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자체 조사 천명... "우리에겐 우리의 특권이 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디샌티스 주지사가 15일 웨스트 팜비치에서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연방정부의 능력에 대해 16일 의구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6일 올랜도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수사에) 연방 정부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러 가지 주법 위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주 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또한 이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라면서 주정부가 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그는 “트럼프를 기소할 권한이 있는 관할 기관이 이 문제를 조사하게 되어 있는데, 그것이 이 나라에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들에게는 그들의 특권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우리의 특권이 있다"라고 말했다.

디샌티스가 언급한 연방 관할 기관의 활동은 트럼프가 퇴임한 후 기밀 문서를 소지한 데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 그리고 워싱턴 DC에서 2020년 선거를 뒤집으려는 시도에 대한 수사를 의미한다. 이 수사는 현재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FBI가 연방 법무부 산하 특별검사들의 조사를 돕고 있다.

이번 암살 총격사건에 연방 정부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관할 연방 검찰은 흉악범의 총기 소지 및 일련 번호가 지워진 총기 소지 혐의로 용의자를 즉각 기소했다. 하지만 디샌티스는 이후 진행될 수사를 못 믿겠다는 것이다.

FBI와 기타 법 집행 기관은 한때 공화당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시절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상당수 공화당 지지자들은 FBI와 법 집행 기관들이 '반 트럼프' 운동에 부분적으로 동기를 부여한 '딥 스테이트'의 일부라고 의심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법 위반은 대부분 지역 경찰 및 보안관 사무실과 카운티 주검찰에서 처리한다. 주 법 집행 기관도 범죄 행위를 조사할 수 있다.

디샌티스는 팜비치 카운티 주 검찰청 또는 카운티 보안관실이 조사를 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지만 “앞으로 며칠 내에 그 (수사) 라인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은 웨스트 팜비치 주소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팜비치 카운티 국제공항 근처의 통합되지 않은 팜비치 카운티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 릭 브래드쇼가 관할하는 지역이다. 트럼프는 15일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브래드쇼와 그의 기관이 이번 사건을 처리한 방식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며 칭찬했다.

16일 디샌티스 주지사의 발언은 전날 밤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서 한 말을 증폭시켰다.

그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플로리다주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발생한 암살 미수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라고 천명한데 이어 "국민은 암살범에 대한 진실과 그가 어떻게 전직 대통령이자 현 공화당 후보에게 500야드 이내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선 경선이후 디샌티스가 보여온 일련의 '친 트럼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디샌티스의 발언을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엿보이고 있다. 일단 디샌티스는 16일 아침 가진 기자회견에서 15일 사건이 발생한 후 트럼프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해, 이같은 시각을 경계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한때 강력한 동맹이었으며, 디샌티스는 2018년 주지사 선거에서 트럼프의 지지로 무난하게 승리했다. 그러나 디샌티스가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정적이 되었다.

이후 디샌티스는 다시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으며,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