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계획 폐기 밝혀, '변화하는 사업 환경' 때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월트디즈니사가 중앙 플로리다에 기술단지를 조성하려된 계획을 폐기한다고 18일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디즈니와 론 디샌티스 주지사 간의 불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디즈니는 월트디즈니월드 테마파크에서 약 20마일 떨어진 레이크 노나 지역에 디지털 기술, 금융 및 제품 개발을 위해 새 기술단지를 짓고 2000명의 직원을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이전하려는 계획을 수 년 전 발표한 바 있다.

<올랜도센티널> 등 지역 뉴스 매체들에 따르면 디즈니 공원, 체험 및 상품 부서의 회장인 조쉬 다마로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변화하는 사업 환경"이 디즈니의 기술단지 계획의 포기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주지사 사무실은 이 조치에 대해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 하락하는 시가총액 및 주가 하락을 고려할 때, 그들이 사업 운영을 재구성하고 성공하지 못한 벤처를 취소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올랜도 지역의 안나 에스카마니 주 하원의원은 디즈니의 계획 취소와 관련하여 주지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스카마니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와 우리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문화 전쟁에 더 관심이 있는 나머지 일자리를 죽이는 바보"라고 말했다.

디즈니 분석가인 렌 테스타는 디즈니가 과연 2000명의 직원을 모두 레이크 노나로 이전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발표에 놀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휴가 계획 사이트인 '투어링 플랜즈(Touring Plans)'를 운영하는 테스타는 디즈니 직원들이 플로리다 이전에 대해 세 가지 주요 우려 사항, 즉 높은 주택 비용, 가족을 뒤로하는 것, 그리고 다른 정치적 분위기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디즈니와 디샌티스 간의 불화는 디즈니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교실 수업을 초등학교에서 금지하는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 법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후 시작됐다. 당시 디즈니는 일부 직원들의 시위 등 심각한 압력에 직면한 나머지 디샌티스의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한 처벌로 디샌티스는 의원들이 통과시킨 법안을 통해 디즈니 월드의 자치구를 인수하고 새로운 감독 위원회를 임명했다. 그러자 디즈니는 새 이사회가 들어오기 전에 새 감독관의 설계 및 시공 권한을 박탈하는 내용의 계약을 기존 이사회와 체결했다.

이에 대응하여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 주 의회는 디샌티스가 임명한 이사회가 이러한 합의를 폐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테마 파크 리조트의 모노레일 시스템에 대해 자체 검사에서 주 검사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디즈니는 자사에 대한 보복성 표적 캠페인을 디샌티스와 행정가들이 벌이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디즈니는 연방 판사에게 새 감독 위원회의 조치를 회사의 언론 자유 침해라는 이유로 무효화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에이피통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1960년대에 올랜도 인근에 테파 파크를 건설하기로 결정했고, 플로리다 주의회가 디즈니의 자치 구역 설립을 인가한 것이 이같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디즈니는 당시 주 정부에 교통 체계와 도시 계획 혁신을 포함하는 미래 도시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회사는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미래적인 도시는 결코 실현되지 않았고, 대신 1982년에 국제 문화와 기술적 혁신을 주제로 한 두 번째 테마 파크 엡콧 센터로 탈바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