그러나 이상향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이상향이 바로 하나님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이 참여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임하는 하나님의 하시는 일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하나님 나라라는 이상향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기본적으로 유무상통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처럼 개인 구원을 팔아 장례식 장사를 하는 교회는 결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교회 운동은 교회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이라는 것은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일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언자적 눈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가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이루어진다고 해서 하나님 홀로 행하시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삶으로써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고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을 그들의 어려움에서 구하는 하나님의 손길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데마와 같이 되었다.

이 사실을 볼 수 있는 은혜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임하기를 바란다. 이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하나님에게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고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길에도 우회로와 삼천포로 가는 길이 수없이 존재한다. 그래서 구원이란 두렵고 떨림으로 이루어나가야 하는 소중한 하나님의 선물인 것이다. 어려운 길이지만 동시에 쉬운 길이기도 하다. 돈을 사랑하지 않고, 커지려 하지 않고, 일에 매이지 않고,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며, 자기를 부인하고 겸손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랑을 실천하면 된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다.
 
 

올려짐: 2023년 3월 13일, 월 1:3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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