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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 종교
 
맨 끝자리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수요일 설교를 하러 가면 두 개의 의자가 나란히 놓여있다. 나는 언제나 두 번째 자리에 앉는다. 예수님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 가든 그러려고 한다. 그리고 이젠 그렇게 하는 것이 내 현재의 신분에 걸맞다. 그리고 나는 그 마지막 자리에서 자유를 찾았다.

생각해보면 예수님은 참 이상한 분이시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예수님을 모른다. 그래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 자신이 예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오히려 예수님의 명령과 정 반대로 행하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피에르 신부님의 장례식과 조용기 목사님의 장례식이 생각난다. 피에를 신부님은 자신의 장례에 꽃조차 드리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대로 그분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대조적으로 조용기 목사님의 장례식은 화려하고 장대했다. 예수님은 누구의 손을 잡아 일으키셨을까. 농담이 아니다. 잘 생각해보라. 나는 장례식만으로도 피에르 신부님이 예수님의 손에 이끌려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라. 내 생각이 틀렸는가.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다. 못 미더우면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라.

“네가 초대를 받거든, 가서 맨 끝자리에 앉아라. 그리하면 너를 청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친구여, 윗자리로 올라앉으시오' 하고 말할 것이다. 그 때에 너는 너와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을 받을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질 것이요,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이 말씀이 이상하지 않은가. 도대체 누가 맨 끝자리로 가서 앉기를 원하는가. 아니 도대체 누가 맨 끝자리로 가서 앉는가. 나는 유명한 목사들이 모인 자리나 신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맨 끝자리에 서로 앉겠다고 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은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싸움을 대부분의 경우 그다지 일어날 염려가 없다. 이미 신분과 계급의 높음에 따라 자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세상에서가 아니라 교회에서, 그리고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이들은 하나님 나라의 반역자들이 아닌가.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없다. 저마다 윗자리에 앉으려고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서라도 자신이 윗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목사들이 넘쳐난다. 한 번 그 자리에 앉으면 내려오지를 못한다. 참으로 불쌍한 인생들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강단에 좌석은 왜 놓는가, 그것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왜 여자들은 강단에 올라가지도 못하는가. 장로석은 왜 있는가. 심지어 권사석까지 만들어놓은 교회가 등장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러한 그리스도교와 교회를 보고 지적을 하는 이들이 극소수라는 사실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형식적으로라도 맨 끝자리를 윗자리로 만들 수는 없는가. 온 순서대로 앉는 행사를 만들지 못하는가. 결과적으로 교회는 더 이상 예수님의 말씀이 머물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맨 끝자리는 권고가 아니라 명령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명령을 피할 도리가 없다. 이 명령을 무시하고 듣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아니거나 예수님이 주님이 아니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이 그리스도인 행세를 하고 주님이 아닌 예수님이 주님이라고 믿고 있는 황당한 그리스도교와 교회가 된 것이다.

맨 끝자리에 앉을 때 인간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자신을 바르게 정의하고 그에 걸맞은 행보를 하게 된다. 그 자리에 앉으면 세상이 보인다. 왜 세상이 잘못된 곳인지, 왜 성서가 세상을 어둠이라고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복음의 반전은 그렇게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맨 끝자리에 앉을 때 일어난다. 맘몬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실패하고 무시당하는 것들이 소중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를 지배해온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피조물로서 창조주의 창조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완전히 다른 세계관과 달라진 사유방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복음의 반전을 보고 싶다. 다행히 나는 완전히 실패한 채로 늙어가고 있다. 작은 딸이 결혼준비를 하느라 돈이 모자라는데도 나는 그것을 바라만 보아야 한다. 이제는 내가 한 달 동안 글을 올리지 않아도 전화를 건 사람이 딱 한 사람일 정도로 잊혀졌다. 내가 원하던 일이다. 나는 그렇게 잊혀야 한다. 내가 맨 끝자리에 비로소 가까워진 것이다. 내가 가까워졌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에 윗자리에 대한 작은 소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건 아직 내가 가장 끝자리에 앉아계신 그리스도를 만나자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윗자리에 앉아서 하나님 나라를 외치는 자들이 얼마나 황당한 자들인지를 사람들은 모른다. 그런 사람들과 돈이 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들이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런 것들뿐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중심을 정하는 분은 그리스도시다. 그분이 계신 곳이 중심이다. 그분은 윗자리에 계시지 않다. 푸코가 말한 것처럼 그분은 언제나 가장 낮은 자리에 계신다.

그분이 가장 낮은 곳에 계시기 때문에 교회 역시 가장 낮은 곳에 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신 교회는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유무상통하는 공동체로만 존재한다. 가끔씩 나는 그런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그런 그들 역시 한사코 맨 끝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 꿈을 놓지 않는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내가 맨 끝자리에 앉기만 하면 된다. 어디에 가든 맨 끝자리에 앉으려는 사람이 되면 그곳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다는 것은 맨 끝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이다. 누군가 맨 끝자리에 앉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이 앉은 자리가 불안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맨 끝자리를 놓고 서로를 설득하는 곳에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

어찌 생각하면 맨 끝자리는 비결이 될 수 있다. 그렇다. 목사는 설교하는 사람이 아니라 교회에서 가장 궂은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상징적으로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목사의 일상이 되어야 한다. 내가 굳이 목사를 예로 드는 것은 목사를 지도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사가 화장실 청소를 하고, 주방정리를 하고 가장 마지막에 교회를 나서고, 가장 마지막에 식사를 하고, 가장 가난하게 살 수 있다면 그 목사가 있는 곳에 하나님 나라가 임할 것이다.

그런 교회에서 그런 목사가 그런 일을 하다가 설교준비를 하지 못해 설교시간에 버벅거려도 그 교회의 교인들은 찰떡같이 알아들을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가 우스꽝스럽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우스꽝스러운 것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 덕지덕지 화장을 하고 영대를 걸치고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방송에 중계되기까지 하는 설교를 하는 목사와 그런 목사를 흠모하는 교인들이다.(방송설교는 대표적인 윗자리이다)

(구상의 시를 패러디하면) 그러나 맨 끝자리가 꽃자리이다.
 
 

올려짐: 2023년 3월 19일, 일 7:4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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