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관 출신 작가의 정치 드라마,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 출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 6월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은 부패한 거대권력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싶은 국무총리와 그에 맞서는 경제부총리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회 보좌관 출신의 박경수 작가와 배우 설경구, 김희애가 합심한 작품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박 작가는 '권력 3부작(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을 쓴 바 있다.

드라마 '돌풍' 은 7일 현재 넷플릭스 공식 순위의 비영어 부문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의 정경유착 비리 혐의를 포착한 국무총리. 그는 정권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기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을 공격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멘토이지만, 자기가 믿는 신념에 대통령이 배치된다고 믿어서다.

하지만 일은 그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는 재벌에게서 받은 막대한 자본, 검찰과 법원까지도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는 권력, 민주 항쟁 시절부터 다져온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격한다.

오히려 검찰 수사를 받고 정치적으로 몰락할 위기에 처한 국무총리. 이에 그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정치권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인물을 드라마 속에서라도 만들어보고 싶었다"

제작발표회에서 박 작가는 "저는 백마 타고 온 초인을 믿지 않는데도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니까 그런 초인을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인물을 드라마 속에서라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는 평생 하나의 인물을 그린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그리는 단 한 명의 인물은 몰락하는 인물이다. 그들은 불가능한 꿈을 꾸고, 현실에 타협하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고 몰락하게 되는데, (주인공) 박동호도 그런 인물의 한 변주"라고 짚었다.

배우 설경구는 두 손에 피를 묻혀가며 국무총리에 오른 박동호 역을 맡았다. 드라마 시작 시점에선 대통령 하야를 주장했다가, 가상화폐거래소 재무심사를 뇌물받고 편하게 통과시켜줬다는 부패혐의를 덮어쓸 위기에 처했다. 이에 체포되기 7시간 30분 전, 대통령과의 면담 중에 그의 전자담배 액상을 바꿔치기해 대통령을 중태에 빠뜨렸다. 이를 통해 권한대행을 수행과 동시에 자신에게도 대통령처럼 불소추 특권이 성립되는 것을 이용, 대통령 서거 후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60일 중 4주안에 대한민국을 싹 다 뒤엎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해시도를 비롯해 물불 가리지 않고 하나의 정의를 위해 여러 불의를 저지른 박동호는 스스로에게 또 그의 심복들에게 "나는 선을 넘었다, 선을 넘은 자에게 한계는 없어"라고 강조함으로써 앞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 그는 "나의 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 것이다"라고 천명한다.

배우 김희애는 박동호의 정치 맞수인 정수진 역을 맡았다. 극렬 운동권 출신으로 빛나는 지성과 단단한 소신를 갖고 3선 국회의원을 거쳐 경제부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정수진은 정치판에서 지난한 세월을 버티며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사모펀드 대표를 하고있는 남편이 대진그룹으로 부터 약점이 잡히자, 서로 이용하는 관계로 발전시켜 더 큰 권력을 손에 쥐고자 대진그룹과 결탁했다. 박동호는 이 때문에 정수진을 대진그룹 정경유착의 핵심으로 보고 제거 목표로 삼았고, 정수진도 원래 자신을 적대하는 박동호를 제거하려던 와중에 대통령 시해 사건을 계기로 박동호를 어떻게든 쓰러뜨리려 한다.

배우 김미숙은 대통령 비서실장인 최연숙 역을 맡았다. 박동호의 대통령 시해사실 고백을 듣고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해 매우 격분한다. 그러나 박동호가 되려 자신의 고백을 녹음기펜으로 녹음한 후, 한 달만 자신에게 맡겨달라며 스스로 녹음기를 넘겨주는걸 받고 그의 진심을 파악하게 된다. 이후 최연숙은 박동호 권한대행 체제에 완전히 협조하게 된다.

한편 드라마 '돌풍'은 오랜만에 등장한 '잘 만든' 그리고 '독한' 정치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역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폭넓게 다루며,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정치세력과 지지자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혹자는 대한민국에서 나온 정치 드라마로는 24년 이전까지 나온 드라마중 최고의 수위를 자랑한다고도 한다. 이는 공중파 방송사가 아닌 넷플릭스 드라마여서 가능하다는 평도 있다.

7년 만에 드라마를 집필한 박 작가의 필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는 평이다. 성경, 삼국지, 카이사르 등 역사적 인물과 사건의 고사를 그대로 인용하고 상황에 맞게 넌지시 비유하는 대사들은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곳곳에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이나 인물들을 재구성하거나 비튼 점도 돋보이는 요소이다. (<나무위키> <연합뉴스>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