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집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지역의 임대 하우스 추세를 조사하는 <플로리다 프로퍼티 메니지먼트>(Florida Property Management)에 따르면 2024년 플로리다의 렌트비는 평균 1790달러로, 전국 평균치보다 18% 높다. 마이애미 지역은 평균 3800달러를 지출해야 집을 구할 수 있다.

아래는 <탬파베이타임스>에 소개된 어느 가족의 이야기를 요약한 것이다.

그들은 차량 창문을 내리고 대형 상점을 지나 차를 몰았다. 가디언 애비뉴에 있는 아담한 집 앞에 차를 세웠을 때 리처드 로드리게스는 심호흡을 했다. 52세의 그는 피곤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에도 희망을 품고 싶지 않았다. 2020년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에 왔을 때 마지막으로 임대 주택을 둘러본 지 4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이사가 쉬운 일이었다. 펜실베니아에서 지불하는 월세보다 저렴한 월 1285달러에 침대 3개, 욕실 2개짜리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두 아들은 비디오 게임기가 있는 방을 공유했고, 딸들은 방을 헬로키티 장식으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로드리게스와 그의 아내 토니마리는 자신들만의 침실을 갖고 있었다.

1년이 지나자 집세는 두 배 이상 올랐다. 로드리게스가 이벤트 DJ로 일하던 일거리도 사라졌다. 퇴거 조치 후 부부는 길가의 모텔로 피신했다. 연기로 얼룩진 천장 아래에서 에어 매트리스를 굴리는 동안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이 바로 햄스터 챗바퀴의 삶이 시작된 날이었다.

로드리게스는 전당포에 취직했다. 그의 월급은 모텔의 주간 사용료를 충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은 메디케이드 자격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했고, 의료 보험도 제공되지 않았다. 그는 천식 약 리필도 중단했다. 결국 두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전당포는 더이상 그를 고용할 수 없었다. 그는 근로 빈곤층이 된다는 것은 끝없는 구멍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미국 19번 도로를 따라 모텔과 호텔에서 생활한 지 3년이 지났다. 3년 동안 알람시계용 탁상에서 전기솥과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음식을 먹으며 지냈다.

3년 동안 매주 월급을 받으며 집은 임대하지 않고 월세만 내고 살았다. 임시 거처를 위해 지어진 공간에서 6명이 3년을 지낸 것이다.

어떤 날은 이웃에게 대출을 요청해야 했다. 어떤 날은 맥도날드에서 튀김기를 청소하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 월급을 기다리며 메니저에게 “하루만 더 일하게 해달라”고 사정해야 했다.

다른 때는 감사함을 느꼈다. 운도 좋았다. 그는 버스 정류장 벤치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 처지가 그렇게 비참한 것은 아니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기도의 응답이 있었다. 그는 크리켓 와이어리스에 매니저로 취직하여 일주일에 5일 일을 하고 있다. 시간당 14달러를 받고 수수료를 받는다. 비교적 괜찮은 수입이다.

희망을 품는 것이 두려운 가장

로드리게스는 3년이 지나면 사람의 일부가 마비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다시 희망을 품는 것이 너무 두렵다. 구글에 '임대용 주택'을 검색하고 숫자를 계산하며 네 벽 너머의 삶을 상상한다. 가디언 애비뉴에 있는 집에 대한 질로우(Zillow) 알림이 떴을 때, 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는 문을 열었다. 집에는 침실 4개와 욕실 2개가 있었지만 방 중 하나는 현관에 가까웠다. 새집은 아니지만 청소기와 톱밥, 새집 냄새가 났다. 큰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왔다. 로드리게스는 집의 중앙에 있는 주방의 마블 조리대를 따라 손을 움직였다.

그는 오븐, 전자레인지, 냉장고를 열며 “와우”“아내가 정말 좋아할 같네”라고 말했다. 그는 호텔 침대 위 쟁반이 아니라 식당 바 의자에 둘러앉은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는 "이곳에서 가족과 교회 신도들을 초대할 수 있겠지"라고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복도 건너편에서 조쉬는 천장 선풍기 리모컨을 만지작거렸다. 13살에 마른 체구의 소년은 사생활의 '사치'를 누리지 못한 채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어느 방을 네 방으로 쓰고 싶니?”라고 물었다. 조쉬는 옷장이 있는 네모난 방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평범한 방이었지만 그는 상상으로 방을 꾸몄다. 한쪽 벽에는 코브라 카이 포스터를, 다른 벽에는 푸에르토리코 국기를 걸었다. 벽에는 LED 조명을 달았다.

욕실에서 로드리게스는 세면대 위의 버튼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크게 떴다. “이것 좀 봐라, 조쉬” 조명이 차가운 색에서 따뜻한 색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차가운 색으로 바뀌었다.“스마트 거울이야!”
“마이다스처럼요.” 조쉬가 금색 설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그들은 서로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희망의 기색으로.

“지금 내가 내는 것보다 한 달에 200달러만 더 내면 된다는 게 내 자신에게 믿어질까?” 로드리게스가 어깨를 펴며 말했다. “하지만 우선 집세와 보증금을 선불로 달라는데...” 그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4400달러예요”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기적'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는 지난 1년 동안 신용점수를 높이고 집세를 내고 아이들을 부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월급날에 달려 있었다.

호텔을 벗어나려면 저축이 필요했다. 일주일에 방값으로 500달러를 지출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저축을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그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는 비영리 단체에 도움을 요청해 보았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도움의 손길도 많지 않았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고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선불 비용만 있으면 되는데...”

한 바퀴를 더 돌고 나서 식기세척기, 뒷마당, 수많은 콘센트에 감탄한 로드리게스는 심호흡을 하며 쌓인 흥분을 내뱉었다. 그는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더 이상 머물러 있으면 현실이 더 날카롭게 다가올 것만 같았다.

그는 현재로서는 애착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꿈마저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로드리게스는 “다음 단계는 일단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겠죠"라며 문 밖을 향해 돌아섰다. 신청마저도 35달러의 비용이 들었다.