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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시간: (EST) 2023년 11월 28일, 화 11:28 am
[플로리다] 플로리다 지역소식
 
서류미비 허리케인 노동자들 "플로리다 새 법으로 체포될라!"
이민세관단속국 "단속 않겠다" 발표 불구, 플로리다법은 "안돼!"


"우리가 떠나면 누가 노예가 될까?" 지난 2016년 6월 4일 올랜도 코로니얼 드라이브 페어그라운드에서 벌어진 '반이민법' 철폐 시위에서 히스패닉 시위대가 "우리가 떠나면 누가 당신들의 노예가 될 것인가?"(Who will be your slaves when we are gone?)라는 시니컬한 내용의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김명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에서 허리케인, 물난리, 산불 등이 발생했을 때 뒷처리를 하는 노동자들은 주로 남미에서 넘어온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다. 이들이 최근 엄격하게 바뀐 플로리다 새 이민법으로 플로리다에 오기를 꺼려 하고 있어, 당장 허리케인 뒷처리에 나서야 하는 지역 정부들이 곤경에 처하고 있다.

3년 전 허리케인 로라가 루이지애나를 황폐화시켰을 때, 집을 청소하고 쓰러진 나무를 베어내는 일을 한 하비엘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그는 12일 <마이애미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재난이 발생하여 일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었다. 우리 대부분은 플로리다에 가서 돕기를 원한다. 하지만 정직하게 일을 하러 갔다가 구금당할까 봐 두렵다. 아무도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비엘은 지난 2016년 미국에 도착한 온두라스 출신 서류 미비 이민자이다. 허리케인 청소가 없을 때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도 한다. 작년 가을, 카테고리4 허리케인 이언으로 최소 149명이 사망하고 플로리다 남서부 지역이 파괴되었을 때, 다른 재난 구조대원들과 함께 여행 가방과 트럭, 도구를 챙겨 플로리다로 향했다.

하비엘은 두 달 동안 플로리다 해변 동네에서 손상된 구조물을 무너뜨리고, 뒤집힌 집을 정리하고, 비가 새고 구멍이 난 곳을 수리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복구 초기에는 수 백명의 이주민 노동자들이 홍수, 쓰러진 나무, 전선, 주택을 헤치고 피해 복구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빅벤드 지역에 상륙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주택이 파괴되고 수십만 명이 정전 상태에 빠졌지만 플로리다에 올 계획이 없다. 그 이유는 7월 1일부터 시행된 일련의 이민 관련 제한을 규정한 주법 때문이다.

새 플로리다 법은 메디케이드를 받는 병원이 접수 양식에 이민 신분을 묻도록 의무화하고, 25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는 고용주에게 연방 '이 베리파이(E-Verify)' 플랫폼을 사용하여 신규 고용인이 미국에서 일할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며, 서류 미비자를 플로리다로 데려오는 것을 '중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재난 노동자를 옹호하는 노동 조직 단체인 '레질리언스 포스(Resilience Force)'는 대부분 서류 미비 이민자와 일부 자연 출생 시민으로 구성된 약 2000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가상 채팅, 일대일 대화, 대면 미팅을 통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회원의 절반 이상이 지난 5월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서명한 새 이민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허리케인 이언과 이달리아 피해를 복구하고 언제 다시 닥칠 지 모르는 허리케인의 뒷처리를 위해 플로리다에 오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단체의 공동 설립자인 사켓 소니는 "허리케인 후 재건은 일주일 만에 끝나는 일이 아니다. 몇 달, 때로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플로리다 주민들은 이민 노동자들을 절대로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국경 보안과 추방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인 미국 관세국경보호국과 이민세관단속국은 "대피로, 대피소 또는 비상용품, 식량 또는 물이 배포되는 곳, 재난 관련 지원 또는 가족 재결합을 위한 등록이 진행되는 곳" 비상 대응과 구호품이 제공되고 있는 곳에서는 단속 활동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허리케인 이달리아 전날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 발표했다.

하지만 플로리다 현실은 다르다.

소니는 "그들은 복구를 위해 훌륭한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디샌팋스는 그렇게 하지 않고 이 (반) 법안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것이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반이민 법안은 갑자기 재건 작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민자들에게 엄청난 위협이 되었다.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대규모 이탈이 일어났다"라고 지적했다.


