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이(Ray)'는 50-60년대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레이 찰스(Ray Charles)의 생애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라 있으며 많은 영화 비평가들로 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내주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으나 미국에는 벌써 비디오가 출시돼 높은 대여율을 보이고 있다.

음악 경력 플로리다에서 시작

레이는 특히 플로리다와 관련이 깊은 사람이기도 하다.

영화에 언급되진 않았으나 지역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그는 세인트 어거스틴 학교에서 기타보다는 피아노를 배우기를 고집한다 하여 쫓겨났 다. 그가 기타를 거부한 이유는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기타를 배워야 거리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올랜도에서 틴에이저 나이로 그의 뮤직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 올랜도 할렘가라 할 수 있는 다운타운 지역 패라모어에 기거하면서 이 지역 술집에서 노래를 했고, 밴드를 조직한 이후에는 기찻길 건너 백인동네 클럽까지 진출했다.

그가 소울이나 재즈 등 흑인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고 컨트리 등 여러 음악장르를 넘나들며 음악에서 흑백통합을 이룰 수 있었던 기량은 바로 이 기찻길을 넘나들던 시기부터 닦여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흑백통합을 이뤘던 시각장애인 가수

레이라는 이름은 한국사람에게 언뜻 생소할 지 모르나 그의 유명한 곡들 중 두 세개정도는 모두의 기억에 새겨져 있을 정도로 한때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7세때 녹내장으로 완전히 시력을 잃은 레이 챨스는 13차례나 미국 그래미상을 수상한 솔 음악의 거장.

지난해 6월 73세의 나이에 급성 간질환으로 세상을 떠나 음악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그는 특히 소울이란 음악 장르에 가스펠과 블루스적인 색을 가미해 가스펠을 종교적으로만 생각했던 당시 흑인 사회에 논란을 던지기도 했다.

또 백인들만의 장르였던 컨트리 부분까지 손을 뻗쳤고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성공하면서 결국엔 음악을 통해 흑인과 백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영화는 레이가 대중 음악계에서 성공해 나가는 과정을 150분짜리 화면을 통해 충실하게 그리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물 특유의 지루함을 안겨 줄 수도 있으나, 감독은 스틸 컷 기법을 사용해 관객들의 환기를 유도 시키며 과거로 돌아가 긴장감을 던진 후 다시 현재 진행을 엮어나가게 한다.

또 화면 칼라도 1930년대 뉴욕풍경과 같은 고풍스러움을 담았다.

성장한 레이를 연기하는 제이미 폭스는 실제 인물과 거의 흡사하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열린 제62회 미국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ㆍ코미디 부문 남우 주연상을 이미 수상했다.

또 어린 시절 레이를 담당하고 있는 아역배우의 실감나는 연기는 영화의 현실감을 더해 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화에서 빛나는 것은 레이의 음악들. `I Can't Stop Loving You' `I Got a Woman' `Georgia on My Mind' `Hit the Road Jack' 등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

레이는 17세 때 시애틀로 가 그곳 주점에서 서서히 인기를 얻는다.

어느날 그의 재능을 알아차린 애틀랜틱 음반사 대표에 의해 스카웃된 레이는 그때부터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하고,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결국엔 파격적인 조건으로 ABC 음반사로 옮겨 간다.

결국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된 레이는 흑백통합을 꾀한다 하여 그를 위험인물로 배척했던 고향 조지아주로 돌아가 의회의 공식 사과까지 받아내고야 만다.

영화는 이렇듯 레이의 성공과정을 그리고 있으나 그의 엽색행각과 마약중독도 역시 비중 있게 다룬다.

레이는 어렸을 적 동생이 자신의 눈 앞에서 어처구니 없이 죽었던 것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 하다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가수생활로 접어들며 마약에 깊숙히 빠지기도 했다.

감독: 테일러 헥포드
등급: PG-13
영화별점:
보스턴 글로브 B-
시카고 선타임스 A
시카고 트리뷴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