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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기고
 
[시류청론] 능력과 인격은 나이순이 아닙니다
급변하는 세대, 나이 기득권 먼저 포기해야

지난 달 한국의 한 여론 조사 기관에서 3, 40대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자신보다 나이 어린 상관을 받들고 일할 수 있느냐 는 질문을 하였다. 34%가 부정적으로 답을 했고, 18%는 회사를 그만 두겠다는 극단적인 의견을 보였다.


▲ 이훈주 박사

이 조사 결과를 좀 거리를 두고 보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미 유교 사상에 물 든 필자도 어떤 답을 했을까 확신이 안 선다. 허나 우리의 몸 속에 깊숙이 스며들은 유교적 가치관이 이 시대에 걸 맞지 않게 비 효율적인 사상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젊은 사람이 경륜이 짧아 사고나 판단력이 뒤질 수 있지만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젊은 사람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인격이 훌륭하다고 보기에는 시대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능력과 인격이 나이 순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나이를 중요한 척도로 삼는 가치관 속에서 뒤엉켜 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고무줄 나이로 인연 맺으려 한 교포

두 해전에 L.A에 사업차 장기간 머문 적이 있다. 한국의 축소판인 한인타운이 굳이 한국 사회와 다른 점을 찾자면 과거를 묻지 않는 정서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고단한 경로로 미국에 들어 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그 연유가 있으리라고 짐작 하였다. 서로 묻지 않는 질문이 많았지만 유독 나이에 대한 질문은 예외로 반드시 기다리고 있었다. 개중에는 사람에 따라 그 사안에 대해서 집착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식품업을 하는 어떤 교포와 우연히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객지에서 만난 남정네들이 술잔을 사이에 놓고 시작되는 화제가 보편적으로 서로의 고향과 나이를 묻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같은 시대를 살았을 경우 대화의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한 의도가 있다. 필자가 신상을 밝히자 마자 그는 자신이 4살 위이니 말을 편하게 해도 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이 쪽에서 나오는 답은 뻔하다. 술 맛을 가시게 할 의도가 없으면 한국에서 하던 정서대로 그의 제안을 수용해야만 했다. 그 후 윗사람으로서 자리매김을 한 그와의 인연은 별 문제 없이 지속되었다.

하루는 그가 법정에 가야 할 일이 있는데 통역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의 서류를 살피던 중 그가 필자보다 정확히 두 살이나 어리다는 사실을 알았다. 갈등이 생기면서 분한 마음이 들었다. 나이를 고무줄처럼 늘이면서 인연을 맺으려는 의도가 괘씸했기 때문이었다. 그 일을 계기로 그와 만남은 시들해지면서 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필자의 입장에서 그 사실을 모른 척 하고 지나치기가 어려웠다.

공자 사상에 '밥 말아 먹는' 한국인들

일본 동경대 키타가와 박사가 한국 월간지에 기고한 글을 살펴보면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첫 만남을 갖는지 잘 나타나 있다.

"한국 사람들은 첫 만남에서 상대방의 개성이나 이력을 화두로 꺼내기 보다는 나이를 반드시 먼저 묻고 그 다음 탐색을 시작한다. 이야기가 좀 깊어지면 고향, 학연, 경제력 순으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간다. 이러한 긴장되는 절차가 끝나면 상대에게 보이는 자세와 말투의 수위가 결정 된다."

공적인 만남이 아닌 경우라도 자기들간에 높낮이를 정하려는 한국인 속성에 흥미를 가지면서도 냉소를 보내는 듯 하였다. 그러나 이웃나라 학자가 지적한 우리의 모습이 논리의 형평에 벗어난 점도 있지만 대체로 수긍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철저한 힘의 논리가 몸에 배어있다. 태생적이라기 보다는 사회환경적으로 스며든 속성이다. 자신의 위상을 정해주는 요소에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나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사회적 속성은 유교 사상과 무관하지 않다.

공자 사상의 원조 국가인 중국도 60년대 문화대혁명 이후로 공자의 생각 을 깡그리 땅에 묻으려 애를 썼다. 나이를 지나치게 따져서는 평등한 사상이 심어질 수 없다는 모택동의 혁명정신이 오늘 날의 중국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박물관에 가야만 했을 그 사상이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뿌리박고 사회 발전에 암초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100 년만 지나면 그러한 시대에 맞지 않는 사상이 자연스럽게 한국에서도 퇴색되어 가지 않을 까 생각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 곳 플로리다로 유학 오는 학생 부부나 교환교수들을 따라 온 4~10세에 이르는 아이들끼리 대화하는 내용을 듣다 보면 그들도 나이를 정확히 따지면서 형 동생과 언니 동생을 구분하여 자기의 위치를 정하는데 너무 익숙하다.

물론 '호형호제' 하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만남이 우리 한국인에게 인간적으로 다가 오지만 시대의 변화를 감안하면 그 폐해도 만만치 않다.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나이가 좀 더 많은 사람이 공자가 마련해준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만남을 가지면서 지나치게 나이를 따져 높낮이를 챙기는 습관을 바꾸자는 말이며, 또한 나이가 더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쓸데없이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고자 하는 태도를 지양하자는 뜻이라고 일갈하고 싶다. / 이훈주 박사 (시사평론가-본보 필진)
 
 

올려짐: 2005년 12월 12일, 월 2: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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