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등 민주 거물급 지지 발표... 선거자금 하루만에 8100만 달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에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이 22일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의원 가운데 2200명이 넘는 지지를 얻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할 대의원 3949명 중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단순 과반, 1976명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이는 AP 통신이 각 주의 민주당 공개 성명과 개별 대의원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집계한 것으로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나를 믿어준 민주당의 모든 분께 감사한다”라며 “조만간 공식 후보 지명을 수락하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8월 19일부터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앞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온라인 화상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22일 기자들에게 8월 7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해리스 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 민주당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화로 자신의 사퇴 결정이 "옳은 일이었다"라고 밝히고, 해리스 부통령이 요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며 팀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을 포용할 것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후보직 사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선대본부 캠프 직원들을 격려하며 “앞으로 106일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두드려야 할 문이 있고, 이야기해야 할 사람이 있고, 걸어야 할 전화가 있고, 이겨야 할 승리가 있다”라며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상대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캘리포니아주 지방 검사와 주 법무장관을 지낸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이 검사 시절 성추행 사건을 전담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나는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라고 밝히고 추후 선거 운동에서 바로 이 점을 부각할 것임을 내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본인을 경제적 기회와 낙태 접근성의 수호자로 묘사하며 이번 대선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싸움이자, 또한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민주 거물급 인사들 해리스 지지 천명... 선가자금 쇄도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비롯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거물급 인사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22일 침묵을 깨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펠로시 의원은 “오늘 나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과 무한한 낙관주의를 토대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지지한다”라며 “해리스에 대한 나의 열렬한 지지는 공식적이고 개인적이며 정치적”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에게 선거 자금도 쏟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한 후 24시간 만에 8100만 달러가 모금됐는데, 이에 총 88만 8천여 명이 참여했다.미국 대통령 후보 출마 후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직후 캠페인 명칭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Harris for President)’라는 이름으로 공식 변경됐다. 해리스 선거 캠프에 2만 8천 명이 넘는 새로운 자원봉사자가 등록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프 때보다 하루 평균 100배가 증가한 수치이다.

78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은 나이는 물론, 성별과 인종, 배경까지 확연히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누구를 선택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