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인 8명 체포, 중앙아시아 이민자 400명 조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남부 국경으로 이주자가 몰리는 가운데, 미국 정부 당국이 ISIS라고도 불리는 이슬람 무장 단체 IS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앞선 6월 미국 정보기관과 보안당국이 타지키스탄 출신 이민자 8명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모두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고, 일부는 1년 전 미국으로 입국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IS와 관련됐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안보부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장관은 지난 26일 애리조나에서 기자들에게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 8명에 대해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미국 관리는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안보부는 체포돼서 추방될 8명의 타지키스탄 남성 외에 지난 3년 동안 미국으로 입국한 중앙아시아와 기타 지역의 이민자 400명 이상을 IS와 연계된 우려 대상으로 파악했다. 이어 이들 중 150명 이상이 체포됐지만 50명 이상은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의 젠 다스칼 대통령 부보좌관 겸 국토안보 부보좌관은 26일 네브래스카에서 열린 대테러 회의에서 국경에서 선별검사와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프가니스탄 계열 IS의 위협이 지속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IS와 IS-호라산(Khorasan)은 모두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의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IS-호라산은 아프가니스탄에 걸쳐 있는 IS의 산하 조직이다. 흔히 IS-K라고 부르는 이 조직은 파키스탄 탈레반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2015년 결성했다. IS-K는 2021년 미군의 공습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타격을 받았으나, 지금은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시 집권하면서 조직력이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2021년 8월 IS-K가 카불 공항의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명이 숨지기도 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정보분석담당 켄 웨인스타인 차관은 26일 하원 대테러소위원회에 출석해 IS의 테러 위협에 대비해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과 매일 회의를 하고 연방수사국(FBI)와 전례 없는 협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호라산이 자행한 모스크바 콘서트홀 테러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대테러센터의 크리스틴 아비자이드 국장은 지난해 11월 당시 하원의원들에게 관련 당국자들이 위험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신뢰할 수 있거나 확증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NBC 뉴스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최근 몇 달 동안 IS와 IS-K가 활동하고 있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몰도바, 키르기스스탄, 조지아, 러시아 출신의 이민자들을 면밀히 조사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공화당 소속인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IS를 통해 이민자들이 입국한 데 대해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이민에 좀 더 관용적인 정책을 취해왔다. 하지만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자 수가 폭증하자 이달 초에 망명을 제한하는 조처를 단행했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1주일 동안의 하루 평균 불법입국자 체포 건수는 2400명 미만으로 떨어져, 해당 조치 이전과 비교해 40% 이상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