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주택 거래 30년 만에 최저치... 임대료도 26% 올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의 주택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전후로 크게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주택연구센터(Harvard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는 20일 ‘2024미국주택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주택 가격이 2020년 이후 약 4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 구입비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0년 모기지 금리는 7.0%를 넘었다. 이에 따라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사람이 감소하다 보니, 미국의 주택 소유율은 2023년 기준 65.9%에 그쳤다. 전년 대비 0.1%P 상승한 것으로,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주택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상승하면, 임차인이나 새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하다. 현재 중간 주택 판매 가격은 중간 가계소득의 약 5배까지 올랐다. 예전 같으면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조금 더 부담을 느끼게 된 것이다.

임대시장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2020년 이후 주택 임대료는 26% 올랐다. 또 지난 10년 동안 임대료 1천 달러 미만의 주택 600만 채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따라서 높아진 금리에 따른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임차인의 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경제적 상황이 어려우면 가난한 사람들이 먼저 타격을 받기 시작하는 것도 이슈가 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체 임차 가구 중 절반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용과 공과금을 내는 데에 지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버드대학 주택연구센터의 알렉산더 허먼 수석 연구원은 주택 임대료가 수십 년 동안 소득보다 빠르게 상승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시대의 임대료 급등은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은퇴한 노령인구나 경제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세대는 소득이 적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현재 주택시장이 매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택 관련 비용이 부담된다는 주택 소유자도 소득 3만 달러 미만인 가구에서 대부분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주택 소유자의 약 27%와 주택 소유자 약 23%가 현재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보험료는 2022년 5월부터 1년 사이 평균 21% 증가했고, 재산세도 올라서 주택 소유 비용이 더욱 증가했다.

주택 소유 면에서 인종별 차이도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히스패닉의 주택 소유율은 49.9%, 흑인의 경우 46.6% 정도다. 백인 가구 74.0%보다 현저히 낮다. 또 중간 가격 주택에 대한 월세를 감당할 만큼의 소득이 있는 흑인 임차인은 8%, 히스패닉 임차인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상례인데, 시장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올해 3월 기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기존 주택은 2019년보다 34% 감소했다. 현재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3.2개월분의 공급량에 불과하다. 2023년 연간 주택거래는 19% 감소해서 거의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 매물이 이렇게 부족한 것은 주로 모기지 금리 차이 때문이다. 기존 주택 모기지 상당수가 저금리의 고정금리인데, 이사를 할 경우 새 모기지 비용이 급격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