▲ 지난 2016년 6월 4일 올랜도 코로니얼 드라이브 페어그라운드에서 벌어진 '반이민법' 철폐 시위에서 한 히스패닉 청년이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 김명곤

"지역적 대처 능력 부족, 이민 노동 인력 절대 필요"

조지타운 대학교의 비상 및 재난 관리 프로그램의 교수 책임자인 팀 프레이저는 허리케인이나 홍수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재난이 "지역적 대처 능력을 초과"하기 때문에 대응 및 복구 인력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비상 관리의 "주요 장애물" 중 하나는 재난에 대응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며, 이 때문에 비영리 단체와 자원 봉사자, 지역 사회 자원이 종종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프레이저는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난 주기는 계절에 국한되지 않고 연중 내내 발생하고 있으며, 부족한 인적 자원을 메꾸고 관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해온 소니에 따르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이후 재난 대응 인력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민 노동자들이 잔해를 치우고 임시 지붕을 설치하는 등 초기 복구에 투입되는 인력의 일부가 되었다. 이들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이동하지만, 대부분은 피해 지역 사회에 장기적으로 머물며 재건 작업에 참여한다.

소니는 "우리는 이를 회복탄력성 인력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대부분 이민자로 구성된 인력으로 집과 학교, 도시를 건설하는 일을 한다. 이들은 허리케인에서 홍수, 화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난 현장을 누비며 가족들의 귀환을 돕고 재건을 지원하면서 엄청난 전문성과 헌신, 소명의식을 쌓았다"라고 말했다.

재난 구호 요원들은 업무 특성상 위험한 환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으며 노동 착취에 취약하다. 허리케인 미치가 지나간 다음 해에 미국에 온 60세의 온두라스 남성 산토스는 많은 고용주들이 재난 노동자들에게 안전 장비를 제공하지 않는 "부도덕한" 고용주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형제가 임시 파란색 방수포를 설치하다가 지붕에서 떨어졌다고 <마이애미 헤럴드>에 전했다.

휴스턴 라이스 대학교 사회학과 세르지오 차베스 교수는 재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700건 이상의 설문조사와 100건의 후속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을 구하려는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 다음 행선지를 결정할 때 주거 비용, 지역 사회 유대, 취업 기회, 기후 등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하는데, 플로리다의 새 주법은 서류 미비자가 거주하고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복잡한 방정식을 서류 미비 이민자들에게 주고 있다.

차베스 교수는 "근로자들이 일자리 유력지로 플로리다를 더 이상 선택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폭풍, 홍수 및 기타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주 주민과 기업에 해를 끼칠 수 있다"라면서 "그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새 이민법을 두려워 한다. 일부는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 일거리가 없을 때는 플로리다에서 체포되거나 추방당할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꼬리 기사] 대형 건설 프로젝트마다 동원된 이민 노동자들

미국이 건국 이래 값싼 이민 인력을 사용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세기 초엔 아일랜드 이민자 인력이 들어와 시간당 37센트라는 저임금을 받고 일했다. 뛰어난 건축기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애리 운하가 이들의 손에 의해 건설됐다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신화 같은 얘기로 들리고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였던 대륙횡단 철도건설이 시작된 1862년, 센트럴 퍼시픽 철도회사는 남북전쟁으로 인해 인력이 모자라자 중국인 이민자들을 동원했다. 1867년 센트럴 퍼시픽 전 직원 1만3500명 중 1만2천명이 중국인이었다. 그들은 주 6일 동안 하루 12시간씩 작업에 시달렸으나 임금은 주당 26~36달러에 불과했다.

이들에 이어 이탈리안 이민자들이 하루 1달러50센트 정도를 받고 뉴욕의 지하철 건설을 담당했다. 1890년대 뉴욕 공공장소 근로자는 물론 시카고 도로 근로자도 거의가 이탈리아인이었을 정도.

20세기에 들어서면서는 미국 노동시장에 멕시코 인력이 쏟아져 들어와 사우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 네바다 등지의 철도건설을 도맡았다. 1929년에 이들은 황폐했던 남서부지역의 토질을 바꾸는 작업에 동원되었는데, 현재 이 지역은 전 미 과일 및 채소 생산의 4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옥토로 바뀌었다. 멕시코 이민자들이 중부에 동원되기 전에는 러시아와 노르웨이, 독일인 이민자들이 노스다코다의 초원지역을 밀어내고 경작지로 바꾸었다.

합중국의 건설에 매진했던 역대 미국 행정부들은 이 같은 이민자들의 공헌을 인정하고 기록으로도 남기고 있으나, 최근의 미 행정부들은 이를 모르는 체 하거나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올려짐: 2023년 9월 13일, 수 11: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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