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7.5% 증가...온라인 매출 8% 늘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지난 24일 블랙 프라이데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열었다.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하는 '어도비 애널리틱스'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 쇼핑 매출액이 9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7.5% 증가한 것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역사상 가장 높은 매출액이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미국의 '쇼핑 대목'인 이유는 제품 가격이 크게 할인되기 때문이다. 이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제품군은 TV나 스마트워치 등과 같은 전자기기와 어린이 장난감, 의류 등이다. 어도비 측 설명에 따르면 해당 품목 제품은 평균 24~28% 할인된다. 일부 제품은 많게는 70%까지 할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어도비 수석분석가인 비벡 판디아는 지난 1년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매우 전략적으로 변했다면서, 제품 할인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쇼핑 대목을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과 관련해 눈 여겨 볼 부분은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이다.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필요한 제품을 구입했는데, 이제는 온라인 쇼핑이 주를 이루게 된 것이다.

미국 신용카드 회사 마스터스카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장 방문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 늘어난 반면, 온라인 매출은 8% 늘었다. 이와 관련해 판디아는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일일이 방문해 가격을 비교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어서 쇼핑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는 등의 기존 쇼핑 패러다임이 변했다.

연말 쇼핑 매출 전망은 밝지 않아

이번 연휴 기간 쇼핑이 현재 진행형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27일은 '사이버 먼데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쇼핑 대목으로, 지난해 사이버 먼데이 매출액은 113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어도비 측은 올해 사이버 먼데이 매출액이 120억 달러로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등 쇼핑 대목에서 매출액이 주목받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 지출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 지출은 전체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중 핵심이다. 소비자 지출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미국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

하지만 앞으로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N 방송은 최근 미국인들의 주택 비용 부담이 커가는 가운데 신용카드 빚은 늘고 있고 가계저축은 줄어드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올해 연말 쇼핑시즌부터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인들의 주택 비용 지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지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위가구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등 주택 비용 지출은 전체 소득에서 4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35년 간 이 비율은 25%를 넘지 않았는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빚도 문제다. 올해 2분기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빚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6월 기준 미국 가정의 평균 카드 빚은 약 1만 200달러에 달한다. 그리고 지난 3분기 기준 신용카드 빚 잔액의 5.78%는 90일 이상의 악성 연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