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세탁 봉사 프로그램 화제... 재정 보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

(뉴욕=미주뉴스앤조이) 양재영 목사 = 의료비 상승으로 빈곤의 위기에 처한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선사하고 있는 지역 교회의 세탁 봉사 프로그램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웨인즈버러장로교회(담임 캐롤라인 비커리 목사)는 교회 사역자와 봉사자들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시작:사랑의 빨래'라는 세탁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맥코믹 신학교를 졸업하기 전 지역사회 활동가로 일했던 캐롤라인 비커리 목사는 한 달에 한 번 지역 빨래방을 방문해 25센트 동전과 간식을 제공하며 친교를 나누고 있다.

비커리 목사는 “월말이 되면 공공 지원을 받는 사람들의 지갑이 더욱 얇아지기 때문에 매월 마지막 월요일에 빨래방을 찾고 있다"며 “주보와 묵상집과 같은 영적자료를 통해 친교도 나누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역은 교회 봉사 위원회가 소규모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교회 집사인 사라 스테인스가 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탁 사역을 발견했고, 교회는 이 사역을 시도하는 데 동의했다.

비커리 목사는 “당시 저도 세탁 시설이 없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옷과 침구를 빨기 위해 근처 세탁소를 이용하고 있었다"며 “세탁 비용이 너무 비싸 놀랐다. 작은 교회지만 우리 정도의 규모라면 이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사역을 통해 만난 4기 암 환자 린다 씨의 사연은 이 프로그램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당시 린다 씨는 의료비 상승으로 빈곤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가족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기도제목을 빨래방에서 처음으로 나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내가 아프고 나서 빨아야 할 이불의 양이 많아져 집에서 빨래를 할 수 없었다"며 “교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교회는 재정 보조 뿐 아니라 아이들을 대상으로 개학 파티, 호박 축제, 화환 만들기와 같은 특별 예배 및 이벤트도 진행했고, 린다 씨와 가족들은 화환 만들기 등에 적극 참여했다. 비록 지난 2월 린다씨가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도 그녀의 여동생과 두 자녀는 여전히 봉사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비커리 목사는 “린다씨를 처음 만난 이후 그녀의 두 딸과 자폐증을 앓던 6살 손자와도 친해질 수 있었다"며 “그녀가 평안히 쉬고 있을 것을 알기에 그녀의 삶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속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 칼라일 노회는 웨인즈버러장로교회에 ‘지구촌 선교 평화 특별헌금'의 일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특별헌금은 교회와 개인이 지역사회와 세계 속에서 평화 사역자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해 조성됐다.

미국장로교 특별 헌금 및 모금 담당 부국장인 윌슨 케네디 목사는 “웨인즈버러교회의 세탁 봉사 프로그램은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미국장로교의 오랜 헌신을 잘 보여준다"며 “지역사회 속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빨래방 사역은 예수께서 명하신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커리 목사는 이 사역의 의미는 단지 물질적 도움을 제공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교회에 '새로운 시작'을 선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봉사자들은 대부분 대학 교육을 받은 중산층이기에 그들이 알지 못하는 세상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난이 어떤 얼굴을 가졌는지 그 실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의 존엄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지역사회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역에 작은 교회의 동참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장로교 ‘지구촌 선교 평화 특별헌금'에 동참하길 원하면 아래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https://pma.pcusa.org/donate/make-a-gift/gift-info/PG999999/(본보 제휴 <미주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