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손 얻는 사람이 승자... 우편투표 운영 문제 있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김명곤 기자 = 내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처음 단정지어 말했다. 지난 수년간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디샌티스 주지사는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의 패배자임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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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주지사는 7일 NBC 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졌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4년마다 1월 20일에 성경에 손을 얹는 (취임 선서를 하는) 사람이 대선의 승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주지사의 대답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졌는지 ‘예, 아니요’로 대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디샌티스 주지사는 “당연히 그는 졌다”라며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결과에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디샌티스는 처음으로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러나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는 대신 지난 대선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편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언론에서는 지난 대선이 완벽했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 잘 운영된 선거는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이에 반격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때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현재 기소된 상황이다. 연방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무를 방해하고 선거 사기 주장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특검이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밖에 기밀문서 유출 혐의와 성 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각각 특검과 뉴욕주 검찰로부터도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통해 오히려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시도로 기소되자 경선 후보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난 대선의 패배자라고 규정하기에 앞서, 또 다른 경선 경쟁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재판에서 증언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이 지난 대선과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에 집중할 경우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샌티스는 "만약 이번 선거가 바이든 행정부 정책과 실패에 대한 심판이라면 전망이 밝다"라며 "우리는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가 2025년 1월 20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 2021년 1월 6일에 대한 투표로 치러진다면 우리는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에 대한 특검 조사를 이끄는 잭 스미스 검사는 앞으로 검찰이 재판에서 제시할 증거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7일 법원에 낸 답변서에서 검찰이 요청한 증거 보호 명령은 너무 광범위하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증인과 판사, 또 관련된 여러 법적 문제를 게시하고 있다며 증거 보호 명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일반화된 정치 연설이며 해당 사건과 관련이 없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