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 주의’ 재 강조… 동맹국에 공동방위 위한 투자 의무 이행 명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민주당이 후보 교체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공화당은 8일 전국위원회(RNC)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제목으로 16쪽의 정강정책을 채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화당의 정강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념적 장악력을 반영하고 있으며, 2016년에 승인돼 2020년 선거에서 다시 사용된 이전 정강과 비교해 더 국수주의적이고, 보호주의적인 반면 사회적으로는 덜 보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정강정책은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을 밝히는 문건으로 바로 이 정강정책을 통해 대선 후보가 어떤 정책을 펴나갈지를 가늠할 수 있다. 공화당은 오는 15일~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당의 정강을 승인한다.

미국 대선에서 각 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공식 대선 후보를 발표하고 대통령 후보와 함께 선거에 나설 부통령 후보를 지명한다.

‘미국 우선: 상식으로의 복귀’ 적시

공화당 정강정책 내용을 살펴보면 서문 제목을 ‘미국 우선: 상식으로의 복귀(America First: A Return to Common Sense)’리고 적시했다. 서문은 “우리의 미래, 우리의 정체성, 그리고 우리의 삶의 방식이 그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끌기 위해, 오늘 우리는 과거의 모든 도전을 극복하도록 이끈 동일한 미국 정신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강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강조한 주요 논점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총 20개 원칙을 포함하고 있는 정강정책의 제1순위는 바로 불법 이민 정책으로, ‘국경 봉쇄와 이민자 차단’이 첫 번째 원칙에 올라와 있다. 또 공화당은 불법 이민자 유입을 ‘이민자 침략’이라고 지칭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민 문제 다음으로 언급된 원칙은 경제이다. ‘인플레이션 종식’과 더불어 ‘에너지 종주국’, ‘제조 강국으로의 전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근로자를 위한 대대적인 세금 감면’과 ‘팁 면세’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총기 소유 자유 등을 포함하는 ‘헌법 수호’ 의지를 밝히고 있다. 또 ‘전기차 의무화 취소와 규제 완화’도 포함됐다.

제3차대전 저지 및 중동 평화 회복, 방위 계획 명시

대외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3차 대전 저지와 유럽과 중동 평화 회복, 미국 전체를 덮는 거대 아이언돔 구축’ 계획이 가장 먼저 명시돼 있다. 특히 동맹과 관련해서는 동맹국이 공동 방위에 대한 투자 의무를 이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 외 ‘군사력 강화와 현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상과 관련해서는 외국산 제품에 대한 보편 관세를 지지하는 한편,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 유지’ 등이 포함돼 있다.

갈등을 일으키는 이념적 문제에 대해서도 정책을 내놓았다.

주요 원칙에는 ‘삭감 없는 사회 보장과 의료보험’, ‘학교 내 비판적 인종 이론, 급진적 성 이데올로기 차단’, ‘남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 제한’, ‘ 캠퍼스 내 친하마스 추방’ 등이 언급돼 있다.

또 당일 투표, 유권자 신분 확인, 투표용지 투표 등을 포함하는 ‘안전한 선거’도 원칙으로 내세웠다.

주요 대선 쟁점인 낙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결 완화된 입장 변화를 보였다. 서문에서 ‘후기 낙태(Late Term Abortion)’에 반대한다고만 언급할 뿐, 주요 20가지 원칙에 낙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