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백악관, 12억 달러 추가 학자금 탕감계획 다시 발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맞서 다른 방식의 탕감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제8순회 항소법원이 18일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공화당이 주도하는 7개 주가 제기한 시행 보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공화당 주들이 이의를 제기한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은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세이브'(SAVE, The Saving on a Valuable Education)라는 프로그램이다.

세이브는 대출자의 소득과 가족 규모 등에 따라 대출 상환액이 결정되는 소득 기반 대출 상환 조정 프로그램이다. 자격을 갖춘 경우 매월 상환액을 낮추어 준다. 남은 대출 원금이 1만 2천 달러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부채를 갚은 사람들에게는 남은 채무를 탕감한다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결정은 이미 하급법원에서 다뤄졌다. 지난 6월 캔자스주와 미주리주 연방 법원이 각각 SAVE 계획의 시행을 가로막았다. 당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연방 지법의 존 로스 판사는 연방 교육부가 권한을 초과했다고 지적하며 추가 대출 면제를 승인하지 못하게 판결했다.

하지만 당시 계획 전체를 차단하지는 않았다. 이에 앤드루 베일리 미주리주 법무장관을 비롯한 공화당 주 법무장관들이 세이브 계획의 나머지 부분까지 시행을 막아달라고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그리고 미주리주 항소 법원이 결국 이들 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베일리 법무장관은 18일 소셜미디어 X 올린 글에서 이번 판결은 미국인에게 큰 승리라며,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시행됐다면 “미국인 노동자들에게 아이비리그 빚 5천억 달러를 안겨주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대학 교육을 받은 대출자들의 빚을 갚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대출 탕감 계획은 대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방 교육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세이브 계획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항소 법원에서 가로막힌 세이브 계획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다른 학자금 탕감 계획이 있다.

바이든 정부는 앞서 4300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연간 개인 소득이 12만 5천 달러, 부부 합쳐서 25만 달러 미만일 경우, 1만 달러까지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 주고, 일부 저소득층의 경우 최대 2만 달러까지 탕감해 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6월 해당 계획은 행정부 권한을 넘어선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무효화 한 바 있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가 세이브라는 새로운 정책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새 정책마저 항소법원에서 가로막히고 말았다.

그런데 항소 법원의 시행 정지 명령이 나온 날 바이든 대통령은 12억 달러 규모의 추가 학자금 탕감 계획을 또 발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공공부문 근로자에 대한 학자금 대출 탕감(PSLF)’을 통해 3만5천 명의 학자금 부채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사나 간호사, 법 집행 요원 등 공공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계획으로, 탕감 혜택을 받게 된 전체 미국인 수는 476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