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학 제공업체 '페이지'와 합작, 희소암 식별 기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암 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일 디지털 병리학 제공업체인 '페이지(Paige)'와 협력해 암 치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날 밝힌 계획의 핵심은 암 치료의 출발인 '식별'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의료진이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암세포로 의심되는 세포를 떼어내서 병리학자가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본다. 일반적인 암은 식별이 어렵지 않지만 희소암의 경우 식별이 어렵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식별 작업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암 식별 과정의 개선을 기대하는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의 학습능력 때문이다. 페이지는 병리학자들이 진행한 세포 조직검사 자료를 디지털화했다. 이를 통해 병리학 슬라이드 50만 개에서 10억 개 이상의 이미지를 얻었는데, 페이지는 인공지능이 이 이미지를 스스로 학습해 암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병리학자들이 일일이 현미경을 통해 확인하는 것에 의존하지 않고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이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의 뛰어난 성능이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로 `페이지’의 암 식별을 위한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슈퍼컴퓨팅 자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인프라 지원인 셈이다.

가령, 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하기 위해선 사진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야 하는데, 마찬가지로 병리학 슬라이드를 컴퓨터에 저장하려면 이를 디지털로 변화해야 한다. 보통 슬라이드 한 장을 디지털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공간은 1기가 바이트가 넘는다. 영화 한 편의 크기가 4기가 바이트 정도 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엄청난 저장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만 개의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위해서는 엄청난 저장공간이 필요하고, 비용도 엄청나다. 따라서, 기술이 있어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충분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까지 동원된 자료는 병리학 슬라이드 50만 개였는데, 컴퓨팅 인프라 지원을 통해 앞으로 이를 400만 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자료가 많을수록 식별 능력은 향상된다 .

마이크로소프트 헬스 부문 부사장인 데스니 탄은 병리학에 대한 전례 없던 통찰력을 가능하게 할 새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인프라가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지 창립자인 토머스 푸치스는 페이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만든 모델은 정확성 등에서 종양학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